CULTURE

제임스 딘 유감

2009.01.02GQ

제임스 프랭코는 유감이라고 한다. 형편없는 영화들과 어설픈 연기, 제2의 제임스 딘이 되려고 했던 것이 유감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파인애플 익스프레스>와 오스카상을 노리는 드라마로 프랭코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비록 그것이 숀 펜과 자는 일일지라도.

제임스 프랭코는 20대 시절 대부분, 연기에 그의 모든 걸 바쳤다. 결과는 바라는 것만큼 나오지 않았다. 그는 좌절했다.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부었어요.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허사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속상하죠. 형편없는 영화를 찍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프랭코는 노력하고 있다. 1996년 UCLA에 들어갔으나 연기를 위해 1년 만에 그만두었다. 얼마 후 연기를 접고 다시 UCLA로 돌아갔다. 봄 학기에 철학, 20세기 초 미국문학, 미국 홀로코스트 문학, 불어를 들었다. 프랭코는 작은 역이라도 그 역을 즐기며 집중력과 결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업에서도 그런 것 같다. “이번 학기에 이수 학점 기록을 깼어요.” 그의 말이다. 한 학기 평균 이수 학점은 19학점으로, 조금 더 들어야 23학점이나 24학점을 이수하는 게 보통이다. 프랭코는 62학점을 듣고 있다.

제임스 프랭코는 오히려 영화에서 멀어지면서 – 가을에 뉴욕에서 대학원을 다닐 계획이어서 여름에만 영화를 찍게 될 것 같다 – ‘찍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영화 두 편을 발견했다. 그중 하나가 주드 아패토우가 제작을 맡고 세스 로젠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다. 이 영화에서 마약 밀매상이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프랭코는 오랫동안 열심히 작업에 임하며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는 프랭코를 구원하기 위해 잠을 깬 과거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패토우의 TV 시리즈 <프릭스 앤 긱스>에 캐스팅되었을 당시 프랭코는 피자헛 광고와 드루 배리모어 코미디 영화 <25살의 키스>에서 삐딱한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정도였다. “제임스 만났을 때를 기억하죠. 입이 엄청 큰 데다 비쩍 마르고 기름은 잔뜩 발라서 정말 웃겼어요. 재미있고 특이하다고 생각했죠. 매력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멋져 보이고는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서 우스워 보이는 사람 있잖아요. 제임스를 캐스팅한 후에 사무실 여직원들이 그를 보고 계속 멋지다고 하는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죠.” 아패토우의 말이다.

그때도 프랭코는 세부적인 것들에 대한 열정과 집착이 있었다. <프릭스 앤 긱스> 템플릿이 나온 건 공동으로 대본을 쓴 폴 페이그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다. 삐딱하지만 매력 있는 대니얼 데사리오를 맡은 프랭코는, 시험 방송을 찍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미시건으로 가서 페이그의 고등학교를 조사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없죠.” 프랭코의 말이다. 거기에서 페이그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죠.”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세 명의 괴짜들 – 프랭코, 세스 로젠, 제이슨 세겔은 토요일 아침이면 세겔의 집에 모여 비공식적인 별도의 리허설을 가졌다. “뭐 아주 열심인 리허설은 아니었어요. 대부분은 외출을 했죠.” 프랭코의 말이다. 결국 로젠과 세겔은 프랭코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때 세겔은 드라마에서 프랭코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비지 필립스의 친구인 린다 카르델리니와 연애 중이었다. “그러니 제이슨은 그녀 편이고 나는 바보라고 생각했죠. 나는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해요. 카메라가 다른 사람을 비추면 나는 뭐 이상한 짓을 하곤 했죠. 다른 배우들과 떨어져 저쪽에서 바나나를 먹는 식이죠.”

“제임스는 에너지가 넘쳤어요. 촬영장에서 거친 사자 같았죠.” 아패토우의 말이다. 하지만 아패토우는 촬영 사이사이에 차에 누워 도스토옙스키를 읽는 프랑코를 찍은 사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나가다 보면 프랭코가 제임스 조이스를 읽고 있는데, 정말로 책을 읽는 건지 확인하고 싶죠. 조명 설치하는 8분 동안 제임스 조이스를 읽는다고? 그는 정말 읽었어요.”

<프릭스 앤 긱스>는 한 시즌 후에 취소되었다. 프랭코는 한참 후에 이 드라마 DVD 발매를 위해 녹음을 하기로 하면서 아패토우를 다시 만났다. 둘이 다시 만났을 때 프랭코는 아패토우가 “웃긴 프랭코가 그립더군” 하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아패토우는 프랭코가 “함께 뭐 재미있는 것을 해 보아야죠” 하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아패토우는 바로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를 생각했다. “난 프랭코가 코미디에 무심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패토우의 말이다. 하지만 프랭코가 자신의 경험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소화해 낼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제임스가 수년 동안 해온 것을 보면 ‘제임스가 촬영장에서 재미있는 인물이 되어 가는군’ 하는 생각은 들지 않죠. 그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알려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아니요, 우리 모두 그와 잘 해보려고 노력했죠. 첫 번째 대본 낭독에서 그는 영화의 모든 재미를 묵살시켜 버렸어요.”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해서 프랭코는 10년 전 TV 촬영장에서는 좋지 않게 보였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주 좋은 것들을 제안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의 일부가 그가 자신의 영화를 만드는 방식이 되었어요. 즉석 연기. TV 드라마를 할 때는 그가 지금 보여주는 식의 즉석 연기를 좋아하지 않았죠.”

새로운 오해도 생긴다.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개봉을 몇 주 앞두고, 프랭코는 영웅이 될 조짐을 보고 있었다. “카페에 가면 사람들이 와서 ‘제임스 프랭코 맞죠? 어디 가면 좋은 걸 살 수 있죠?’ 하고 물어 와요. 학교에서도 ‘잘 지내?’ 악수를 건네며 작은 대마초 봉지를 건네기도 하죠.” 하지만 프랭코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파인애플 익스프레스>의 스타는 이렇게 말한다. “난 약 안 해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마리화나도 피워 본 적 없어요.”

<프릭스 앤 긱스>가 취소되고 나서 프랭코는 제일 빨리 길을 찾는 듯했다. 몇 달 후 TV 영화에서 제임스 딘 연기로 골든 글로브 상을 받은 데 이어 20대에 접어들면서 좋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가 과거의 영화들에 불만을 표하긴 하지만, 피터 파커의 친구이자 그린 고블린 2세, 해리 오스본으로 출연한 <스파이더맨 3>은 그렇지 않다. “연기를 아주 잘 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만화를 멋지게 영화화한, 그 장르의 최고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이 기쁘죠.”

하지만 10년 동안은 노력에 비해 실망이 컸다. 프랭코는 <라파예트> <트리스탄 & 이졸데> <아나폴리스> 세 편의 영화를 마쳤지만 개봉되지 않았던 시기를 회상한다. “세 편을 찍었어요! 그리고 그걸 다 봤죠.” 그가 촬영장에서 시간과 땀만 들인 건 아니다. <라파예트>는 1차 세계 대전에 참가한 미국 전투 조종사 이야기로, 이 영화를 위해 그는 파일럿 자격증을 땄다. 해군사관학교의 갈등을 그린 <아나폴리스>를 위해서는 8달 동안 권투 연습을 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전쟁과 낭만, 비극을 다룬 전설 <트리스탄 & 이졸데>를 위해서는 “8개월 동안 검투를 배웠죠. 그걸 써먹을 일이 있을까요? 말 타기도 그렇고요.” 대본에 말을 타고 싸우는 장면이 있었고, 프랭코는 그 모든 복잡한 말 타기 기법을 배웠다. “프라하, 아일랜드도 갔는데 그러더군요. ‘그 장면은 잘렸어!’”

그의 컴퓨터에는 ‘말’이라는 파일 속에 8달 동안 배운 말 타기 과정이 다 들어 있다. ‘세븐 네이션 아미’ 사운드트랙과 함께 저장된 그의 말 타기 훈련은 아주 멋지다. 이 말에서 저 말로 뛰는가 하면, 말 등에 서기도 하고, 공중제비 같은 것을 넘기도 한다. 그 모든 게 결국 이 비디오로 끝이 났다. “연기에 너무나 열정을 가졌기 때문이죠.” 자기가 바보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채 하는 그의 말이다. 그는 이런 저런 좋지 않은 경험들을 통해 고통스럽게 얻은 교훈들을 싫어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아요. 죽어라 일을 해도 그게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문제죠.” 공식적인 모욕을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가 불명예스럽게 생각하는 그 영화들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가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는 걸 이제 그가 받아들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를 불명예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프랭코가 과거의 영화들을 냉혹하게 평가하는 데는 일리가 있다. 그가 찍은 영화들을 모두 보고 나면 실망스러운 느낌이 많이 든다. 영화 전부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지만, 볼 만하고 재미있는 영화라 하더라도 2시간 동안 보다 보면 시시하고 뻔한 부분들이 있다. 그렇지만 프랭코가 출연한 영화들 모두에서, 그가 영화를 끌어내리는 방해자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똑같은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걸 막지 못하는 힘없는 목격자처럼 보인다.

프랭코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딘 역할을 맡았다. 사람들은 그의 이미지가 고정될 수 있음을 걱정했고 그와 캐릭터가 맞지 않는 점을 염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았고, 그는 진지하고 무게 있는 젊은 배우의 도래를 알렸다. 돌아보면 그것이 일이 어긋나는 계기였는지 모른다. <제임스 딘>의 어느 부분이 프랭코에게 영향을 미친 것인지 말하기는 어렵다. 그가 딘을 연기하느라 쏟아 부은 엄청난 연구와 분석과 몰입인지, 딘을 표현하느라 딘이 지닌 집착적이고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강한 연기법에 영원히 감염된 것이지. 어쨌든 프랭코는 다음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아들로 마약중독에 집 없이 떠도는 부랑자 역을 맡으며 더욱 밀어붙이기로 했다. “<시티 바이 더 시>를 위해 길거리에서 잤어요.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누가 그러라고 했을까요? 하지만 난 그렇게 했어요.”

프랭코가 자기 역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나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켰다.
“인정합니다. 만족스럽지 않아요.” 그가 머리를 흔들며 말한다. “정말로 그 형편없는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바라는 건가요?” 그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어요.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죠. 우선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이고, 또 배우 수업을 받을 때 더 이상은 훌륭한 배우 감독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는 현대 영화가 너무 기술 쪽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현대 감독들은 연기를 모른다고 생각했다. “참 바보 같은 말이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가 내 연기를 보살펴야 해. 저들은 연기를 모르니 내가 엉망으로 보이게 만들 거야.’ 그러니 당연히 방어적이 되었고 싸움을 하는 듯했죠. 제 삶에는 갈등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영화를 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와 갈등이 온 거예요. 일하는 방식은 너무 끔찍했고, 자신이 비참해졌어요. 그만두고 싶었죠.”

노력의 결과에 대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덤벼든 일이 자기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프랭코는 자신이 공동으로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두 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제임스 프랭코가 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야망과 창의력을 보여주는 두 편의 영화가 있다. 하나는 <디 에이프>로 말하는 원숭이와 사는 작가 지망생에 관한 이야기다. 둘째는 <굿 타임 맥스>로 아주 특이한 두 형제에 관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프랭코는 카펫에 똥을 뿌리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연기한다.

프랭코는 현재의 공부와 아이디어 가득한 생활을 신나게 이야기 하다가 그런 이야기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겁내며 이야기를 늦추곤 한다. 이제까지 한 일 중에 자랑스러운 것이 뭐냐고 묻자 영화 중에서 묻는 거냐는 표정을 짓더니 “UCLA에서 시로 상을 받았어요” 한다. 시에 대해 좀 더 물으려 했지만 별로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듯했다. 그는 그 말이 어떻게 비칠지를 알고 있다. “배우가 짓는 시. 웃기잖아요. 하지만 전 진지하게 임하고 있어요. 카페에 전화를 해서 ‘제임스 프랭코입니다. 모터사이클에 대해 쓴 시를 낭송하겠어요.’ 이런 건 아니에요. 진짜 시인들과 작업을 하고 있고, 최대한 진지하게 쓰고 있어요.”

프랭코는 그가 듣는 수업에 나를 참관시켰다. 실험소설이라는 과목의 3시간짜리 토론 수업으로, 그는 열심히 단어를 적고 화살표를 그리고 네모를 쳐가며 메모를 했고, 말은 별로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진짜라는 걸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서른 살인데 학교에 다닌다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을 생각했어요. 어떤 학생보다도 많은 수업을 듣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또 다 A 받을 겁니다.” 그의 말이다.

수업을 듣는 것 이외에도 프랭코는 2, 3년 동안 써온 소설을 계속 쓰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별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늘 관심을 가져왔던 거예요, 진지하게. 평범한 건 싫어요. 좋은 걸 쓰고 싶어요.” 그는 자신의 소설을 보아주는 교수와 연락을 해 보라고 했다. 소설가 모나 심슨은 프랑코의 소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강하고 힘이 있어요. 대부분은 그가 자란 팔로알토가 배경이죠. 범죄와 비행이 많은 곳이잖아요. 술과 대마초에 취한 젊은이가 파티 장에서 집으로 차를 몰다가 누군가를 치고 뺑소니를 치죠. 이야기가 아주 강렬해요. 프랭코는 무언가 잃어버리고 박탈당한, 그리고 위험한 젊은이들의 내면세계를 잘 알고 있어요. 위태로운 삶에 빠질 수 있는, 아니면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 말이죠.”

프랭코는 그가 자랑스러워하는 새 영화 두 편 중 두 번째 영화를 만들 때부터 UCLA 공부에 흠뻑 빠져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정치인이자 동성애자 권리 운동가인 하비 밀크를 다룬 영화 <밀크>에서 프랭코는 그가 존경하는 구스 반 산트의 감독 하에 역시 그가 존경하는 배우 숀 펜의 상대역을 맡았다. 아침엔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가 수업을 듣고, 밤에는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촬영을 하는 날도 있었다. 촬영이 비는 사이에는 공부를 했다. (프랭코는 이렇게 해도 괜찮다고 했다. 한번은 교과서에 몰두해 있는데 숀 펜이 ‘책이 죽어라 달려오는 것처럼 읽는군’ 하고 말했다.)

영화 <밀크>에서 프랭코는 몇 년 동안 하비 밀크의 남자친구였던 스콧 스미스를 연기했다. 촬영하면서 프랭코와 숀 펜, 구스 반 산트는 한 남자와 여자가 연출된 키스를 하는 장면을 담은 더글러스 고든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 “진짜 같아 보였죠.” 구스 반 산트의 말이다. 그는 프랭코가 미술과 화가에 관심이 많으며, 고든을 알고 있는 데 놀랐다. 프랭코는 영화에서 그렇게 자연스러운 키스를 연출하기 위해, 고든이 서로 모르는 두 명의 남녀를 캐스팅해서 12시간 동안 키스를 시켰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더글러스는 숀과 내가 열두 시간 동안 키스를 하게 될까봐 걱정했죠. 열두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느껴졌어요. 영화에서 첫 번째 키스는 하이트 스트리트에서 촬영했는데, 2백 명이 보고 있었어요. 크레인 샷이었는데 정말로 멋진 촬영이 되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1분 정도에 끝났어요. 모두가 지켜보는 데서는 긴 시간이죠. 그리고 가짜 콧수염이 입에 들어오기도 하고.”

이제 니콜라스 케이지가 감독한 영화 <소니>에 대해 물었다. 이 영화에서 프랭코는 뉴올리언스의 창부를 연기했다. 산타모니카 거리의 창녀들로부터 정보를 얻으려다 실패한 그는 뉴올리언스로 가서 남자 댄서를 소개받는다.

“버번 스트리트에 스트립 클럽이 있었어요. 영화를 위해 뉴올리언스로 가기 전에 스트립 클럽은 한 번 가봤어요. 하지만 이제 다 가봤죠. ‘라이브 섹스 쇼’라고 선전하는 클럽에 들어갔다가 이성애자이지만 남자와 여자 모두를 상대한다는 남자 스트리퍼를 만났어요. 나중에 그가 하는 말이 다 사실은 아니라는 걸 알았죠. 하지만 내가 맡은 역할에는 그가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남자와 많이 어울렸죠. 사람들 앞에서 랩 댄스를 추고, 쉬는 시간엔 나와 시간을 보냈어요. 그와 하룻밤을 보내는데 다른 남자가 나타나더군요. 그리고 그 친구에게 말하는 거예요. ‘지금 일하러 가야겠는데. 두 명을 원해.’ 그러자 그 친구가 말했어요. ‘제임스와 같이 영화 공부 중이야.’ 그랬더니 그 남자가 이러는 거예요. ‘영화 공부 중이라고? 진짜 공부를 해야지. 내려와요. 호텔로 가자고. 약에 취해 정신없는 사람이 있어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다고. 구석 의자에 셔츠 벗고 앉아 있으면 다 볼 수 있어요.’ 난 ‘알았어요’ 했죠.”

지금 자기가 무슨 일을 하려는 건지 걱정되지 않았을까? “물론 걱정됐죠. 하지만 ‘이게 진짜 공부야. 연기를 하려면 해야 되는 거야’ 생각했죠. 하지만 무서웠어요. 호텔에 갔더니 그 사람은 의사였어요. 나이가 많았죠. 코카인을 꺼내더니 책상에 놓고 하기 시작했어요. 나도 범죄자가 되는 거냐고요? 난 코카인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보러만 간 거라고요. 겁이 났어요. 호텔은 좋았죠. 우릴 데려간 남자가 열쇠를 갖고 있었어요. 문을 열었더니 의사가 침대에 누워 있더라고요. 우리가 들어갔을 땐 옷을 다 벗고 있지 않았지만 곧 벗었죠.”

그래서 방 어디에 있었나? “책상 옆에 서 있었어요. 세 남자는 모두 침대로 들어갔죠. 머리만 내놓고. 의사는 약에 흥분되었는지 술에 취했는지 이렇게 말했어요. ‘내일 아내와 딸들이 오는데, 여하튼 좋군.’ 페니스 링을 처음 보았어요. 의사가 하고 있었거든요. 두 사람이 연기를 하니까 의사가 두 사람을 어루만지며 ‘오 페니스들, 좋아, 좋아’ 하는 거예요.” (프랭코는 나중에 이 모든 걸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이야기했고, 케이지는 그의 캐릭터 연출에 이것을 활용했다.)

셔츠를 벗고 분위기를 느꼈나. “네, 벗었어요.” 아주 이상한 광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그랬죠. 한편으로는 거기에 있는 게 무섭고 낯설었죠. 나쁜 짓을 하면 잡혀가겠지만 그런 일은 하지 않았어요. 한편으론 사람의 행위로 느껴졌어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영화 음악도 없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싶기도 하고 이상했죠. 사람들은 섹스를 하고 나는 방에 서 있는 이상한 상황이었어요.”

로스앤젤레스를 떠나고 며칠 후 프랭코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쓰고 나서 다시 읽지 않고 그냥 보냈다는 자칭 ‘바보 같은’ 메일이었다. 그가 언급한 문제 중 하나는 영화 <아나폴리스> 촬영장에서 그와 타이레스 깁슨 사이에 있었던 갈등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내가 이 문제를 언급했을 때 프랭코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다. 두 사람이 권투 경기장에서 촬영할 때, 타이레스는 프랭코가 일부러 진짜로 때렸다고 생각하지만, 프랭코는 절대 아니라고 했다. 타이레스는 이 문제로 프랭코를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했다. (프랭코는 “그가 내 호텔 방을 날려버리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메일에서 프랭코는 안 좋은 일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썼다. “그 영화에서 벌어진 모든 문제는 내 책임입니다. 그가 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면 내가 바보였기 때문이죠. 그에게 일부러 못되게 군 건 아닙니다. 내 역할에 너무 골몰해 있다 보니 태도가 좋지 못했던 거죠. 대단한 문제도 아닌데 아직도 이야기해야 하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언론에서 그 문제를 물어 올 때마다 그게 아직도 문제가 되는구나 싶습니다. 타이레스는 좋은 사람입니다. 그가 잘 되기를 바랍니다.”

이메일에서 프랭코는 우리가 나누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글쓰기나 미술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지금 내 삶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들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것은 이 자리가 그런 것을 이야기하기에 편하지 않은 곳이라 생각하고 내가 차단했기 때문입니다. 배우가 책이나 예술을 이야기하는 걸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아무도 좋아하지 않죠. 그런 분야에 대한 나의 관심과 노력이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배우가 환경 문제나 자선 사업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걸로 생각하지 않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고아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건 이야기하지 않았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다음에 하면 되겠죠).” 그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두서가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5분 37초 후에 두 번째 이메일이 왔다. “이 모든 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세스에게 가볍게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매사를 진지하게 생각한다. 진지한 자세가 필요없는 불안을 야기하고 오명을 낳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또한 보기 드문 보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미간을 찌푸리며 언제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노력하는 제임스 프랭코에게는 그에 합당한 기회가 올 것이다.

    에디터
    크리스 히스
    포토그래퍼
    NATHANIEL GOLDBERG
    기타
    글 / 크리스 히스(Chris Hea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