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시장의 대표 기업 네 곳에서 판매하는 8가지 즉석 밥 비교.
1. CJ 햇반
맛 촉촉함, 찰기, 고소함, 밥 냄새 모두 딱히 흠잡을 게 없다. 여러 번 다듬고 다듬어 모두의 입맛에 맞춘 ‘표준 즉석 밥’이다.
포장 ‘엄마가 해주신 밥’이라는 수식이 제품명 앞에 붙어 있다. 엄마의‘집밥’을 못 얻어먹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혁신적인 제품인데, 이젠 많은 엄마가 직접 햇반을 차려준다.
궁합 쌀밥 반찬의 표준인 짭짤한 장아찌를 올려서 먹는다.
2. CJ 햇반 흑미밥
맛 햇반인지 집에서 만든 흑미밥인지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흑미 향이 충분히 강해서 그렇다. 밥알은 살짝 꼬들꼬들하다.
포장 조리 예가 너무 인위적이다. 멥쌀 하나, 흑미 하나가 순서대로 교차하고 있는데, 오히려 입맛이 안 산다.
궁합 흑미밥 냄새가 좋아서, 처음 몇 술은 그냥 먹어도 좋다. 생김치 쭉 찢어 올려도 맛있다.
3. 동원 쎈쿡 찰진 밥
맛 밥알이 가장 부드럽다. 그런데 제품 이름처럼 차지기기보단, 누룽지 밥알 같다. 밥알 표면이 매끈하지 않은 걸 보니, 초고압에서 밥알이 좀 터진 것 같다. 쌀알도 눈에 띄게 작다.
포장 디자인부터 제품명까지 초고압을 외친다. 그러나 겉포장 사진의 밥알은 터지지 않았다.
궁합 진 밥이라 물에 말아 후루룩 먹기에 좋다. 오물오물 밥을 먹는 아이들 혹은 노인도 좋아할 맛.
4. 동원 쎈쿡 발아 현미밥
맛 발아현미 특유의 맛이 잘 살아 있어 찐 옥수수 맛이 난다. 발아현미밥의 거친 질감은 쎈쿡의 초고압으로 부드럽게 완화시켰다. 씹을수록 고소하다.
포장 드디어 ‘초고압’ 기술이 어울릴 만한 즉석 밥 분야를 찾았다.
궁합 시금치, 깻잎, 근대를 쪄서 쌈밥으로 만들어 먹는다. 강된장을 찍어 넣으면 발아현미밥의 맛이 더 산다
5. 오뚜기 오뚜기밥
맛 젓가락으로 퍼먹기 힘들 정도로 밥알이 흩어진다. 밥알을 세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쌀뜨물 향이 좀 난다.
포장 지하150미터 암반수를 사용했다고 적혀있다. ‘밥짓는 물’에서 차별점을 찾으려는 것 같다. 그것보단 탱글탱글한 밥알이 상당히 차별되는데….
궁합 고두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 비빔밥으로 만들기도 참 좋다.
6. 오뚜기 강황밥
맛 누구든 색깔만 보고 맛을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먹어보면 밥맛이 생각보다 좋다. 강황에서 추출한 천연 색소만 넣어서 살짝 단맛이 도는 흰 쌀밥에 가깝다. 오뚜기밥 특유의 꼬들꼬들한 질감도 잘 어울린다.
포장 오뚜기가 카레를 활용한 제품을 꾸준히 내놓는 뚝심과 도전을 지지한다.
궁합 눈이 쨍할 정도로 색깔이 선명해 주먹밥으로 일품이다.
7. 농심 햅쌀밥
맛 유일하게 찹쌀이 10퍼센트 들어가 다른 즉석 밥에 비해 찰기가 확실히 좋다. 그 덕에 집에서 갓 지은듯한 맛이 난다. 쎈쿡 찰진 밥보다 밥알이 살아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란 쌀눈도 군데군데 보인다.
포장 ‘따끈따끈’이라는 수식어가 제품명 앞에 붙었다. 갓 지은 밥의 이미지를 위한 노력이다.
궁합 찰기가 좋아 밥이 식어도 맛있다. 도시락 밥으로 훌륭하다.
8. 농심 고시히카리 쌀밥
맛 전자레인지에서 꺼내자마자 고소한 밥 냄새가 확 풍긴다. 먹을 때마다 코가 먼저 즐겁다. 밥의 질감도 이 중에서 가장 촉촉하다. 밥알이 쫀득하면서 부드럽다.
포장 유일하게 네모난 즉석 밥이다. 차별화 전략이지만, 밥상에 네모난 밥을 올리니 ‘집밥’ 느낌은 좀 덜하다.
궁합 밥솥에 한 것처럼 밥 냄새가 강해, 호박과 감자를 넣고 끓인 말끔한 된장찌개와 잘 어울린다.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김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