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는 똑똑한 배우일까? 그녀는 착각이라고 말한다. 그런 타고난 여배우일까? 그녀가 비웃듯 웃음을 터뜨린다. 몸에선 근육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덧붙이면서.
긴 촬영이었다. 철원까지 오는 길도. 이거 찍으려고 다이어트 했다. 얼마 전 촬영 때는 살이 많이 쪄서 예쁜 옷을 못 입었다. 그땐 내가 벽 잡고 있으면 여자 스태프들이 옷을 잡아당겨서 입고, 뒤를 옷핀으로 막 이어 가지고 앞모습만 찍고 그랬다. 지금 완전 배고프다. 나 배고파 보이지 않나?
지금 뭐가 제일 먹고 싶나? 음…. 고기? 참, 내일이 생일이다. 스물일곱 번째. 고기는 내일 먹어야지.
생일 축하한다. 선물 대신 질문을 준비했다. 기분이 어떤가? 작년과 올해가 되게 다르다. 스물여섯이 지나면서 인생의 쓴맛을 좀 안 것 같다.
많이 썼나? 사회 경험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직 어리니까 봐주는 게 많았다. 스물여섯부터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겪었다. 사회성? 인간관계? 그런 면에서 겪는 상처가 많았다. 전엔 철이 없어서 상처가 그냥 사라졌는데 이젠 버려지지가 않는다.
이제 철들었다는 얘긴가? 음, 그게, 배우들끼리의 관계도 있지만, 연예인은 대중들과의 관계도 있다. 대중들이 나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드라마 안에 있는 나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나라기보다는 그 인물, 뭐 <신데렐라 언니>에서의 효선이, <하녀>에서의 해라, <욕망의 불꽃>에서의 인기, 이렇게만 보는 것 같았다.
그것밖에 못 봤으니까. 당신은 어떤 여자인가? 어떤 여자? 여자는 아닌 것 같고, 철부지 막내딸? 잘 모르겠다.
어떤 여자로 보였으면 좋겠다거나? 음…. 이 질문 받고 처음 떠올려보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살았다.
그런 점에 대해 여배우들은 귀신같이 알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러니깐. ‘내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보이나 보다,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동안의 캐릭터가 부담스러웠나? 그렇진 않은데, 그 모습이 ‘이코르’ 서우, ‘이코르’ 김문주(본명), 그렇게 맥락이 하나로 되어버린 것 같다. 실제로 만나면 ‘어, 되게 다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처음에는 일을 하고 있는 동안 역할에 푹 빠져 있고 굉장히 잘한다는 느낌으로 보여야 되니까 ‘내가 그 사람으로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런데 나는 ‘컷’ 하는 순간 그냥 다시 김문주로 돌아온다. 그래서 집중을 못하는 것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들을 정도다. 음, 내가 어떻게 보이나?
반말이 잘 어울리는 여자 같다. 스태프들과 반말로 이야기할 때 자신의 모습이 제일 잘 드러난달까? 경쾌하고 단순해서 매력 있는 여자. 하하. 존댓말이 어색하다. 처음 연예인이 됐을 땐, 사회 경험이 없어 존댓말이나 호칭을 잘 못했다. “대표님!” 불러놓고“ 푸후후후” 그랬다. 그래서 그냥 소속사 대표님한테도, 대장님이라고 부른다. 아, 나한테 반말로 인터뷰해도 괜찮다. 친한 사람들이 다 언니들이라 반말이 훨씬 편하다.
-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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