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율은 고민이 많다. 연기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그녀는 새로운 집이 필요하다.
어제는 한동안 검색어 1위였다. 트위터를 통해 상관도 없는 예전 속옷 광고 사진을 그만 보도해달라고 부탁했다. 굉장히 오랫동안 참고, 참다가 결국 말을 했다. 나에 대한 어떤 기사가 나와도 예전에 찍은 속옷 광고 사진을 가져다 기사를 내버린다. 그러면 기존의 어떤 기사도 속옷 사진으로 덮인다. 이젠 좀 참아달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항상 신소율을 검색하면 그 광고부터 나온다. 화가 났다. 속옷 광고를 찍은 건 자랑스럽다. 첫 번째 광고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생각은 변함없는데 몇몇 인터넷 매체에서 조회수를 올리려고 악용한다. 어떨 때는 나보다 기자들이 더 화를 냈다. 이슈팀에서 몇 날 며칠을 고생해서 특집 기사 올리면 자극적인 사진만 뽑아 클릭수 올리려는 기사들이 넘쳐난다. 주위에선 걱정을 한다. 괜히 왜 나서냐고.
며칠 전, 드라마에서 봤을 때보다 살이 아주 많이 빠진 것 같다. 빼려고 뺀 건 아니다. 한 3킬로그램 정도 빠졌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저절로 다이어트가 됐다. 요즘 연기 고민을 많이 한다.
<유나의 거리>에서 한다영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다시 또 어리고 밝은 역할이다. 올해 서른 살인데, 이번에 연기하는 역할도 스물셋으로 어리다. <청담동 앨리스>, <못난이 주의보> 모두 비슷하다. 이젠 내 나이 역할을 하고 싶은데, <서울의 달> 김운경 작가님의 오랜만의 복귀작이라 다시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냉큼 했다. 어린 역할이어서 일부러 살을 찌웠는데, 연기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니까 더 빠졌다.
사람들은 당신의 연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응답하라 1997>의 모유정 캐릭터의 반복이라고 느낄 수 있다.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 내가 이걸 뛰어넘으려면 연기를 통해 제대로 한 방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닐까? 기존의 이미지를 넘어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막막하다. 귀여워 보일 수 있는 건 <응답하라 1997>에서 써버렸고,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서 도전했던 <나의 PS 파트너>도 노출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요즘도 귀여운 역할 위주로 시나리오가 들어오는데 그것만 계속할 수는 없다. 사실 내 성격이 애교가 많지도 않고, 발랄함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도 사람들이 내 모습을 식상하게 느낄까 봐 겁난다. 연기로 돌파구를 찾고 싶다.
서른인데도 배역으론 여전히 스물세 살을 연기하고 있으니 앞으로 연기 수명이 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처음으로 주인공을 한 드라마가 <정글피쉬>였는데, 고등학생이었다. 스물여섯 살에 교복을 입고 주인공을 했는데, 한참 후에 <응답하라 1997>에서도 고등학생 역할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엔 오히려 내 연기 수명을 깎아 먹고 있는 것 같다. 서른 살인 내게 맞는 가치관을 표현해야지 연기가 성장할 수 있는데, 언제까지나 어린 이미지만으로 연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정작 내 나이를 연기하려고 할 땐 발랄한 이미지에 갇혀 아무것도 못할 수도 있다. <못난이 주의보> 때도 내가 (강)소라보다 여섯 살 언니인데도, 소라보다 훨씬 생각도 없어 보이고, 철없는 역할을 했다. 할 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나니까 점점 나를 백치 캐릭터에 옭매는 것 같았다.
이번에 <유나의 거리>에서 맡은 한다영은 연기를 못하는 배우다. 사랑스럽게 연기를 못하는 배역인데, 모니터를 하다 보니까 실제로도 한다영처럼 연기를 못하는 것 같다.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손동작이나 액션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내가 그러고 있었다.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여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예쁜 척을 하고 있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당신의 가장 큰 무기는 사랑스러운 모습 아닐까? 진짜 사랑스러운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긴대로 살 때다. 깨달은 게 있다면 배우는 꾸미면 끝인 것 같다. <응답하라 1997>에서 난 모유정으로 살았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때 내가 모유정처럼 살았으니까.
최근에 개봉한 장율 감독의 영화 <경주>에 출연했다. <경주>에서도 주인공 친구다. 지금까지 해온 아주 빤한 친구. 하지만 장률 감독님 작품이어서 하고 싶었다. 처음 대본 봤을 땐 정말 시나리오가 밋밋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 사이사이의 정적 안에서 묘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내가 아무리 밝게 연기를 해도 달라 보일 것 같았다. 연기는 똑같이 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내 연기가 너무 오버하지 않고 차분한 톤으로 느껴졌다.
<뿌리 깊은 나무>의 박상연 작가와 인터뷰했을 때 당신에 대한 기대가 엿보였다. 영화는 몰라도 드라마에선 꾸준히 스타 작가들과 일을 계속하고 있다. 분명 신소율 연기에 대한 동의가 있는 것 같다. 작가님들이 예쁘게 봐주신 덕분에 드라마를 하고 있다. 다행인 건 영화 쪽에서도 드라마에서 생긴 이미지를 변신시켜주려는 감독님들이 있다. 지금 <상의원> 찍고 있다. 한석규, 고수 선배님, 박신혜 씨와 함께 나온다. 역할은 크지 않지만, 기생이다. 기방 주인.
이번엔 몇 살을 연기하나? 딱 내 나이 정도다. 삼십 대 초반. 지금까지 해온 캐릭터와는 정반대의 역할이다. 사람들이 저 여자 신소율이야? 하면 좋겠다.
영화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면 아주 작은 독립영화도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일탈여행: 프라이빗 아일랜드>에 도전했다. 처음부터 이 영화가 노출 영화였던 건 아니다. 원래는 여자가 많이 나오는 성장 영화에 가까웠다. 내가 맡은 배역도 ‘쿨’ 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감독님이 중간에 “빠샤빠샤” 같은 애드리브를 주문하고, 캐릭터가 변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영화가 노출 쪽으로 바뀌어서…. 많이 안타까웠다. 결국 나는 하지 않았지만 동료 중 배드신을 찍은 배우들이 있다. 그들이 더 당황했을거라고 생각해 그동안 별 얘기는 안 했다.
결국 첫 번째 노출을 <나의 PS 파트너>에서 했다. 일단 시도하고 나니까 부담은 없다. 노출 때문에 걱정되지 않고, 겁은 좀 사라졌다. 언제나 긍정적인 편이어서 그런지 악플이 달려도 극복했다. 난 <나의 PS 파트너>에 만족한다. 처음으로 그냥 소모되는 캐릭터가 아니라 결론이 있는 역할이었다.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할 수는 있는데 얘는 또 노출이야? 하고 생각할까 봐 눈치는 보게 된다. 노출이든 아니든 터닝 포인트를 찾고 싶다. 하지만 행복하기도 하다. 이제는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구나 싶어서.
이젠 이름을 알렸을까? 맞다. 내가 뭐라고 연기가 어쩌구저쩌구 고민할 수 있나? 예전엔 오디션만 붙으면 어떻게든 알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한 신에서 연기하면 어떻게든 그 한 신에 전부를 쏟으려고 했다. 이젠 모든 신에 백을 쏟으면 이상해 보인다는 걸,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처음 목표는 배우가 아니었나? 그냥 카메라 앞에서 뭔가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면의 연기를 보여준다는건 상상도 못했다. 나는 말하고 보여주는 걸 좋아하니까 오히려 진행자같이 예능 쪽으로 풀릴 줄 알았다. 연기 쪽에서 나만의 역할이 생기고, 배우로 이름을 알리게 될 줄은 몰랐다.
배우든 가수든 예능에 나와야 인기를 끄는 시기라고들 한다. 예능이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텐데. 말하다보면 거짓말을 너무 못한다. 내 입에는 필터가 없다. 그래서 예능이 오히러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정말 밝은 애가 아니다. 예능에서 계속 웃고 떠드는 게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다. 나는 내가 야망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일까? 늦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굉장히 젊으셔서 결혼을 빨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엄마보다 배우가 되고 싶다. 소개팅이 많이 들어오는데 한 번도 안 했다.
혹시 남자가 아무리 좋다고 따라다녀도 안 받아주는 타입인가? 맞다. 지금까지 아무리 좋다고 쫓아다녀도 한 번도 안 받아줬다. 난 내가 좋은 사람이 좋다.
남자의 외모 중에서 어디를 가장 먼저 보나?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대부분 키가 작았다. 키 큰 남자와도 사귀어봤는데, 정말 못 잊고 사랑했던 사람들은 크지 않다. 좀 작고, 웃는 게 귀여운 타입이랄까.
나이 들면서 이상형이 변하지는 않나? 아니 전혀. 계속 비슷한 타입을 좋아한다. 한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꽤 오래간다. 내가 푹 빠지는 사람들은 좀 무뚝뚝하다. 그래서 내가 더 좋아하는 쪽이 직성이 풀린달까? 결국 다정다감하지 못해서 헤어지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무뚝뚝한 가운데 표현하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직업이 화려하지도 돈을 많이 벌지도 않았다.
이젠 스스로 경제적인 걱정을 덜었을까? 연예인이라서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데 난 좀 특이한 케이스다.
왜? 가끔씩 광고를 찍으면 일반 회사원보다는 많이 번다. 그런데 나는 방송 출연료가 정말 적다. 처음에 게임 방송 리포터로 시작해서 연기 쪽 일을 뚫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지상파 3사 모두 엑스트라부터 시작했다. 한동안 내 주민등록번호가 엑스트라로 등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출연료를 올리기가 정말 힘들다. 10만원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래도 이제 차는 샀나? 면허는 있는데 차는 없다. 밖에 잘 안 나가니까 차가 필요 없다.
집에서 하루 종일 뭘 하나? 스포츠 본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LG 트윈스 팬인데. 요즘 못한다. 작년 정규 시즌 2등 할 때는 갑자기 잘했던 거다. 작년엔 생각도 안 했다. 물론 올해는 매번 지니까 어떨 때는 화도 나는데 애정이 식지는 않는다. 야구를 하루 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익숙하다. 뭐랄까 야구를 보는 데 해탈이 생겼다.
바빠도 계속 챙겨 보나? 촬영 없으면 안 빼놓고 다 본다. 요즘은 경기에 져도 흥분하지 않는다. 그래도 앞으로 잘하지 않을까? 다행인 건 가끔 LG 트윈스 때문에 화난 것을 메이저리그 보면서 푼다. 류현진 선수나 추신수 선수 경기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침을 메이저리그로 시작한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까지 챙겨 볼 줄은…. 야구는 거의 본다. 오늘 아침에 했던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는 못 봤다. 화보 찍어야 하니까 최대한 촬영 직전에 일어나야 했다. 그래야 피부 상태가 좋으니까. 나한테 스포츠는 해방구다. 스케줄 없으면 거의 밖에 안 나가니까 집에서 할 일이 야구 보는 것밖에 없다. 술 마시고 밖에서 놀고 이런 걸 안 한다. 재미없다.
어쩐지 좀 무기력해 보인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날 아는 사람들은 “뻥치고 있네”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회식 때는 정말 미친 듯이 논다. 진탕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근데 그렇게 한번 놀면 다음 날 너무 힘들다. 숙취가 싫어서 술자리도 피하고 그러다 보니 스포츠에 더 빠지게 됐다.
야구 볼 때 맥주 한 잔도 안 하나? 글쎄 거의 안 마신다. 대신 맥주는 좀 다른 용도로 쓴다. 다음 날 얼굴이 탱탱하게 보이고 싶을 때 마신다. 하하하. 얼굴 살이 많이 빠져서 마시고 자면 다음 날 볼살이 좀 올라온다. 그럴 때도 딱 한 캔만 마신다.
운동은 안 하나? 원래 근육이 많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면 근육이 너무 부각된다. 그게 싫어서 운동을 거의 안 했다. 내가 처음 데뷔했을 때만 해도 여자들은 다리에 근육이 있으면 안 됐다.
요즘은 여자들도 근육을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골반이나 탄탄한 허벅지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그런 몸이 인기가 있다. 근육이 필요하면 아주 잠깐만 운동하면 된다. 복근도 십일자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금방 생긴다. 기초 대사량도 좀 높은 편이다. 그런데 내가 원래 75킬로그램이었다.
계속 굶어서 뺐다고 말하는 걸 방송에서 봤다. 20킬로그램 뺐다.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했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거짓말이니까 하기 싫었다. 스무 살 때 엄청 뚱뚱했다. 원래 연극영화과 들어가면 1학년 때 선배들이 졸업 영화에 캐스팅하려고 많이 불러준다. 한데 난 아무한테도 연락이 안 왔다. 살을 빼니까 우리 학교는 물론이고, 다른 학교에서도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그때 알았다. TV에 나오고 싶으면 살을 빼야 한다는 걸.
여배우의 삶은 관리의 연속일까? 여드름이 많은 피부였는데, 피부를 좋게 만들려고 식습관을 완전히 바꿨다. 조미료를 전혀 안 먹는다. 이걸 안 지키면 피부과를 더 자주 다녀야 한다. 피부과에 가는 게 싫다. 거기에 누워 있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지금 여기 누워서 관리 받을 때인가? 대사 한마디라도 더 해보면 연기가 늘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덜 가려고, 집에서 팩은 매일 한다.
필요 이상으로 고민이 많은 것 같다. 밝은 역할은 자신 있지 않나? 당신의 ‘오버’는 불편하지 않다. 예전엔 자신감이 있었다. “밝은 역할은 잘하니까, 잘하는 것만 파고 또 파야지” 했는데, 발전하고 싶다. 너무 안일했다.
절대로 뛰어넘지 못할 것 같은 여배우가 있나? 배두나, 전도연 선배님.
배두나 같은 이미지가 되고 싶은 건가? 아니, 그녀의 연기력이 부럽다. 난 내가 그 정도로 타고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도 목표를 높게 두면 중간은 따라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정해놓은 거다.
연기적인 측면에선 배두나는 당신이 지향할 수 있는 스타일과는 멀어 보인다. 그녀가 해왔던 연기를 고스란히 따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내가 그 정도로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롤모델은 롤모델일 뿐이다.
당신의 어떤 점은 다른 배우가 쉽게 따라하기 힘들것 같나? 난 누가 어떤 걸 시켜도 뻔뻔하게 할 수 있다. 끼는 자신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성격과는 다르게 귀여운 척도 할 수 있었다. 카메라 앞에서 신나게 노는 건 정말 자신있다. 하지만 그동안 뭘 안 하는 연기를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몰랐다.
요즘 보면, 유명 감독들이 특정 신인 여배우와 작업하려고 한다. 그들의 연기를 보면 어떤가? 배우지 않아도 잘하는 것 같다. 나이도 어리고, 연기 경력도 짧은데, 연기를 막 내뱉어도 자연스러운 배우들이 있다. 그들이 하는 연기는 내가 굉장히 하고 싶은 연기다. 그들이 맡은 배역을 하고 싶은데, 사람들은 나를 그런 이미지로 보지 않으니까 어렵다. 나를 바라보는 이미지는 내 이상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결국 질투로 이어지나? 질투보단 두려운 걸까? 어떤 배우가 정말 잘했다는 영화는 미뤄두고 안 본다. 괜히 내 자신이 초라해질까 봐. 그런 감정은 외모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난 내 자신이 애매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예쁠 거면 확실히 예쁘든지, 아니면 오히려 밋밋한 얼굴이 더 좋은 것 같다. 난 태어날 때부터 예쁘지 않았다. 하하. 난 내 얼굴이 진해서 좀 불만이다.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들은 얼굴이 좀 밋밋하지 않나?
반대로 밋밋한 얼굴은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주목받기 어렵다. 당신의 얼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초반에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얻은 것이 아닐까? 확실히 외모가 특색이 없으면 초반에 배역을 따내기가 힘들다. 귀여우려면 확실히 귀엽고, 섹시하려면 확실히 섹시하고. 물론 외모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눈이 진하고 귀여운 얼굴을 좋아하는 분들은 내가 예쁘다고 한다. 하지만 내 얼굴은 너무 진한 것 같다. 눈도 코도.
방송에서 코 성형에 솔직하게 말했다. 억울한 건 정말 코는 하고 눈은 안 했다. 서클렌즈 끼고 다닌다는 말도 들었는데, <응답하라 1997> 이후론 한 번도 안 꼈다. 이 눈동자도 진짜 내거다. 후회는 없지만 가끔은 내 결정이 옳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눈에 확실히 띄었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카메라에 잘 나오길 원했으니까. 요즘엔 나부터도 전형적인 미인형이 아니라 흐릿하면서 매력적인 얼굴이 좋다.
이제 사진 찍자. 웃지 않고, 어두운 신소율을 찍고 싶다. 정말 좋다. 꼭 해보고 싶었는데 그동안 잡지 촬영은 항상 귀여운 것만 찍었다. 나는 어두운 게 좋다. 햇빛 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
낮에도? 집의 창문을 전부 암막 커튼으로 막아버렸다.
원래는 창밖으로 뭐가 보이나? 당구장. 집이 강남 한복판이라 건물과 건물 사이가 빽빽하다.
햇빛을 안 보면 우울해진다는데. 내가 좀 긍정적이다. 단지 요즘 고민이 많을 뿐이다. 햇볕을 쬐고 싶으면 공원을 걷는다. 아무도 못 알아본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집에 오면…. 밤이든 아침이든 야구 본다. 오늘은 이기려나?
- 에디터
- 양승철
- 포토그래퍼
- 목나정
- 스탭
- 스타일리스트 / 오선희, 헤어 / 영희 by 이가자헤어비스, 메이크업 / 함경식 by 이가자헤어비스, 어시스턴트 / 이승원, 주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