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고 나쁘다는 기준은 개인적이지만, 수많은 개개인의 의견이 쌓이면 여론이 되고 데이터가 된다.

꿈에 그리던 세계적인 여행지를 실제로 방문한 뒤 실망감을 느낀 경우가 적지 않다. 이유는 다양하다. 사람이 과도하게 많을 수도 있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요금’이 상식을 초월하는 경우도 있으며, 날씨가 항상 좋지 않거나 혹은 명성에 비해 그 내용물이 별로 대단치 않아서이기도 하다.
좋고 나쁘다는 기준은 개인적이지만, 수많은 개개인의 의견이 쌓이면 여론이 되고 데이터가 된다. 테크 기업 QR 코드 제너레이터는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게시된 수천 건의 리뷰를 분석해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관광지를 선정했다. 연구는 각 국가별 상위 50개 명소를 대상으로, “비싼 가격”, “과도한 인파”, “실망” 등 부정적 리뷰에 자주 쓰인 키워드 40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중 한국인에게도 많이 낯설지 않을 7곳을 골랐다. 아래에서 데이터가 선별한 7곳의 관광지를 확인해 보자.
스톤헨지, 영국

교과서에서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유적지다. 윌트셔에 위치한 선사 시대 거석 기념물로, 기원전 3000년부터 2000년 사이 여러 단계에 걸쳐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이 거대한 바위를 세운 방법이나 목적이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이야깃거리가 많은 명소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유명세만큼 볼거리가 많지는 않다는 데 있다. 멀리서만 관람할 수 있으며, 실제 체류 시간도 짧기 때문.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은 이유다. 상당한 입장료도 부정적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캄퐁 플럭, 캄보디아

시엠립주 톤레삽 호수 동쪽 연안에 위치한 수상 마을로, 메콩강 유역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생활 양식을 지키고 있는 지역이다. 수 미터 높이의 나무 기둥 위에 집과 학교, 사원을 세워 우기에는 마을 전체가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된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물론이다. 현지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빈곤을 관광 콘텐츠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또 투어 상품의 가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추가 비용을 유도하거나 강매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관람객의 평은 좋지 않다.
버사끼 사원, 인도네시아

발리섬 동부 아궁산 기슭에 위치한 힌두교 사원이다. 규모가 상당한데, 80개가 넘는 개별 사원으로 이뤄져 있어 현지에서는 ‘어머니 사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발리 힌두 신앙의 중심지인 동시에 섬의 힌두 신자들이 일생에 한 번 이상은 참배해야 하는 성지이기도 하다. 덕분에 매년 엄청난 수의 신자와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문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요금’이다. 일부 상인들이 가이드를 자처하거나, 입장료와 별개의 팁을 요구하는 행위로 불쾌감을 유발한 것. 워낙 거대한 관광지인 만큼 쉽게 근절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융프라우요흐 역, 스위스

알프스 중심부, 베른 고원과 발레 주 경계에 위치한 역이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역으로 사계절 내내 눈과 얼음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정상부의 전망대에서는 알프스의 장엄한 파노라마를 두 눈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빙하 아래에는 얼음 조각과 동굴로 꾸며진 ‘얼음 궁전’이 위치해 있다. 여기까지는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날씨다. 왕복 교통비가 매우 비싼 데 반해, 날씨가 좋지 않으면 도착해서 경험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날씨 요정’이 필요한 여행지인 셈이다.
워릭 성, 영국

워릭셔에 위치한 이 성은 11세기에 세워졌다. 노르만 정복 직후 방어 거점으로 건설됐으며, 중세 시대에는 왕실의 요새로 활용됐으며 이후 귀족 저택으로 쓰였다. 중세 성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한편 영국 귀족의 생활상을 담고 있어 현재는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다. 다만 실제 유물 관람보다는 공연 및 체험형 전시 위주이다보니, 관광객 입장에서는 역사 유적지가 아닌 테마 파크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는 평가가 많다. 높은 가격도 부정적 반응을 불러온 요인 중 하나다.
옹핑 360, 홍콩

란타우 섬에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퉁청과 옹핑을 연결하는 5.7km 길이의 케이블 카다. 바다와 산을 가로지르는 25분 동안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란타우 섬을 조망할 수 있다. 이동 자체가 경험이 되는 관광지인 셈이다. 정차 역인 ‘옹핑 빌리지’는 불교 테마 마을로 꾸며져 있으며, 마을 바깥에는 커다란 불상이 위치한 사찰 보련사가 위치해 있어 이국적인 불교적 색채를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다만 대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소요된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또 날씨가 좋지 않을 땐 경치를 전혀 즐길 수 없다는 점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요인 중 하나다.
그레이슬랜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저택으로,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았던 곳이자 현재는 그를 기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미국 대중문화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엘비스의 생일과 사망일에 전 세계 팬들이 순례지를 방문하듯 찾기에,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개인 주택 중 하나로 꼽힌다. 엘비스의 의상, 상패, 자동차, 제트기 등이 전시돼 있는데, 문제는 엘비스의 열성 팬이 아니라면 소구할 포인트가 없다는 점이다. 굳이 팬이 아니라면 추천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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