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램플링 < 45년 >(2015년 작)을 비롯한 92편의 영화
수십 년 동안 ‘알쏭달쏭함’으로 묘사되었던 샬롯 램플링은 < 45년 >에서 황혼의 흔들림을 겪는 아내를 연기하며 마침내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다들 그렇듯이 그녀의 연기는 오랜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보다 이해하기 쉬워졌다. (광채를 발하는 로렌 바콜을 연상시키는) 냉정한 고양이 눈, 마치 카나리아를 놓아주길 거절하듯이 입꼬리만 움직이는 웃음, 완전히 벌거벗은 모습일 때조차 빈틈없는 풍모는 어떠한 자기 연민 없이도 여리고 약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램플링이 보여주는 여배우로서의 고전적인 모습은 < 숙녀 >의 모드 분위기와 < 비엔나 호텔의 야간배달부 >의 가학-피학적 나치 심리극, 그리고 그녀의 연기 경력에 변화를 가져온 에로틱 스릴러인 < 스위밍 풀 >의 후텁지근한 분노를 관통하고 있다. 한 번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는 램플링은 마침내 < 45년 >에서의 열연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았다.
- 에디터
- JAMES WOLCOTT
- 포토그래퍼
- ANNIE LEIBOVI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