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빼고 다 갖고 있는, 한정판 스니커는 대체 어떻게 구하는 걸까? 경험에 비춘 몇 가지 팁을 정리했다.
“깜빡하고 너 거 못 챙겼다”, “안돼 돌아가”, “응, 넌 신어~” 최근 온라인 추첨을 통해 발매한 ‘이지 부스트 V2 대란’의 유행어다. 주변의 모두가 당첨됐다는데, 왜 나는 이번에도 탈락일까? 당첨 결과는 온전히 운에만 달린 걸까? 다들 그 귀한 ‘한정판’을 어디서, 어떻게 구하는 걸까? 탈락자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에어 조던 시리즈와 레트로 농구화, 그리고 이지부스트, 2011년부터 지금까지 약 1백여 켤레의 스니커를 수집해온 바, 경험으로 체득한 한정판 스니커 구입 노하우를 공유한다. 이에 앞서, 스니커 수집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방법부터 정리했다. 나아가 한정판 에어 조던과 이지 부스트는 또 어떻게 구했는지의 개인적인 경험도 적었다. ‘리셀러’의 배를 불리는, 각종 커뮤니티의 중고장터를 통한 방법은 제외했다.
“스니커, 보통은 이렇게 구한다”
1. 공식 홈페이지 나이키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선 보통 토요일 오전 11시에 에어 조던 등의 프리미엄 제품을 발매한다. (물론 시간은 변경될 수 있고, 발매 시간을 공지하지 않은 채 기습으로 발매 하는 경우도 있다.) ‘더 드로우‘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추첨을 하기도 하는데 주로 발매량이 적은 한정판 신발인 경우가 많다.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의 경우에는 별도의 발매시간 예고 없이 제품을 업로드 하는데, ‘이지 부스트’, ‘NMD’ 같은 한정판의 경우에는 나이키와 마찬가지로 이메일 등의 사전공지 후, 온라인 추첨을 실시한다.
2. 오프라인 숍 몇 년 전만 해도 한정판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발매 전부터 매장 앞에서 밤을 새고 대기하는 ‘캠핑’이 강세였다. 하지만 많은 문제점을 낳은 이 방법은, 현장에서 구매 대기 명단을 작성하고 발매 시간에 직접 구입하는 ‘출석체크’ 방식으로 바뀌었다. 한편, 몇몇 유명 매장은 각자의 고유한 방법을 통해 한정판을 공개하기도 한다. 각 매장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한 후, 발매 방법과 일정을 체크해 두는 것도 추천하는 방법이다.
3. 추첨 최근 가장 흔한 방법. 제품 발매 전 온라인으로 추첨권을 배포 후, 당첨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해 판매한다. 추첨 소식은 대개 공식 홈페이지와 이메일 뉴스레터를 통해 고지한다. 나이키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추첨을 일부 진행하기도 한다.
4. 해외 직구 직접 줄을 서고 밤을 새며 고생할 필요가 없고, 국내보다 물량 확보가 쉽다는 것이 해외 구매의 장점이다. 하지만 약 2만원 가량의 배송비와 복잡한 결제 및 지불 인증 절차, 그리고 2백 달러 이상의 경우에 붙는 관세 등을 생각한다면 과연 추천할만한 방법은 아니다. 심지어, 배송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직접 해당 국가 상담원과 전화통화를 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주문한 스니커가 태평양을 건너며 어떤 우여곡절을 겪을지는 모르는 일. 스니커 마니아들은 대개 해외 직구를 ‘최후의 보루’로 여긴다. 해외 구매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영어가 능통하며, 시간적 여유가 많은 이들에게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이 스니커, 나는 이렇게 구했다”
에어 조던 1 밴드 에어 조던 1 시리즈의 ‘끝판왕’ 격인 ‘에어 조던 1 브레드 밴드’. 간결한 빨간색과 검은색의 조합은 시카고 불스와 <슬램덩크> 북산의 상징적인 배색이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추첨과 오프라인 추첨의 두 가지 형식으로 발매했다. 스니커 마니아 대부분이 노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추첨 확률. 당시, 5장의 오프라인 추첨권을 획득했으나 단 하나도 당첨되지 않았다. 결국 최후의 보루라고 앞서 밝힌, 풋락커, 이스트베이, 풋액션 등의 해외 판매 사이트를 뒤져 겨우 한 켤레를 구할 수 있었다. 스니커를 구하는 건 결국 운에 달린 걸까? 해외 사이트 구매와 함께, ‘당첨률 지옥’이라고 부르는 나이키 미국 공식 온라인 앱 ‘SNKRS’에서 추가로 당첨 소식을 전했다.
에어 조던 10 OVO 아디다스에 카니예 웨스트가 있다면, 나이키에는 드레이크가 있다. 에어 조던 10 OVO는 드레이크의 레이블 October’s very own(OVO)과 나이키 조던의 협업으로 탄생한 농구화다. 당시, 카니예 웨스트가 나이키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아디다스와 손을 잡은 이슈로 이 농구화에 대한 스니커 마니아들의 관심이 더 쏠렸다. 외국의 경우, 이같은 아티스트와의 협업 제품은 일부 오프라인 숍에서 한정 발매하기 때문에 해외 직구가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발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캠핑’이 시작되었고, 일부 매장에서는 무제한 추첨권을 배부하기도 했다. 물론, 당첨이 무제한은 아니었다. 캠핑을 할 수도, 추첨권을 받으러 다닐 수도 없는 형편. 다행히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온라인 선착순 판매를 함께 진행했는데, 오프라인에 사람이 몰린 탓인지 의외로 쉽게 원하는 치수를 카트에 담아 결제할 수 있었다. 한정판 스니커를 획득하는 노하우란, 결국 치열한 눈치 싸움이라고 말해야 할까?
에어 조던 11 ‘스페이스 잼’ 에어 조던 11의 경우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와 가까운 주말에 발매 된다. 특별히 지난 연말에는 마이클 조던이 출연했던 영화 <스페이스 잼>에서 따온 애칭의 에어 조던 11이 발매 되었는데 최근의 조던 11 레트로들과는 달리, 오리지널에 최대한 가깝게 복각 됐다. 신발 뒷축에는 마이클 조던의 백 넘버 ’23’ 대신, 컴백 당시의 ’45’가 새겨져 있어 기대를 더했다. 그 인기 만큼이나 수요 또한 열광적이지만, 에어 조던 11 시리즈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많은 물량을 발매하기 때문에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충분히 손에 넣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총 3켤레의 에어 조던 11 ‘스페이스 잼’을 손에 넣었는데, 국내 오프라인 추첨을 통해 한 켤레, 미국 오프라인 직구를 통해 한 켤레, 그리고 독일 나이키 온라인 스토어에서 한 켤레를 구했다. 다만, 에어 조던 11의 가격은 $2백20달러라 관부가세를 지불하게 됐다. 결국 국내 ‘리셀’가와 큰 차이가 없었던, ‘웃픈’ 구매 기억으로 남았다.
이지 부스트 350 V2 요즘 가장 핫한 신발,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그만큼 수요도 엄청난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매 되었을 때는 추첨 방식에 문제가 많았다. 온라인 추첨권을 받기 위해 선착순으로 온라인 신청을 해야하는 역설적인 추첨. 지원자가 몰려,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해프닝까지 겪었다. 물론, 지금은 개선됐다. 오직 온라인으로만 응모 가능하고 추첨권의 총 수량에 제한을 없앴다. 마치 대학 지원처럼 수령을 희망하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선택할 수 있다(온라인숍을 선택할 수도 있다). 과연 어느 오프라인 매장에 지원자가 적게 몰릴 것인가, 바로 여기서 눈치싸움이 시작된다. 수령 숍이 여러곳인 만큼, 어느 곳이 가장 많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곳에 가장 적은 인원이 몰릴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아디다스 온라인숍이 물량도 가장 많을 것 같고, 무료로 배송 받을 수 있어 수월해 보일지 몰라도, 그만큼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10 꼬르소 꼬모나 분 더 샵 같은 편집숍을 선택하는 게 미세한 팁이 될 수 있겠지만, 확실한 방법은 물론 아니다. 필자는 이지 부스트 350 V2 코어블랙/레드 외에 단 한번도 국내 브랜드의 온라인 추첨에 담첨된 적이 없다. 대부분의 경우 미국 풋락커, 풋액션 등의 온라인 스니커숍 ‘광클’ 후에 기적적으로 구입 할 수 있었다. 운만큼 노력 또한 중요하다는 걸 일깨우는 대목. 한편, 이지 부스트 및 NMD같은 한정판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외 리테일 샵에서 온라인 추첨을 진행한다. 미국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유럽의 크고 작은 편집숍에서도 마찬가지니 되도록 많은 곳에 추첨권을 넣어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이번에 발매되는 한정판 스니커를 놓쳤다 해도,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다음 주, 다음 달에 또 다른, 한정판이란 딱지를 단 녀석이 발매되는 것이 이 세계니까.
- 에디터
- 오렌지킹(스니커 커뮤니티 '풋셀' 운영진)
- 출처
- Gettyimages / 이매진스, NIKE.COM, ADID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