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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개관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2021.10.26김영재

구글과 스타트업이 만났을 때 벌어지는 이야기들.

어떤 공간은 사람을 성장시키기도 한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 머문다면 개방적인 태도가 자연스럽게 습득될지도 모른다. 지하임에도 자연광이 들이치는 열린 공간, 속을 훤히 드러내는 통창, 막힘없는 실내 구조. 개방성을 키워드로 공간을 편집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니까, 높은 빌딩 숲 사이에서 여백 같은 곳. 여백은 꽉 막힌 머리를 환기시킨다. 실제로 자유로운 창의성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이곳의 여백을 채운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본질은 스타트업 커뮤니티다.
구글은 이곳을 거점으로 새로운 기술과 야심 찬 계획을 갖춘 창업자들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컨설팅, 협업 공간, 커뮤니티를 지원한다. 핵심은 구글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 세일즈, 인사 관리 등 스타트업 운영 방법과 모범 사례를 전수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장 단계의 스타트업이 구글의 마케팅 솔루션을 활용해 수익을 증대하도록 돕는 그로스 아카데미, 구글의 전략과 인사이트를 제공해 여성 창업자들의 성장을 이끄는 우먼 파운더스 아카데미, 6개월간 캠퍼스에 입주해 맞춤형 컨설팅과 워크숍을 지원받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구글 클라우드 전문가로부터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의 활용 방안을 배우는 클라우드 아카데미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구글은 글로벌 기업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구글은 월드 클래스다. 구글의 멘토링을 받는다는 건 손흥민에게 축구 레슨을 받는 것에 비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들은 구글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개적으로 공유한다. 교류와 네트워크는 이곳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다. 매력적인 기술을 보유했으나 비즈니스라는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스타트업에 투자사나 협력 기업을 소개하고,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주는 문이 되어준다. 속성적인 측면에서도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열린 공간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아낌없이 퍼 주다시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구글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에 추진력을 더하는 명분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한국 총괄 겸 아태지역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총괄은 “스타트업은 최선을 다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이 성공할 때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갈 수 있어요. 이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미션이기도 해요. 스타트업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일자리 창출의 주축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말인즉슨, 스타트업의 성장성이 산업 전반의 동력이라는 뜻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명확한 논리일 수밖에 없다. 구글의 많은 서비스가 스타트업에서 비롯됐으며 구글에는 스타트업 경험자가 다수 포진되어 있다. 마이크 김 총괄도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두말할 것 없이 구글은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효과와 파급력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거쳐간 스타트업들은 총 2천3백68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3천59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서울, 런던, 마드리드 등 전 세계 7개 도시에 조성돼 있다. 서울 캠퍼스는 2015년 전 세계 세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개관했다. “한국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빠른 성장과 개발자 인력의 뛰어난 경쟁력, 모바일 분야의 선도적인 기술력, 사물인터넷 분야 혁신 등을 주목해 설립하게 됐습니다.” 마이크 킴 총괄의 설명은 서울이 인재의 원천이자 매력적인 기술 허브라는 방증이다. 구글은 이 점을 일찍 간파했다. 성공은 성공을 낳는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구글이 가진 성장 경험과 성공 노하우는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하이라이트도 여럿 만들었다. 지금 소개하는 스타트업들의 성장담이 그 증거다.

한윤창 코클 CEO
GQ 평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뭐라고 설명해요?
YC 음성 인식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사람처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있어요. 사실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어려운 기술이라 설명이 쉽지 않아요.
GQ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요.
YC 일단 보안 카메라와 스마트 홈을 구성하는 다양한 IoT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해요. 소리를 통해 위급 상황이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집을 비운 동안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나면 알림이 가는 방식이에요. 또 혼자 지내는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기침 빈도수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요.
GQ 현재 보유한 기술은 얼마나 많은 소리를 인식하고 분석할 수 있어요?
YC 40개 정도 돼요. 대부분 일상적인 소리인데 분석 요청이 많은 것들이기도 해요. 그 외에도 아카이브가 많아요. 매일 소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어요. 카페에서 아이가 운다거나 공원에서 강아지들이 짖는 소리가 들리면 ‘어! 데이터다’ 이런 생각이 반사적으로 들어요.
GQ 제일 다루기 까다로운 소리는 뭔가요?
YC 총소리요. 불꽃 튀는 소리와 구분하기 어렵고, 소리가 굉장히 짧고 강해 스피커가 이를 온전히 재현하질 못 해요. 사격장을 찾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해야 했죠. 총소리 인식 기술은 총기 사건이 잦은 미국에서 유용하게 쓰일 거라 봐요. 보안 카메라에 적용해 경찰이 총격 사건을 바로 파악하는 식으로요. 더 나아가 소리로 총기 종류를 파악할 수 있는지 실험하고 있어요.
GQ 그나저나 코클은 어떤 계기로 설립하게 됐어요?
YC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어요. 그 안에서 재밌는 걸 찾다가 음악오디오 분석을 시작하게 됐고 석사, 박사 과정까지 마쳤어요.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연구실 동료들과 코클을 창업했어요. 전공 분야를 계속 이어 나가고 있는 셈이죠.
GQ 가장 큰 성과나 전환점을 꼽는다면요?
YC 설립 초반 미국전자전기공학회가 주최한 환경음 분석 대회에서 아마존, 페이스북, 아이비엠을 제치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어요. 이를 계기로 실력을 인정받고 이름을 알리게 됐어요.
GQ 기술 개발과 창업은 다른 영역이기도 해요. 실전에 뛰어들고 나서 겪은 현실의 벽도 있었겠죠?
YC 공동 창업자가 총 6명인데 다들 회사 경력이 없거나 되게 짧아요. 그래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죠.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6개월간 캠퍼스 공간을 무료로 사용하면서 전문가들에게 회사 운영에 대한 실무적인 부분을 배울 수 있었죠. 구글에서 주최한 워크숍과 이벤트에 참여해 네트워킹을 쌓고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계속 얻었어요. 또 구글 본사에서 창업 경험이 있는 멘토가 와서 다양한 실전 노하우를 전해주기도 했어요. 펀트 레이징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미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라별로 비즈니스 문화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본인 경험을 통해 코칭해줬는데, 큰 도움이 돼요.
GQ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인데,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YC 최근 미국 지사를 세웠어요. 실리콘 밸리에 사무실을 준비하고 있는데 구글을 통해 관계를 맺은 분들이 현지에 많더라고요. 네트워킹의 기회가 중요하다는 걸 요즘 느껴요.
GQ 만약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멘토가 된다면 어떤 조언을 전하고 싶나요?
YC 줏대를 잃지 말자.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해요. 주변 이야기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흔들리지 않았으면 해요. 긴 싸움이 될 수밖에 없으니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는 게 장기적으로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저의 경우, 대기업이 기술을 베끼면 어떻게 할 거냐는 애기를 많이 듣는데 개의치 않아요. 우리는 이것만 하루 종일 생각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확신해요.
GQ 멋진 생각이네요. 코클의 비전은 뭐예요?
YC 사람의 청각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예요. 우리 기술이 사람처럼 정말 많은 소리를 인식한다면 이를 시각화해 청각장애인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예요. 얼마 전 참가한 스타트업 전시회에서 청각장애인분으로부터 이런 기술을 연구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받은 피드백 중 제일 와 닿더라고요.
GQ 들어보고 싶은 소리 있어요?
YC 기록으로 남아 있지만 실제로는 듣지 못하는 소리가 있어요. 바로 멸종된 동물의 소리예요. 학회에서 멸종된 새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여운이 꽤 오래갔어요.

이수지 디플리 CEO
GQ 디플리는 특히 소리 기반 인공지능 연구 IT 회사죠. 왜 소리에 집중하나요?
SJ 현재 인공지능이 접근하는 방식에는 대화와 관계된 것이 많은데, 목소리로 대화하는 것 이외의 다양한 소리에 대해서는 기술 면에서나 여러 부분에서 상용화되어 있지 않아요. 그런데 세상에는 말하는 목소리 말고도 다양한 소리가 있잖아요. 그중에서도 저희가 제일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이 아기들의 울음소리여서 2020년에 아기 울음 분석 어플 바뱌를 출시했어요. 어떤 소리를 분석해야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까 생각했을 때 초보 부모가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겪는 여러 시행착오와 그로 인해 쌓이는 피로도를 낮춰줄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 싶었어요.
GQ 바뱌에 유튜브로 아기 울음소리를 재생해 들려주었더니 51퍼센트의 확률로 아이가 졸린 것 같다고 알려주더군요. 울음소리를 5초 동안 듣는 것만으로 어떻게 분석이 가능한지 신기했어요.
SJ 이유를 알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써봤는데요, 최종적으로는 아기들의 행동 데이터를 쭉 모았습니다. 울음이 발생하는 시간과 그때의 아기 행동을 비교하면서 어떻게 했을 때 울음을 그치는지 행동을 트레킹했어요. 예를 들어 울어서 밥을 줬는데도 운다면 허기는 아니고, 울다가 10분 뒤에 잠들었다면 수면에 체크하는 거죠.
GQ 그런데 그 아이는 정말 졸렸던 걸까요?
SJ 현재 바뱌 국내 사용자가 약 30만 명인데 그 데이터가 계속 축적되어 AI의 딥러닝 모델로 쓰이고 있어요. 바뱌 사용자들 반응을 보면 아주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분도 있고,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분도 있죠. 우선은 저희 서비스에 만족하고 좋아하시는 분들에게서 소구점을 찾으려고 해요. 왜, 어떤 점이 좋았을까?
GQ 스타트업 대표로서 경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어땠나요? 2020년 상반기 6개월 동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경험하셨죠.
SJ 특히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 팀, 구글 AI를 담당하는 구글 어시스턴트 팀과 함께한 시간이 생생해요. 해외 구글러와 서울에서 3주가량 합숙하며 일해보는 프로그램 ‘스타트업 어드바이저 서밋’을 통해서였는데, 우리가 가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죠. 저 역시 위안을 얻은 게 모두 같은 문제를 겪고 있더라고요. 이게 영 틀린 길은 아니구나, 이런 믿음도 갖게 됐고요.
GQ 어떤 공통적인 문제를 갖고 있던가요?
SJ 작은 서비스로 시작해 거대하게 시스템화시키는 도중의 여러 가지 빈 부분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같았어요. 그런 고민을 나누며 구글 엔지니어가 디플리 시스템 개발에 직접 참여한 부분도 있고, 그 외 기술적인 솔루션에 대한 힌트도 많이 얻었고요.
GQ 정서적인 유대감과 실질적인 도움이 오갔군요.
SJ 굉장히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졸업한 후에도 졸업생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개최돼서 최근에 저는 세일즈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세일즈가 필요한 기업 대표나 C 레벨에게 관련 방법론 등의 교육을 제공하는데, 엔지니어나 개발자가 대개 그러하듯 저도 처음에는 영업과 세일즈 파트의 중요성을 잘 몰랐어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통해 세일즈, 마케팅,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많이 배웠죠. 다각도로 우리가 가진 목표와 디플리가 바라는 방향성을 분명하게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서요.
GQ 최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민간 위원으로 위촉되셨죠. 만약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멘토가 된다면 젊은 세대 스타트업 대표로서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요?
SJ 개인적인 경험인데, 사실 저는 창업하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무척 재밌었거든요. 그런데 사업이라는 것은 1~2년 안에 끝나는 게 아니고 길게는 수십 년, 성장에 항상 시간이 필요하죠. 결국 내가 어디까지 가고 싶은지 지향점을 분명히 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GQ 디플리는 어디까지 가고 싶어요?
SJ 처음에는 (소리 분석) 기술을 만들었는데, 그게 소비자에게 닿게 만들기까지가 기술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엄청난 과정이더라고요. 우선 한 달 전에 바뱌 2.0을 출시하면서 육아 용품 중고 거래 기능을 추가했어요. 울음만 분석하고 끝나는,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활동을 즐겨주시기를, 이를 시작으로 여러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면서요. 소리 분석 프로젝트로는 노인의 기침 소리나 낙상 소리를 인식해 대처하는 서비스를 지자체와 시범 사업 중이에요. 돌봄의 사각지대를 소리로 보완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저희가 만든 기술을 이용해 삶의 빈 부분을 채웠으면 좋겠어요.

정진용 모션투에이아이 CTO
GQ 오늘 만난 이 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JY 모션투에이아이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물류센터 모빌리티 관제 서비스를 제공해요. 쉽게 말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물류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지원해요. 사무실은 실리콘 밸리와 서울에 있는데 대부분의 연구 개발은 한국에서 이뤄져요. 공간 일부를 물류 창고와 유사하게 꾸며 쇼룸과 테스트용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GQ 노동 집약적이고 경험 기반인 물류 산업에 인공지능이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있나요?
JY 온라인 커머스의 성장과 맞물려 물류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예요. 물류 복잡도의 증가, 배송 품종의 다양화, 물류 센터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죠. 그래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현장 운영을 위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IoT센서 기술 등이 도입되고 있어요. 실제로 물류 회사들과의 미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단어가 자주 쓰여요.
GQ 그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모션투에이아이가 발휘하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JY 저희가 개발한 모션키트는 물류 센터 전반의 동적 자원을 모니터링하는 탈부착형 디바이스 센서예요. 실시간으로 지게차에 얼마나 물건을 싣고 있는지 확인하고, 손상된 박스와 빈 공간의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별도의 시공 없이 지게차나 피킹 카트에 부착 가능해요. 덕분에 기존 기술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요. 또 모션키트가 수집한 데이터는 3D 지도 형태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작업 현황, 가동률, 경로 등 다양한 디지털 자료가 정확하게 기록돼요. 이를 토대로 물류 센터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어요.
GQ 흥미로운 설명이네요. 모션투에이아이는 현재 어느 정도의 성장을 이뤘나요?
JY 투자 레벨로 따지면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해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에요. 시리즈 A는 기술개발과 검증을 마친 뒤 양산에 도입해 고객의 수를 늘려가는 단계예요. 미국에서 창업했지만 한국인 중심의 스타트업이라 처음에는 미국 자본 투자가 쉽지 않았어요. 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구글 스타트업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했는데 실제로 큰 도움이 되었어요. 구글의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투자자와의 인연이 시리즈 A 투자까지 이어졌죠.
GQ 기대한 것들 외에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통해 얻은 뜻밖의 성과도 있을까요?
JY 구글의 DNA를 갖춘 멘토들이 스타트업이 놓쳐서는 안 되는 디테일을 체계적으로 가이드해 초기 팀 문화 구축에 많은 영감을 얻었어요. “주변을 의식하지 말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또 소통하라”는 조언이 큰 방향이 됐어요. 입주 프로그램 졸업 후에도 구글에서 지속적으로 투자, 마케팅, 컨설팅 관련 조언과 프로그램을 제공해줘요. 이번에 참여하는 구글 세일즈 아카데미는 마케팅과 세일즈에 대한 체계를 갖춰야 하는 회사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이라 기대가 커요.
GQ 본격적으로 치고 나가는 시점인 것 같은데 이를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나요?
JY 인재 채용요. 기술 개발 팀도 중요하지만 데이터 분석 팀의 비중을 늘리고 있어요. 고객들이 기술보다는 그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느낀다는 걸 경험으로 배웠어요. 그리고 연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현장에 적용해볼 수 있는 게 스타트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이런 일에 흥미를 느낀다면 누구든 환영해요.
GQ 만약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멘토가 된다면 어떤 조언을 전하고 싶어요?
JY 스타트업을 꿈꾸는 많은 공대생이 기술 그 자체를 중요한 사업 요소로 생각해요. 저도 박사 과정 시절 스타트업을 구상하면서 그랬고요. 독보적인 기술이 있다면 거기에 집중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 성숙도가 있는 기술로 스타트업을 한다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GQ 주 업무 외에 관심을 두는 분야가 있을까요?
JY 제가 다루는 기술이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분야가 바로 AR, VR이에요. 여기에 관심이 있어요. 최근 페이스북이 출시한 VR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가 인상적이더군요. 무선 형태인 데다 기존의 비싼 가격을 낮추고 성능은 높였어요.
GQ 자신의 일상에 꼭 필요한 솔루션이 있다면요?
JY 생후 80일 정도 된 딸이 있어요. 너무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이유 없이 울 때는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아기의 울음소리로 의도를 파악하는 기술이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배가 고픈지,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지. 이미 있다고요? 그럼 육아법 조언까지 해주면 더 좋겠네요.

    피처 에디터
    김영재, 김은희
    포토그래퍼
    홍지은, 송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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