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먹을 필요 없다, 영양사가 추천한 현대 남성 필수 영양제 5

2026.06.22.조서형, Tom Ward

뭘 먹어야 하고 뭘 안 먹어도 되는지 헷갈린다면? 음식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영양사들이 최소한으로, 그러나 효과적으로 챙길 수 있는 비타민 플랜을 제안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비스월드에 따르면 영국의 비타민 및 건강보조식품 시장 규모는 현재 약 3조 3천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그보다 훨씬 시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2025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5조 9,626억 원으로 추정했다. 전국 6,700가구 패널 조사 기준이며, 구매 경험률은 83.6%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다. 아무튼 매년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엄청난 양의 알약을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타임스는 일반 성인 남성의 46.6%가 비타민을 포함한 건강보조식품을 매일 복용한다고 추산했다. 건강에 좋은 일처럼 들리지만, 이야기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비타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복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영양학자들은 알약에 대한 의존이 과도하다고 본다. 한 달치 보충제를 사는 데 큰돈을 쓰기보다 식단만 제대로 관리해도 대부분의 비타민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비타민이 필요할까? 언제 먹어야 하고, 상황에 따라 무엇을 추가해야 할까?

비타민, 매일 먹어야 할까?

먼저 실망스러운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비타민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일은 생각보다 큰 효과가 없다. 영양사 사샤 왓킨스는 “보충제는 일종의 보험처럼 마케팅되지만, 모든 건강한 성인이 매일 종합비타민을 먹어야 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영국영양재단에 따르면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는 균형 잡힌 식단만으로도 대부분의 비타민과 미네랄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예외는 비타민 D 정도다. 비타민 D는 주로 햇빛을 통해 생성되기 때문이다.

2026년 발표된 종합비타민 연구 리뷰에서도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일상적인 종합비타민 복용이 뚜렷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한다는 증거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나 사망률 감소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고 암 예방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공인 영양사이자 심플 라이프의 최고영양책임자인 로 헌트리스는 “개인의 결핍 여부, 식이 제한, 위험 요인을 확인한 뒤 필요한 영양소만 보충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영국영양사협회 역시 건강한 식단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보충제는 없다고 강조한다. 왓킨스는 “비타민은 나쁜 식습관을 면죄해 주는 카드가 아니다”라며 “단백질, 과일, 채소, 통곡물, 건강한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영양소는 이미 충족되고 있다”고 말한다.

비타민은 언제 먹는 것이 좋을까?

식단을 점검했는데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특정 영양소 부족이 확인되면 해당 비타민을 보충하도록 권장받을 수 있다. 어떤 비타민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비타민 A, D, E, K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이 포함된 식사와 함께 먹어야 흡수율이 높아진다. 반면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음식 없이도 섭취할 수 있다.

난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할까?

대부분의 비타민 부족은 식단 개선만으로 해결 가능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근육을 키울 때
헌트리스는 “근육 증가의 핵심은 결국 충분한 칼로리와 단백질”이라고 말한다. 다만 비타민 D는 근육 기능에 중요하고,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를 돕는다. 하지만 비타민 D 역시 결핍 상태였을 때 효과가 두드러졌을 뿐, 충분한 사람이 추가로 많이 먹는다고 특별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잠을 잘 못 잘 때
수면 문제가 있다면 비타민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비타민 D 부족은 수면 질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그네슘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마라톤을 준비할 때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 에너지 생산, 회복, 수분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 요구량이 증가한다.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고 비타민 C는 조직 회복을 돕는다. 또한 장거리 러닝에서는 땀으로 손실되는 나트륨 보충도 중요하다. 다만 왓킨스는 철분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구력 운동은 철분을 조금씩 고갈시킵니다. 특히 달릴 때 반복적인 착지 충격으로 적혈구가 손상되는 ‘풋 스트라이크 용혈’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철분은 산소를 근육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부족하면 체력과 지구력이 떨어진다. 붉은 고기와 시금치, 근대, 워터크레스 같은 녹색 채소가 좋은 공급원이다.

임신을 준비할 때
남성 가임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보충제도 쏟아지고 있다. 왓킨스는 “아연과 셀레늄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영양소”라고 말한다. 아연은 육류, 조개류, 견과류, 씨앗류, 통곡물에 풍부하다. 셀레늄은 정상적인 정자 생성에 기여하며 브라질너트, 달걀, 생선, 조개류에 많이 들어 있다. 그는 브라질너트를 하루 몇 알 정도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체중 증가, 흡연, 과도한 음주, 만성 스트레스가 정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보충제보다 크다고 강조한다.

매일 먹어야 좋은 영양제는?

두 전문가 모두 좋은 식단이 어떤 보충제보다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비교적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양소는 있다.

비타민 D
뼈 건강, 근육 기능, 면역 기능에 중요하다. 특히 햇빛이 부족한 겨울철에는 음식만으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 겨울 동안에는 비타민 D3 10마이크로그램을 매일 식사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타민 B12
적혈구 생성, 산소 운반, 신경 기능에 관여한다. 특히 채식주의자나 비건에게 중요하다. 부족하면 피로감과 운동 능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시아노코발라민 형태가 가장 연구가 많이 된 형태다.

오메가3
엄밀히 말하면 비타민은 아니지만 함께 언급할 가치가 있다. 연어, 고등어, 정어리 같은 등푸른생선을 주 2회 정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생선을 거의 먹지 않는다면 어유 보충제를 고려할 수 있다.

마그네슘
신경계 조절, 근육 기능, 에너지 생성에 관여한다. 견과류, 씨앗류, 통곡물, 녹색 잎채소가 좋은 공급원이다. 운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중요성이 커진다.

철분
산소 운반과 지구력 유지에 필수적이다. 특히 여성과 장거리 러너에게 중요하다. 다만 철분은 과잉 섭취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혈액검사로 결핍 여부를 확인한 뒤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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