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상위권 리그에서의 활약상과 국가 대표로서의 경력, 그리고 축구계에 이들 부자가 미친 영향력을 바탕으로 살펴봤다.
아버지와 아들이 둘 다 축구 선수였거나 축구계에 몸담은 사례는 은근히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가 K리그 소속 선수이자 U-23 대표팀에 소집되었던 사실이 잘 알려져 있긴 하나, 널리 이름을 알린 축구 선수 부자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숫자가 적긴 하나, 축구계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활약한 사례가 있다. ‘기브미스포츠’는 유럽 최상위권 리그에서의 활약상과 국가대표로서의 경력, 그리고 축구계에 이들 부자가 미친 영향력을 바탕으로 11팀의 부자 듀오를 선정해 공개했다. 이 중 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7팀 그리고 한국 축구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1팀의 부자를 정리했다.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알프잉에 홀란드 – 엘링 홀란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 부자일 것이다. 노르웨이 출신의 알프잉에는 대표팀에서도 뛰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즈 유나이티드,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한 멀티 플레이어다. 분데스리가 잘츠부르크와 도르트문트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인 아들 엘링의 맨시티 이적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대표팀과 맨시티, 양쪽의 ‘레전드’인 부자다.
아베디 펠레 – 안드레 아이유 – 조던 아이유
가나 축구의 레전드로 꼽히는 펠레는 리그앙의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에서 뛰며 유럽 정상에 선 바 있다. 유럽 내 아프리카 선수의 위상을 끌어올린 플레이메이커였다는 평가다. 슬하의 네 아들 중 축구계에 몸담은 것은 둘이다. 가수 아이유와 성씨의 한글 표기가 같아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이름의 두 아들, 안드레와 조던은 영국 팀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나 대표팀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조지 웨아 – 티모시 웨아
AS 모나코, 파리 생제르맹, AC 밀란, 첼시, 맨체스터 시티,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까지, 굵직한 유럽의 클럽에서 활약한 조지 웨아는 아프리카 출신으로 유일하게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이후 고국인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도 했으니, 여러 모로 ‘레전드’다. 아들 티모시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파리 생제르망과 릴, 유벤투스 등 유수의 클럽팀에서 뛰었고 현재는 미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프랭크 램파드 시니어 – 프랭크 램파드

프랭크 램파드는 13시즌 동안 211골을 기록한 첼시 역사상 최대 득점자다. 총 13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첼시에서 두 차례 지도자 경력을 쌓기도 했으니, 누구도 첼시에서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명실상부 ‘레전드’다. 그의 아버지 역시 클럽 팀의 레전드였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22년을 뛰며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모든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 각 클럽의 레전드라는 역사적 과업을 부자가 완성한 셈이다.
요한 크루이프 – 조르디 크루이프
요한 크루이프는 모든 면에서 단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설로 꼽히는 인물이다.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경기장 어디에서든 뛸 수 있다는 ‘토탈 풋볼’을 정립하며 한 시대의 축구 철학을 바꾸었기 때문. 안타깝게도 아들 조르디의 선수 생활은 부상 때문에 순탄치 못했다. 이후 지도자와 행정가로 길을 튼 그는 현재까지 축구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부자는 전술과 철학 중심의 ‘문화 유산’을 축구계에 남겼다는 평가다.
피터 슈마이켈 – 카스페르 슈마이켈

피터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문장 중 하나다. 199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9년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동시 석권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일한 골키퍼라는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아들 카스페르 역시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아 골키퍼가 되었고, 레스터 시티에서 뛰며 2016년 팀의 기적적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며 ‘레전드’의 반열에 올랐다. 세대에 걸쳐 같은 포지션에서 성공을 거둔, 흔치 않은 부자 선수다.
체사레 말디니 – 파올로 말디니
아버지 체사레는 AC밀란의 첫 전성기를 이끈 리베로이자 1960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아들 파올로는 AC밀란에서 25년 간 원클럽맨으로 뛰며 수많은 트로피를 거머쥔 역대 최고 수비수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국가와 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것. 아버지와 아들 모두가 능력을 갖춘 덕인지, 흥미롭게도 2002 한일 월드컵에는 부자가 함께 출전했다. 당시 체사레는 파라과이 대표팀 감독이었고, 파올로는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였다.
차범근 – 차두리

‘차붐’은 분데스리가의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뛰며 UEFA컵 2회 우승을 이끈 한국 축구의 개척자이자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 및 행정에서 국내 축구 저변을 넓히기 위해 애썼다. 아들 차두리 역시 분데스리가 및 대표팀에서 맹활약했고, 현재는 K리그2 화성FC의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 ‘키커’의 전 편집장 라이너 홀츠슈는 “분데스리가를 통틀어도 차씨 부자처럼 대를 이어 왕성한 활약을 보인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