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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도 꼭 본다, 1,200만 야구팬이 야구를 보는 진짜 이유

2026.04.24.이재영

한국프로야구 KBO가 지난 3월 개막했다. 2025년에는 역대 최초 1,200만 관중을 넘어서고 좌석 점유율은 82%가 넘었다. 그야말로 야구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야구 좀 본다는 주변 사람은 어째서 하나같이 화를 내면서까지 보고 있을까? 20년 차 ‘한화 이글스’ 보살 출신 에디터가 말한다. 그것은 사랑이라고.

연고지 팀의 오랜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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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 바로 팬들은 연고지가 같은 구단에 애정이 크다는 것이다. ‘한번 이글스는 영원한 이글스’라는 말이 있다. 아빠 손잡고 갔던 야구장이 어디였는지, 내가 살던 고향이 어디였는지에 따라 내가 응원할 팀도 함께 결정되는 것이다. 성적순도 아니고 매력적인 선수의 영향도 아니다. 팔이 안으로 굽듯, 욕해도 내가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잘하든 못하든 선수와 팀을 애증으로 오래도록 응원한다.

선수들의 드라마틱한 성장 스토리

‘2군을 전전하던 선수가 좋은 기회로 1군에서 맹활약해 끝내 팀의 레전드로 우뚝 선다.’라는 전개는 남자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스토리다. 그런데 이런 스토리를 야구에선 종종 볼 수 있다. 연습생으로 시작해 MVP와 홈런왕을 따내고 영구결번까지 이뤄낸 한화 이글스 장종훈 선수가 좋은 예다. LA다저스의 오타니 역시 소년 만화 같은 성장 스토리를 MLB에서 투수와 타자 부문 모두에서 쓰고 있다. 지금도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혹독한 프로의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쓰는 스토리는 그 어떤 영화보다 뜨겁다.

간헐적 도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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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것 때문에 야구를 끊을 수 없다. 인생도 야구도 9회 말 2아웃부터 라는 말이 있듯 극적인 순간에 나오는 역전 홈런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또한, 잡을 수 없는 타구를 낚아채는 수비를 한다거나, 끈질긴 수싸움 끝에 던진 결정구를 볼 때면 야구는 도파민 그 자체로 느껴진다.

잘하든 못하든 스트레스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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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플레이는 도파민이 뿜어져 나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면, 본헤드 플레이(이해할 수 없는 실수)는 욕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어느 쪽이든 스트레스는 풀린다. 잘하건 못하건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응원하는 팀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아주 홀가분하다. 오히라 데쓰야 교수 연구팀은 야구 경기를 시청한 후에는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져 시청 전보다 뇌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다양한 경기장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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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직접 관람을 가면 표를 사는 순간부터 두근거린다. 경기장에 도착하면 탁 트인 구장의 개방감에 한 번, 나와 함께 응원하는 팬들을 만나 함께 응원하는 맛에 두 번 놀란다. 시구자가 누구인지, 애국가를 부르는 사람은 누구인지는 언제나 초미의 관심사다. 여기에 구장마다 특성 있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치어 응원에 맞춰 응원하면 흥이 절로 난다.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거나 구경하는 재미, 팬들의 독특한 복장이나 유니폼을 보는 재미, 쉬는 시간에 펼쳐지는 경품 이벤트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안 볼 이유가 없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feat. 스토브리그)

시즌이 끝나면 팬들은 하나같이 쓴소리한다. 심지어 우승 팀마저 더 잘 해야 한다며 채찍질한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야구팬들은 안다. 패넌트레이스와 토너먼트를 거치며 그들이 반복했던 부족했던 판단과 소통을.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팀이기 때문에 잘한 것과 못한 것을 철저하게 분석해 다음 시즌의 기대감을 높인다. 꼴찌팀은 드래프트 1순위로 좋은 선수를 영입해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1위 팀은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FA로 시장에 나온 선수들이 어느 팀으로 가는지를 유심히 보다 보면 내가 감독이 된 듯 투수 로테이션과 타순을 짜고 있다. 스토브리그가 끝나면 3월이다. 야구팬들은 다시 6시 30분에 TV를 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