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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찰나가 만든 강렬한 장면들

2026.05.12.조서형

눈 깜짝할 사이.

수영 SWIMMING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

남자 평영 200M 결승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수영 대회에서 평영으로 물살을 가르고 있는 독일의 마르코 코흐. 물 위와 아래가 동시에 포착되며 한 장의 사진 안에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르는 독특한 느낌이 든다. 정확한 대칭이 데칼코마니 작품처럼 느껴지고, 수면의 굴절 효과로 팔이 네 개로 퍼져 보인다. 마치 슬로모션을 압축한 인상을 준다. 정면에서 정확하게 물을 뿜는 타이밍을 잡아내 여기까지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야구 BASEBALL
밀워키 메이저리그 내셔널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야구팀 밀워키 브루어스의 투수 애런 이시비가 공을 던지려는 순간, 지붕이 열린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 경기장을 통해 한 줄기 햇살이 비쳤다. 그림자를 활용해 노출을 맞추고 셔터를 누른 찰나, 투수는 마치 무대 위에서 하이라이트를 받고 있는 우아한 발레리나처럼 떠오른다. 빛과 어둠이 갈린 경기장 속에서 관중의 기대에 찬 시선까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기계체조 GYMNASTICS
유럽 기계체조 선수권 대회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대회 첫째 날, 스웨덴 대표팀의 마야 스탈이 평균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점프와 착지 사이, 선수가 공중에서 몸이 완전히 펼쳐진 채로 떠 있는 짧은 정적의 순간이 마치 시간을 멈춘 것처럼 강렬하다. 별 모양으로 터지는 관중석의 셔터가 분위기를 더욱 환상적으로 연출했다. 사진가는 이 장면의 표현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수 별 효과 카메라 필터를 활용했다.

풋볼 FOOTBALL
이집트 샤르키아주 알쿠다 풋볼 토너먼트 결승전

팀 알누만과 팀 알가바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이집트 알쿠다. 흙이 훤히 드러난 인조 잔디 바닥에서 키커와 골키퍼가 1:1로 대치하고 있는 페널티킥 상황. 관중석은 없지만 건물 옥상, 발코니, 골대 뒤까지 경기를 보려는 사람으로 꽉 찼다. 심판과 라인맨을 비롯한 동네 전체가 키커의 발끝에서 출발한 공에 몰입한 순간. 순간을 진짜로 만드는 건 어디서 뛰느냐보다 어떻게 뛰느냐다.

서핑 SURFING
서프타운 뮌헨 프라이빗 트레이닝 세션

레이백 핵 동작을 선보이고 있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아엘란 바스트. 일정한 인공 파도에서 특정 기술과 공중 동작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선수들을 촬영했다. 사진 속 선수는 2024년 올림픽 서핑 금메달리스트 카울리 바스트의 동생 아엘란. 이른 새벽에 플래시를 사용해 밝은 물과 튀어 오르는 물보라를 배경으로 사람의 실루엣을 강조했다.

육상 TRACK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100미터 준결승 레이스

단거리 경주는 0.01초로 승부가 갈린다. 모두가 이를 악물고 달리는 순간, 한 선수만이 뒤를 돌아보며 미소 짓고 있다. 선수들의 속도에 맞춰 배경이 흐르는 와중에, 우사인 볼트의 여유로운 표정만 또렷하게 잡힌 이 장면은 승부의 긴장 대신 압도적인 여유를 보여준다. 그는 이 대회에서 9초 81의 기록으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어쩜 그는 성까지 번개를 뜻하는 볼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