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 수압 아님! 부동산이 안 알려주는 입주 전 확인할 것 6

2026.06.26.민구

부동산은 절대 먼저 알려주지 않는다. 입주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들. 이사만 아홉 번 해본 에디터가 깔끔하게 정리했다.

등기부등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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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광이 좋죠?” 그렇다. 집 보러 가면 햇빛부터 본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건 등기부등본이다. 등기부등본에선 집주인이 누구인지, 빚이 얼마인지(근저당), 압류나 경매 등 권리관계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핵심은 ‘을구’의 근저당이다. 근저당과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에 근접한다면 경매 시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 이른바 깡통전세다. 발급은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가능하다. 그리고 한 번이 아니라 계약 직전과 잔금 치를 때, 입주 직전에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게 좋다. 입주 전에 집주인이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광은 살면서 적응되지만, 떼인 보증금은 적응이 안 된다.

집주인이 진짜 집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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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많이 놓치는 게 ‘계약 상대가 진짜 소유자인가’다. 신분증의 이름과 등기부등본의 소유자 이름이 같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리인과 계약한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도 꼭 챙겨봐야 한다. 특히 신탁이 설정된 집은 한 번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등기부 ‘갑구’에 신탁이 적혀 있다면 계약 권한이 집주인이 아닌 신탁회사에 있을 수도 있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계약했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신분증과 등기부등본의 인적사항을 대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남짓이다. 그 1분을 건너뛰면 가짜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건네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특약사항, 계약서 빈칸의 힘

계약서엔 특약사항이라는 빈칸이 있다. 여기에 뭘 적느냐가 나중을 가른다. ‘잔금일까지 현재 권리관계를 유지하며, 위반 시 계약을 무효로 하고 보증금을 전액 반환한다.’ 이는 계약 이후 집주인이 추가 대출을 받는 상황에 대비하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권하는 한 줄이다. 여기에 추가하자면 ‘임대인은 임차인의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취득에 협조한다’, ‘입주 전 발견된 하자는 임대인이 수리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한다’ 같은 조항도 기본적으로 넣으면 좋다. 게다가 옵션 가전 고장 시 수리 책임도 미리 정해두면 나중에 머리 아플 일이 없다. 빈칸을 그냥 두지 말자. 집주인이 피곤해해도 구두로 합의한 건 다 적자. 말로 한 약속은 증거가 없다.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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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따져도 불안하다면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하는 게 좋다. 사실 필수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을 통해서 가입하는 이 보험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해주는 제도다. 핵심은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집은 그 이유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포기한 집이 한 곳 있었다.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결정이 마음을 가장 편하게 해줬다. 보증료가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보증금은 적은 돈이 아니다. 안전장치 하나쯤은 꼭 있어야 한다.

남향이라고 해가 드는 건 아니다

건물에 가리면 한낮에도 집 안이 어둡다. 남향이라는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는 뒤늦게 후회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낮에 가서 집을 봐야 한다. 채광은 단순히 밝기의 문제가 아니다. 햇빛이 안 들면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빨래도 안 마르고, 겨울엔 더 춥다. 창문의 방향만큼 중요한 건 집 앞이 얼마나 트여 있느냐다. 직접 창가에 서서 하늘이 얼마나 보이는지 확인하자. 반지하나 1층이라면 방범창이 단단한지, 창문의 잠금 상태가 멀쩡한지 확인하는 게 좋다.

사진과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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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하기로 결정했다면, 이제 기록할 차례다. 특히 계약 직전과 입주 당일의 집 상태는 꼭 사진으로 남기자. 벽의 흠집, 가전 상태, 곰팡이 흔적까지. 퇴거할 때 ‘원래 그랬다’는 걸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머리로 기억하려 하지 말자. 사진 한 장, 메모 한 줄이 나중의 분쟁과 후회를 막는다. 처음 방을 구하는 사람에겐 기록이 가장 든든한 무기다.

민구

민구

프리랜스 에디터

민구는 1인 가구, 건강, 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주로 다루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2009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편집자, 공연 기획자, 문학 행정가로 일했고 시집 '세모 네모 청설모', '당신이 오려면 여름이 필요해', '배가 산으로 간다' 등을 출간했습니다. 갓 구운 빵 냄새, 그리고 뜨거워서 혀가 델 것 같은 아메리카노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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