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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신제품-1

2011.07.06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파나소닉 HX-DC1

2009년 말, 파나소닉이 산요를 인수했다. 방만한 경영이 가져온 위기를 산요는 넘지 못했다. 그래도 당시 산요에 희망이 있었다면 작티의 성공이었다. 산요의 생각은 꽤 신선했다. 너도 나도 사진을 말할 때 동영상 촬영이 중심이 되는 하이브리드 캠코더를 만들었다. ‘동영상이 참 잘 찍히는 카메라’라는 개념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총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혁신적이었다. 스노보더들이 애용하면서 꽤 근사한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아이팟만큼은 아니지만 카메라 업계의 작티에 대한 존중이 컸기에 파나소닉 버전 작티도 기대가 컸다. 더군다나 파나소닉은 디지털 영상 분야에 전폭적인 투자 중이었다. 3D 촬영 캠코더는 물론 다양한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내놓았고 반응도 점유율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작티와 같이 특징이 뚜렷한 제품을 추가시키는 건 기존의 제품군과도 겹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무리 없어 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출시된 작티의 후손 HX-DC1는 정말 여러 면에서, 무리가 없다. 무게가 163그램, 가격은 최저가격 33만원이다. 풀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것 치고 저렴하긴 하지만, 속내를 보면 터무니 없이 저렴하진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렌즈 최대 밝기 F3.5, 최대감도 1600, 광학줌은 12배다. 몇 년 전에나 나왔을 법한 제품이다. 최근에 나온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도 조리개 F2.x부터 시작하고 감도는 6400 이상이 대부분이다. 조리개가 어두운 이유는 고배율 광학줌 탑재 때문인 줄 알았는데, 고작 12배 줌이다. 최근에 18배줌이 대세인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가격이 부담 없는 절대적 이유는 화각에서 찾을 수 있다. HX-DC1의 최대광각은 필름 환산 39밀리미터. 보통, 표준화각으로 분류되는 화각이다. 카메라는 부담이 없는데, 사용하는 사람은 부담 한가득이다.

RATING ★★★☆☆
FOR 발신자 부담.
AGAINST 수신자 부담.

델 XPS 15z

XPS시리즈는 델에서 출시하는 얇은 제품군의 이름이다. XPS 15z의 화면은 15인치지만 노트북의 두께는 2.5센티미터가 채 되지 않는다. 궁금증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동이 용이한 중형 노트북이 왜 필요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큰 화면이 필요한 ‘전문적인 작업’에서의 필요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XPS 15z는 두께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무게에서는 아니다. 2.5킬로그램. 15인치를 생각하면 가볍지만 1백만원 이하 15인치 노트북 중 2킬로그램 초반대의 제품들도 부지기수다. 물론 XPS 15z가 슬라이딩 DVD 드라이브를 기본사양으로 탑재하고 있다는 장점은 있다. 안타까운 점은 그게 딱히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는 점이다. 딱 이런 제품이 있다. 맥북프로. XPS 15z는 맥북프로와 매우 흡사하다. 닮은 걸 넘어서 작정하고 따라 만든 듯한 혐의도 있다. 델이 맥북프로를 흉내 내는 생각 자체는 나쁘지 않다. 이미 중형 노트북에서 크게 성공한 디자인을 따라하면서 성능은 비슷하게, 가격은 저렴하게 출시하는 전략. 이 모방의 역사는 아다모부터 시작한다. 맥북에어와 경쟁하기위해 나왔던 아다모는 기존의 사고를 깨는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단종되었다. 델은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방법을 택했다. XPS 15z는 맥북프로가 가진 ‘전문가용 노트북’의 외형과 겹쳐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이 맥북프로를 사용하는 이유가 꼭 디자인 때문은 아니다. 맥 OS 기반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는 뜻도 있다. ‘파이널 컷 프로’나 ‘로직’은 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맥북프로는 이 프로그램들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된다. 그래서 엔가젯의 XPS 15z 평가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장점 : 맥북프로와 닮았다. 단점 : 맥북프로와 닮았다.” 가격은 최저가 137만원대.

RATING ★★★☆☆
FOR 맥북프로 구입 희망자.
AGAINST 맥북에어 구입 희망자.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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