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이 달의 차, 피아트500

2013.03.13GQ

이달, 지큐가 선별한 단 한 대의 자동차를 위한 영예. 3월엔 피아트 500이다.

엔진 직렬4기통 가솔린배기량 1,368cc변속기 자동 6단구동방식 전륜구동(FF)최고출력 102마력최대토크 12.8kg.m공인연비 리터당 12.4킬로미터가격 기본형 팝 2천6백90만원, 고급형 라운지 2천9백90만원, 컨버터블 500C 3천3백만원

피아트 500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을 단숨에 설레게 한 차는 없었다. 피아트 500 출시를 기점으로 한국 수입차 시장에는 또렷한 변곡점이 생겼다. 크기는 경차 규격을 아슬아슬하게 상회한다. 단 4센티미터 넓다. 그 4센티미터 때문에 각종 특혜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경차의 엔진 배기량 규정이 1000cc 미만이고, 이탈리아에는 900cc 엔진을 쓰는 피아트 500이 있다 해도 그 차를 굳이 들여오는 데는 고민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1,368cc 가솔린 엔진과 피아트 500의 작고 가벼운 몸이 만났을 때의 유쾌함은 개안한 듯 선명하다.

‘바아앙!!!’ 하고 안달 난 것 같은 소리를 내는 엔진, 이탈리아 자동차 특유의 민첩한 감각, 몇 가지 색깔의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은밀한 가능성까지. 게다가 지금 한국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자동차 중 피아트 500만큼 선량하고 예쁜 표정을 짓는 차는 없다. 이 지점이야말로 피아트 500을 선망하는 모든 마음의 근본일 것이다.

피아트 500C
피아트 500을 기본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천 지붕을 얹은 모델이다. 시속 80킬로미터까지는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 차체의 기본적인 골격을 해치지 않으면서 지붕만 열리는 형식이라서, 차 안에 있는 사람은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다. 빨강, 검정, 상아색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천 지붕이 접히는 자태마저 곱고, 다 열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개방감은 기대치를 상회한다.

천 지붕은 이런 식으로 차곡차곡 접히고, 헤드램프 안에도‘500’이라고 곰살맞게 쓰여있다. “나를 가진 사람만, 세심하게보살펴주는 사람만 볼 수 있어요” 소곤거리듯. 피아트 500 고급형,라운지의 실내는 이렇게 생겼다. 기본형 모델은 에어컨을 조작하는버튼이 수동 방식이다. 동그란 계기판 안에서 속도와 엔진 회전수를동시에 확인할 수 있고, 알파인 6 오디오 시스템은 의외로 짱짱한소리를 낸다. 전체적으로 플라스틱으로 마감된 실내에서 느낄 수 있는아쉬움은 옵션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패널 외에도 여덟 가지 색깔 중에서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FIAT?

피아트는 1899년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자동차 회사다. 피아트 그룹에는 피아트, 알파 로메오, 란치아, 아바스, 페라리, 마세라티 등 옹골찬 브랜드가 고루 속해 있다. 지난 1백14년 동안, 로고는 이렇게 변해왔다.

The Heritage of Fiat 500

한 대의 자동차가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 데는
역사가 필요하다. 피아트 500은 이런 식으로 고유하게, 60여 년 동안 스스로를 지켜왔다. 세세한 변화는 있었지만 언어와 철학은 고수했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견고한 흐름이 생겼고, 피아트 500을 가져야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도 그대로 이어졌다.

1 BMW 미니 쿠퍼 SE 2 폭스바겐 골프 1.6 TDI 3 기아 모닝 4 쉐보레 스파크

Your shopping list

수입차 중, 조금이라도 고민의 여지가 있는 차를 고른다면 미니 쿠퍼 SE와 폭스바겐 골프 1.6 TDI 뿐이다. 미니 쿠퍼 SE는 3천40만원이다. 폭스바겐 골프 1.6 TDI는 3천1백10만원이다. 피아트 500과 500C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이 염두에 둘 만한 가격이지만, 자동차 자체의 성능을 고려하면 좀 애매해진다.

피아트 500의 매력과 미니의 재미, 골프의 합리는 아주 다른 맥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기는 쉐보레 스파크와 기아 모닝과 비슷하면서 미니의 재미, 골프의 합리와는 또 다른 감성. 피아트 500은 본능으로 접근하는 게 옳은 차다.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소유욕이 극에 달한 바로 그때. 연비와 출력, 달리기 성능을 꼼꼼하게 비교하기 시작하면, 영원히 가질 수 없을 테니까. 테니까.비교하기 시작하면, 영원히 가질 수 없을 테니까. 테니까.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이신구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