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그 가방에 그 구두

2014.05.07오충환

간결한 송아지 가죽 브리프 케이스 2백28만6천원, 아. 테스토니. 코도반 윙팁 구두 1백14만원, 알든 by 유니페어.

솜프레로 송아지 가죽 메신저 백 가격 미정, 에르메스. 더비 가격 미정, 생 로랑 파리.

윤기가 흐르는 마드라스 양가죽 토트백 가격 미정, 보테가 베네타. 코도반 더비 1백10만원, 까르미나 by 유니페어.

사피아노 브리프 케이스 2백만원대, 프라다. 견고하고 두툼한 브이팁 구두 48만8천원, 얀코.

5월은 가방과 구두가 우박처럼 쏟아지는 호방한 시기. 사진으로만 보던 제품들이 바다를 건너와 ‘본격’의 분위기를 내기 시작한다. 날씨는 매일 좋아지고 거리마다 꽃향기 가득하니 뭐라도 하나 사고 싶은 기분이 안 들 수가 없다. 이럴 땐 형형색색 유행을 따르기보다 내년에도 후회할 일 없는 견고한 가죽 가방과 엄격하게 만든 구두를 고르는 게 답이다. 특히 기분이나 낼 요량으로 필요 없는 물건을 잔뜩 사는 남자에게 권하겠다. 몇 년이 지나도 새것 같은 사피아노로 만든 프라다의 매끈한 가방이나 고집스러운 에르메스의 에트리비에 메신저 백은 한 번 사두면 삼대가 든든하다. 스페인에서 굿이어웰트 공법으로 제대로 만든 얀코 구두도 있다. 이름은 좀 낯설어도 10년 손님은 단골 축에도 못 드는, 신을수록 정이 가는 좋은 구두다. 튼튼하고 드높은 아웃솔이 마음에 쏙 들고, 가격도 괜찮다. 아니면 납작 엎드린 짐승처럼 보이는 생 로랑 파리의 검정색 구두는 어떤가. 공법과 가격을 떠나 신기만 하면 어떤 룩이든 ‘쿨’해 보이는 기묘한 신발이다. 그러니까 절대 후회할 일 없는 가방 네 개와 구두 네 켤레 이야기다.

    에디터
    오충환
    포토그래퍼
    정우영
    스탭
    어시스턴트 / 정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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