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지금 다이어트중

올해 파리 모터쇼에선 21개국 1백70개 브랜드가 신차를 쏟아냈다. 찌뿌듯한 경기를 반영하듯, 아담하고 연비 좋은 차가 대세였다.

01 [재규어 XE]
아우디 A4,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경쟁할 ‘베이비 재규어’다. 재규어가 이 세그먼트에 도전하는 것은 XE로 두 번째다. 2001~2009년 재규어는 X타입을 야심차게 선보였다가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X타입은 당시 모기업이었던 포드 몬데오를 밑바탕 삼았다. 그런데 그 공공연한 비밀이 차의 상품성으로 너무 뻔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이번엔 확연히 다르다. 파리 모터쇼 개막 하루 전 재규어가 파리 센 강의 특설 무대에서 마련한 XE 기술설명회에 참석했다. XE는 동급 최초의 알루미늄 차체로 라이벌과 차별을 꿈꿨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및 디젤, V6 3.0L 슈퍼차저 등 3가지다. 차체의 75퍼센트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역대 재규어 세단 중 가장 가볍고 단단하며 공기역학적이다. 향후 F타입을 제외한 모든 재규어는 XE의 플랫폼을 변형해 쓰게 된다. 재규어가 강조하는 XE의 강점은 운전 재미다. 이를 위해 앞뒤 무게배분을 반반씩 나누고, 정교한 전자식 스티어링을 달았다. 지난해 재규어는 전 세계에서 7만 6천여 대를 팔았다. 2018년 재규어는 이 숫자를 22만 대로 바꿔놓을 작정이다. XE와 곧 나올 SUV가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02 [미니 5도어]
미니는 5도어 모델을 더했다. 미니의 55년 역사상 소형 해치백에 뒷문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뒷문이 없어 살까 말까 주저하는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서다. 미니는 뒷문을 달기 위해 앞뒤 바퀴 사이를 72밀리미터 더 늘렸다. 엔진은 문 두 개 달린 미니 쿠퍼 시리즈와 같다.

 

03 [폭스바겐 XL 스포트 콘셉트]
폭스바겐 그룹의 2억 대 생산을 기념해 제작된 차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XL1을 기반으로 역동성을 극대화시킨 콘셉트카. 2기통 1.2리터 엔진과 전기 모터, 7단 DSG 변속기를 짝지었다. 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시간은 딱 5.7초다.

 

04 [람보르기니 아스테리온 LPI 910-4]
람보르기니가 이산화탄소 평균값 낮추기에 나섰다. 아스테리온 LPI 910-4를 앞세웠다. 이 차는 V10 5.2L 엔진과 전기 모터를 엮어 910마력을 낸다. 그런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킬로미터당 98그램에 불과하다. 아스테리온은 인간과 황소의 모습이 섞인 신화 속 존재다.

 

05 [BMW X6]
쿠페 스타일 SUV의 원조인 X6가 신형으로 거듭났다. 2007년 데뷔했고 이번이 2세대 째다. 덩치를 키워 머리 및 짐 공간을 넓혔다. 각종 전자 장비로 움직임도 정교하게 다듬었다. BMW는 이번 X6 외모의 특징으로 존재감을 꼽았다. 더 부각시켰으면 큰일 날 뻔했지만….

06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 A]
루카 디 몬테제몰로 페라리 회장이 직접 이 차의 베일을 벗겼다. 그의 실질적인 마지막 무대다. 458 스페치알레 A는 4백99대 한정판이다. 최고출력은 605마력으로 1리터 당 135마력을 뿜는 셈이다.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중 최강이다. 지붕은 14초 만에 벗길 수 있다.

 

07 [BMW 2시리즈 컨버터블]
이 차는 1시리즈 컨버터블의 후속이다. BMW의 컨버터블 가운데 가장 아담하다. 특수 직물로 짠 지붕은 시속 50킬로미터 이하로 달리면서 20초 내에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내장된 심 카드를 통해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물론 유럽에서만.

 

08 [포르쉐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카이엔이 성형수술로 거듭났다. 변신하는 김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더했다. 바로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다. 포르쉐의 주장에 따르면 이 차는 3.4리터의 연료로 1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파나메라의 경우 전체 판매 가운데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9퍼센트다.

 

10 [현대 i20] 

이번 i20은 독일의 현대차 유럽연구소에서 개발했다. 초고장력강판 비율을 기존의 26퍼센트에서 42퍼센트로 늘렸다. 엔진은 1.25~1.4리터 가솔린 및 디젤 5가지다.

 

11 [인피니티 Q80 인스피레이션]
Q80은 예고편이다. 최고급 세단 시장에 재진출 하겠다는 인피니티의 의지가 엿보인다. 외모는 도전적이다. 전형적인 세단과 다르다. 지붕이 꽁무니로 가파르게 떨어진다. 앞좌석처럼 뒷좌석도 독립식이다. 차체 길이는 5미터, 너비는 2미터를 넘는다. 그러나 높이는 1.35미터에 불과하다.

 

12 [메르세데스-벤츠 B클래스]
B클래스가 다른 벤츠 형제를 따라 얼굴을 뜯어 고쳤다. B클래스는 2005년 첫선을 보였고, 2011년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이번에 다시 한 번 부분 변경을 거쳤다. 2.5세대 B클래스는 디젤 5종, 가솔린 4종, 천연가스 및 전기까지 총 11가지 파워트레인 가운데 고를 수 있다.

13 [볼보 XC90]
볼보 최초의 SUV였던 XC90이 2세대로 진화했다. 13년 만의 변화인 만큼 혁신으로 가득하다. 외모가 180도 달라진 건 시작에 불과하다. 실내에서 각종 기능은 깨알 같은 스위치 대신 터치 패널로 조작한다. 볼보가 자존심 걸고 개발한 안전장치도 아낌없이 담았다.

 

14 [폭스바겐 파사트]
현재 국내에서 미국형이 판매 중인 가운데, 이번에 파리에서 8세대 신형이 등장했다. 배가 살살 아파온다. 유럽형이 더 예뼈서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도 미국형보다 최신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수입을 검토 중이다. 이번엔 또 다른 누군가 배가 아플 차례다.

 

15 [아우디 TT 로드스터]
파리에서 지붕을 열 수 있는 신형 TT가 공식 데뷔했다. 지붕을 오려낸 것만 빼면 전반적인 디자인은 쿠페와 같다. 하지만 어찌나 날카롭고 정교하게 디자인했는지 실물을 봐도 그림 같다. 아우디의 디자인 언어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고성능 버전인 TTS로드스터도 함께 데뷔했다.

 

16 [아우디 A6]
앞뒤 램프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었다. 그릴의 가로 주름을 촘촘히 채워 보다 수평적인 느낌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아우디코리아는 파리 모터쇼 보도 자료를 내지 않았다. 아마도 밀어낼 재고가 남아 있는 탓일 거다.

 

17 [메르세데스-벤츠 C 63 AMG]
엔진은 V8 4.0리터 바이터보다. C 63은 476마력, C 63 S는 510마력을 낸다. 세단과 왜건으로 나왔다. C 63 S는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을 4초에 끝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킬로미터에 묶었다.

 

18 [푸조 508]
푸조는 기존의 작명 공식을 파괴 중이다. 이번에 내놓은 기함 508 역시 마찬가지다. 원래대로라면 509여야 한다. 그러나 이름은 그대로 둔 채 나머지를 몽땅 바꿨다. 308의 진화가 예고편이었다. 표정과 몸매가 돌연 점잖아졌다. 아직은 보수적인 중국을 염두에 둔 변화다.

 

19 [스마트 포투/포포]
스마트 포투가 3세대 신형으로 거듭났다. 2004년에 나와 3년만에 단종되었던 포포도 부활했다. 르노와 함께 개발한 뼈대를 쓰되 차체 길이에 차이를 뒀다. 71~90마력을 내는 직렬 3기통 898~999㏄ 엔진을 뒷좌석 아래 얹고 뒷바퀴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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