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맥스의 집

에어맥스의 생일 잔치에서 벌어진 일.

 

지난 3월 26일, 신사동 가로수길에 수상한 외모의 자동차가 등장했다. 온 몸을 색색으로 칠한 채 커다란 신발 상자를 얹은 세 대의 자동차. 모두 나이키의 생일잔치 ‘하우스 오브 에어맥스’를 알리기 위해 나이키가 준비한 것이었다. 신발 상자로 변신한 건물, 곳곳에 보이는 풍선과 에어맥스 스티커, 그리고 각종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인파…, 이날 하루만큼은 가로수길이 온통 에어맥스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스물여덟 번 째 생일, 나이키 에어맥스 1은 1987년 3월 26일 미국에서 태어났다. 말로만 듣던 ‘에어’의 존재를 직접 드러낸 최초의 운동화. 이후로 나이키에선 셀 수 없이 많은 에어맥스 시리즈가 등장했다. 그런데 잠깐, 어째서 나이키는 서른 번째도 아닌, 스물여덟 번째의 생일을 이렇게나 성대하게 준비한 걸까? 이날은 무엇보다 최초의 에어맥스가 될 뻔 했던 에어맥스 제로의 탄생을 알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지난 에어맥스 시리즈를 거꾸로 되새겨, 에어맥스 제로의 탄생까지를 살펴보는 시간. 에어맥스 1부터 90, 180, 93, 95, 97, 2003, 360, PLUS, 2015 등등 시리즈를 망라한 약 100여 켤레의 각종 에어맥스를 전국의 스니커 콜렉터로부터 수집해 전시했다. 한편, 나이키는 전 세계 에어맥스 마니아 중 단 7명을 선정해 그들의 이야기를 영상과 사진으로 담았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나이키 콜렉터, 배우 박해진이 한국 대표로 뽑혔다. 그가 보유한 1천 켤레의 스니커 중, 유독 사연이 깊은 스무 켤레의 에어맥스도 하우스 오브 에어맥스에 전시했다. 대개 에어맥스 97 원년 오리지널과 같은, 이제는 구경조차 힘든 모델들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건 에어맥스 제로. 가장 최신의 에어맥스부터 시간을 거슬러 전시장을 따라가면 에어맥스 제로의 방에 다다르게 된다. 에어맥스의 아버지, 팅커 햇필드의 1985년 당시 작업실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섹션. 세상 첫 번째 에어맥스가 과연 어떤 환경에서 태어날 수 있었을지, 잠시나마 짐작해볼 수 있었다. 수많은 에어맥스에 둘러 싸여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만한 기분, 하지만 하우스 오브 에어맥스의 경험은 그저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전시와 함께 열린 에어맥스 워크샵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스타일 토크,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축하 공연과 파티까지, 모든 감각이 더 빽빽하게 채워진 기분. 하나의 운동화가 아이콘을 넘어 문화로까지 자리매김하는 과정, 하우스 오브 에어맥스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