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이 뭐예요? – 2

교수, 헤어 스타일리스트,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PR이 말하는 유행의 황당함과 합당함.

이민수 36세 | 한양대학교 서피스인테리어디자인학과 교수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소속감과 소외감이 결부된 집단 멘탈리티.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집단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결핍.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B급 코드, 탈디지털, 아날로그적 감성.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결속력 강한 소수 집단이나 표현 욕구가 강한 무리에 의해 극적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이 대중적 보편성으로 권력을 획득할 때 유행이 된다.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문화 전반에서 그런 감성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유행을 살피기 위해 참고하는 특별한 매체는 없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개인적으로 영감을 얻고 싶을 때는 소속감이 강한 소수 집단과 취향 공동체, 표현 욕구가 강한 계층들의 코드를 참고한다. 예를 들어 오타쿠, 팬덤, 힙합 크루,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 성소수자들의 문화 같은 것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내가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대중 또는 일부 소수 계층이 어떻게 유행을 만들고 확장시키는지, 그 관계성을 유심히 관찰하는 편이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글쎄….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듀스와 서태지가 한참 유행했을 때, 힙합 바지를 입거나 마스크를 쓰고 다닌 적이 있다. 그때는 그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창피하다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사대주의적 태도. 백인우월주의. 체 게바라.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모르겠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잘 모르겠다.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이제는 클래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것. 오래 지속된 유행은 패러다임 혹은 클래식이 된다.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1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그다지 유행을 따르는 편은 아니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없다.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없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디지털 코드.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반-디지털적인, 한 마디로 사람 냄새 나는 모든 대상. 유행은 결핍과 풍요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잡으며 순환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키보드 타이핑과 스마트폰 사용이 많을수록 아날로그적인 행위, 예를 들면 글씨를 쓰고 지우는 감각에 대한 회귀 본능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른 것이 연필이다. 

 

강주현 32세 | 콩티드툴레아 대표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이슈가 되는 어떤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매력.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많은 사람이 제주도의 슬로라이프를 지향하고 취향을 보여주려고 하면서 시작된 것 같다.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SNS를 보면, 패션보다는 인테리어나 여행 등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는 것 같다. <킨포크>나 <모노클> 같은 잡지가 유행하는 것만 봐도 그렇고.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예전엔 TV였지만 , 지금은 검색을 많이 한다. 특히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통하면 블로그나 구글링보다 훨씬 빠르게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직접 사진을 올리는 건 별로지만, 반대로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없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고등학생 시절에 시도했던 힙합 패션과 헤어 스타일. 그땐 유행에 뒤처지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없다.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모르겠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스타벅스. 식사 후엔 모두가 손에 스타벅스 컵을 들고 다녔다.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화이트 티셔츠와 청바지. 여전히 화이트 티셔츠와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쉽지만 제일 어려운 패션이라는 게 문제지만.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3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유행을 따르진 않지만, 유행이 뭔지는 알려고 노력한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향초. 미국 유학 시절, 거기선 향초나 디퓨저는 휴지처럼 생활의 필수품이자 일부였다.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빈티지 진.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클러치 백.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자기만의 컬렉션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시간을 갖고 하나둘 모으다 보면 물건에 대한 추억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난 여행을 갈 때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향수를 모은다.

 

유다 39세 | 헤어 스타일리스트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매체나 매스컴을 통해 멋지게 포장된 어떤 걸 무작정 따라 하는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한국식 유행은 유명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투 블록 헤어 컷과 이마를 솥뚜껑처럼 덮어 한쪽으로 치우친 머리.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아이돌.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남자들이 머쓱해하며 사진을 들고 와서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말할 때.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직업 덕에 찾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편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이게 유행이구나’ 바로 알 수 있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그렇지 않다. 모두가 똑같거나 비슷해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그때의 유행과 내 취향이 맞는지 지금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투 블록 컷이나 탈색 헤어가 유행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건 아니니까.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유행을 따르기엔 모두의 생김새나 취향이 다르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색색별 염색을 해봤고, 특히 <슬램덩크>의 강백호 스타일을 좋아했다. 서태지 머리부터, 아프로 헤어스타일, 일명 예수님 머리, 단발머리 그리고 그와 함께 유행했던 그때의 패션까지 모두 겪어봤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과거엔 일본 사람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지하철을 타면 어른들께 많이 혼났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앞머리를 옆으로 쏠려서 이마를 다 덮는 솥뚜껑 같은 헤어스타일. 편두통을 유발하고 척추도 상한다.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고 다니는 것과 같다.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평범하게 길이를 맞춰 내린 단정한 헤어 스타일. 최근 미국에서 30~40대 남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평범하면서도 멋지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웨스턴 부츠, 에드워드 펄롱이 했던 1 대 9로 한쪽 눈을 가리는 헤어스타일.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힙합.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2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지금의 유행이 뭔지 잘 알고 있긴 하나, 피하는 편이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해독 주스.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복고 스타일이 돌아오면 반가울 것 같다. 청바지에 하얀 운동화만 신어도 은근한 멋이 나는.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모히칸 스타일. 투 블록 컷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머리카락이 두껍고 옆머리가 자꾸 뜨는 동양 남자들이 이걸 포기할 리 없다.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아날로그적인 걸 꾸준히 해야 새로 나온 전자제품이나 신기술을 선택할 때도 적절한 판단력이 생긴다. 그런 의미로 몇 년째 리터칭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드는 내 잡지 <0/1 크리에이티브 북>을 소개하고 싶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찾는 마음으로 만든 잡지다. 

 

김동률 32세 | 제일모직 비주얼 커뮤니케이션팀 대리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언제 어디서 시작되고 끝날지 모를, 열병처럼 왔다 가는 것. 종식되었다고 생각할 때쯤 새로운 변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미디어.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소셜 미디어를 통한 개인 취향의 큐레이션.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인스타그램. 팔로어들과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몇 년 전까지 허세로 취급받던 개인의 감수성이 이제는 취향으로 대접받는다.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얼굴 사진 한 장 없이 감성 넘치는 사진만으로 수천, 수만의 팔로어를 몰고 다니며 인스타그램 셀러브리티로 불리는 계정들. 그에 열광하며 비슷한 느낌의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팔로어들을 볼 때.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직업의 특성상 잡지, 소셜 미디어, 블로그 등을 참고해 유행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당연한 흐름이라 생각하지만 이젠 감성팔이를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봐주기 힘들 때도 있다. 팔로어 숫자가 권력이 되는 상황도 보기 불편하고.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집에서 가끔 요리를 하는데 그걸 포스팅할 생각에 혼자 먹을 때도 프레젠테이션에 신경 쓰게 됐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어느 정도는 동참하고 있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중학생 때, 40인치 바지에 헐렁한 티셔츠로 대표되는 힙합 룩이 유행이었다. 그땐 나도 그렇게 입었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힙합 패션과 더불어 힙합과 R&B 음악까지 좋아했고, 덕분에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그 친구들의 영향이 꽤 컸으니 당시의 힙합 패션은 내게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훨씬 큰 의미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밴드 혁오의 <무한도전> 출연 이후 활화산처럼 터져 나와 자신들의 스타를 뺏겼다고 성토한 음지의 힙스터들. 언제부터 그렇게 많은 힙스터가 한국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를 비주류라 칭하지만 그저 나름의 유행에 굉장히 충실한 ‘트렌디한 마이너’들일 뿐이다.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2000년대 초중반 홍대와 압구정의 소규모 로컬클럽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두 집 건너 한 집 있을 정도였던 불닭집들이 어느 순간 싹 사라졌다. 가장 짧고도 가학적인 유행이었다.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나이키 에어포스 원, 아디다스 슈퍼스타, 컨버스 척 테일러.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4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패션에 국한해서 얘기한다면, 직업 때문에 유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한테 어울리는 것과 아닌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유행을 따르진 않는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7년째 입고 있는 A.P.C.의 프티 스탠더드.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같은 하이틴 시트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스트리트 패션의 영향을 받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컬렉션. 신선한 시도도 많았지만 스트리트 문화의 근본에 대한 존중보다는 이미지의 소모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도시 자체가 아이콘이 될 수 있는 건 거기 사는 사람들의 로컬 문화에 대한 자부심 덕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이란 글자가 가슴에 새겨진 티셔츠가 서울에서 조금 더 많이 보이면 좋겠다. “Support Your Local!” 

 

김영수 31세 | 루이 비통 홍보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은 재미없는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의 존재.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이탤리언 패션, 포마드 헤어스타일, 수염.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도대체 왜, 어째서, 누가 만들었는지 나도 궁금하다.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길에서, SNS에서 만난 남자들이 다 똑같아 보일 때.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잡지나 SNS.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감히 엄두도 못 낸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동참은커녕 좋아하지도 않는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전혀 다르고, 그 스타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얼굴이 충분히 두껍지 않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중학생 시절에 멘 이스트팩 백팩. 당시 잔스포츠와 쌍벽을 이루는 백팩이었다. 그때도 토트백을 좋아하긴 했지만.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머리 길이도 선택할 수 없었고, 똑같은 교복을 입어야 했던 시절이라, 가방 본연의 목적에 맞게 잘 사용했던 것 같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여자들의 네일 ‘아트’. 특히 모든 손가락을 다 다르게 꾸미는 건, 정신 분열이 올 것 같다. 손톱이 무지개도 아니고.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남자들의 치마. 런웨이에선 흔하지만 아직 실생활에선 많이 어색하다. 난 늘 여자의 치마를 동경해왔다. 너무 편해 보이지 않는가. 뭔지 모를 자유로움이 있는 아웃핏인 것 같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꼬꼬면. 닭을 좋아하는 나에겐 최고의 라면이었는데, 너무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다.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삼선 슬리퍼. 이걸 클래식이라고 해야 하나. 학창 시절에는 모두 넌덜머리를 내더니, 요즘은 너도나도 멋으로 신는다. 아무리 그래도 하얀 양말까지 함께 신는 건 좀.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2점. 유행에 열광하진 않지만, 늘 관심은 갖는다.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피하지도 따르지도 않는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고릴라가 달린 키플링 가방. 수원에서 고등학생 시절을 보낼 때, 나만 유일하게 그 가방을 들었던 것 같다. 일 년 정도 지나니, 다른 고릴라도 여기저기 나타났다.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과거는 과거일 뿐. 유승준의 오버롤이나 브리지 헤어스타일은 추억으로 남기고, 다른 과거의 유행들도 마음에 곱게 접어뒀으면 한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허니칩 아이스크림. 점심시간에 가로수길에서 우연히 경험한 그 맛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맹렬하게 번지더니, 어느 유명한 프로듀서 때문에 지금은 싹 사라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유행은 참 부질없다.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작은 물건들이 유행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손수건. 땀 많은 나에겐 없어선 안 될 물건이고 대다수 남자들의 위생에도 큰 도움이 될 아이템이다. 손수건과 함께 데오도란트나 구취 제거용 민트 같은 평범하고 소소한 개인 위생 용품도 좋을 것 같다. 

 

권문수 36세 | 패션 디자이너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자주 눈에 띄는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다수의 공감.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래시가드.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대중들의 필요가 반영된 유행이라 생각한다. 동시에 매체나 연예인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자주 눈에 띄어서. 휴가를 간 친구가 래시가드 열풍에 더 이상 피서지 눈요기를 할 수 없다고 문자를 보내올 정도였다.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매체에 자주 노출되어 이런 게 유행이구나 할 때도 있고, 모든 사람이 하나씩 하고 다녀서 자연스럽게 저게 유행이구나 깨달은 적도 있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맞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얼마 전에 나도 래시가드를 샀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나와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일 경우 굳이 시도하지 않는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어렸을 땐 뒤처지는 기분이 싫어서 대세에 따라 유행 브랜드만 사곤 했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돌이켜보면 개성은 없었지만 그 와중에도 차별성을 두려고 노력은 했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굵은 스티치가 박혀 있던 프리미엄 데님.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남성복의 오버사이즈 실루엣.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 대중들의 공감은 얻지 못했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굵은 스티치가 박혀 있던 그 프리미엄 데님.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남성용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3점 정도.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스포티즘이 강세였던 재작년 여름, 모든 브랜드가 넘버링 티셔츠를 팔았다. 실제로 가로수길 사람 둘 중 하나는 넘버링 티셔츠를 입었을 정도였다. 신물이 나서 일부러 피했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파나마 햇.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90년대 유행 브랜드.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스냅백.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얼마 전 파리 출장 중 들른 콜레트에서 구매한 IZIFEU 전자 라이터. USB 충전 방식으로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평생 쓸 수 있다. 

유행이 뭐예요 – 3

유행이 뭐예요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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