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이번 주말, 세계의 소리를 찾아서

2015.11.04유지성

클랩! 클랩!, 자리부 아프로비트 아케스트라, 니콜라 크루즈가 서울을 찾는다. 적어도 이번 주말 동안, 아프리카와 남미의 음악은 더 이상 멀리 있지 않다.

영미권에서 탄생한 진보적 댄스 음악이 클럽에서 나오는 일은 이제 크게 어색하지 않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여러 나라의 음악을 매 주말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접하기는 어렵다. 이번 주말엔 이탈리아(클랩! 클랩!), 일본(자리부 아프로비트 아케스트라), 에콰도르(니콜라 크루즈)의 뮤지션과 디제이가 일제히 서울을 찾는다. 과연 그들은 이탈리아, 일본, 에콰도르를 떠올렸을 때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고 플레이할까? 이미 동시대 음악가들 사이에 국적의 경계는 허물어졌지만(장르를 정확히 따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듯), 남아있는 편견마저 통쾌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음악을 11월 5일부터 7일까지 바로 이 도시에서 경험할 수 있다.

 

11/5(목), Discotropic Presents: Clap! Clap!

clap clap live promo pic2014년을 결산할 때, 클랩! 클랩!의 음반 <Tayi Bebba>는 대다수 음악 애호가들이 꼽은 연말 ‘리스트’의 최정상에 있었다. 그는 실로 아프리카의 각종 리듬을 자유자재로 변주하며 때로 저음이 터져나가라 박력 있는 베이스 뮤직을, 때로 연기처럼 어질어질한 신비로운 음악을 레코드의 각기 다른 양면처럼 만들어낸다. 경력의 정점에 선 뮤지션을 가장 알맞은 시기에 만나는 일. 지난 10월, 1주년 파티를 성공적으로 마친 디스코트로픽 크루와 함께 한다. 이태원 케이크샵.

 

11/6(금), Afrovision

jaribu afrobeat arkestra promo pic 자리부는 스와힐리어로 ‘도전’이란 말을 뜻한다. 새롭게 열리는 아프로비전 파티의 ‘헤드라이너’인 자리부 아프로비트 아케스트라는 밴드 이름처럼 아프로비트를 연주한다. 단순한 음악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치적 함의를 비롯한 여러 요소들이 포함된 장르인 아프로 비트를 일본에서, 그것도 규모부터 제대로 갖춰 구현하는 각오로서 그만큼 적합한 이름이 있을까. 대체 어디서 찾았나 싶은 솔, 훵크 음반과 음악가들을 부지런히 발굴하는 독일의 트램프 레코즈에서 발매한 2014년작 <Jaribu>는 ‘아프로’란 명칭과 이미지를 차용하는 밴드 및 디제이들의 모범이 될 만한 음반이다. 홍대 프리버드.

 

11/7(토), CODEX

nicola cruz promo pic ZZK 레코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로부터 북반구로 뻗어 나왔다. 니콜라 크루즈는 ZZK에서 나온 데뷔 음반 <Prender el Alma>를 스스로 ‘안데스 스텝’이란 새로운 음악이라 칭했다. 그 당당한 선언처럼 남미의 소리를 재료로 삼은 디지털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니콜라 크루즈는 그 중심에서 행선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몽환적인 소리로 남미 음악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허문다. 연말 내내 빼곡히 들어찬 투어 스케줄 중, 아시아 도시로는 유일하게 서울을 방문한다. ‘여러 나라의 소리들이 모이는 신비로운 여행’이란 슬로건을 내건 코덱스 파티와 퍽 잘 어울린다. 이태원 피스틸.

    에디터
    유지성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