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손꼽아 추천한 남자 향수 9

“난 이런 향기 나는 남자가 좋더라.” 향수 좀 아는 여자들이 내 남자가 뿌렸으면 하는 향수를 각각 3개씩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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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 ‘001 맨’ 로에베에 합류한 조나단 앤더슨의 첫 향수 ‘001 맨’은 남성 향수로 나왔지만 의외로 여성 구매자의 비율이 높다. 이는 곧 여심 자극에 성공했다는 방증. 핵심 노트는 샌달우드, 시더우드, 머스크. 참, 새하얀 박스에 찍힌 흑백 사진은 독일 식물학자이자 사진가인 칼 블로슈펠트의 작품이다.

 

22

바이레도 ‘미스터 마블러스’ 우리말로 직역하면 ‘쾌남’쯤 되려나? ‘미스터 마블러스’엔 이질적 향료의 조합을 즐기는 조향사 벤 고헴의 특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네롤리와 만다린의 향긋한 톱 노트를 지나 블랙 앰버, 화이트 시더우드가 선사하는 깔끔한 잔향은 흰 티에 청바지를 즐겨 입는 그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될 거라 자부한다.

 

33

크리드 ‘어벤투스’ 크리드의 가격 장벽은 높지만 무엇과도 대체 불가한 향을 낸다. 나폴레옹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향으로 재현한 ‘어벤투스’는 크리드의 2010년작이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향의 조화를 선물하는 이 향수의 주 재료는 베르가모트, 블랙커런트 잎사귀, 사과, 파인애플, 재스민, 패촐리, 장미, 머스크, 앰버, 바닐라. 글 / 이주현 (<VOGUE KOREA> 뷰티 에디터)

 

44

아스티에 드 빌라트 ‘코뮌 드 파리’ 다소 남성적인 향기의 향수. 하지만 소위 말하는 ‘남자 스킨’의 향은 아니다. 라벤더의 상쾌함이 물씬 풍기는 한편, 포근한 질감의 베이스가 부드럽게 코를 감싼다. 잘 차려입은 수트 차림도 좋지만, 거꾸로 귀여운 캐주얼 룩에 더 어울릴 것 같다. 여자들은 ‘반전’에 약하니까.

 

55

에따 리브르 도랑주 ‘코롱’ 붉은 오렌지로 경쾌하게 시작한 향이 맑은 머스크로 이어진다. 함께 있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향수. 향수보다는 깨끗한 비누가 떠오른다. 막 뿌렸을 때는 샤워를 마치고 나온 착각마저 든다.

 

66

에센트릭 몰리큘스 ‘에센트릭 01’ ‘에센트릭 01’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각자의 체취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향수다. 누가, 어디에 뿌려도 ‘내 향기’가 되는 묘한 매력. 남자의 향기란 은근해야 더 끌린다. 글 / 김정숙 (향수 편집숍 ‘메종 드 파팡’ 매니저)

 

77

리토우 ‘내추럴 미스틱’ 리토우는 프라그먼트의 후지와라 히로시가 직접 발벗고 나서서 만든 코스메틱 브랜드다. 젊은 거리의 브랜드답게 향기도 천진하다. 편집숍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딱 그 향기랄까? 튜브 타입의 고체 향수라 휴대도 간편하다. 스니커에 열광하는 남자친구가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추천하고 싶은 향수. 선물과 함께, 후지와라 히로시가 만든 향수라는 말을 꼭 덧붙인다. 한국에서는 편집숍 베이스(BEIS)에서 판매한다. 남자의 향기에는 이렇게 좀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게 좋다.

 

9

CK ‘all’ 니치 브랜드의 값비싼 향수를 쓰는 남자들을 보면 좀 작정한 냄새가 나서 별로다.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비싼 향수를 쓰는 요즘, 거꾸로 잘 알고 있는 향기를 만나면 코와 눈이 번쩍 뜨인다. CK 시리즈는 구하기도 쉽고, 무엇보다 싸다. 원래는 ‘be’를 추천할 마음이었으나, 마침 비슷하고 더 섹시한 ‘all’이 나왔다.

 

88

메모 파리 ‘아프리칸 레더’ 하지만 진짜 ‘니치’한 향수를 만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런 브랜드는 어떻게 알았지?’ 나와 모든 취향을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 베르가모트와 머스크 그리고 가죽의 향. 메모 파리의 ‘아프리칸 레더’를 코에 대면 사바나 초원이 머릿 속에 펼쳐진다. 얼룩말에게서 좋은 냄새가 난다면 이런 향기일까? 무엇보다 건강함이 물씬 느껴진다는 점에서 내 남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향수다. 글 / 이민영(대학생, 향수 콜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