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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2019.08.07GQ

더운데 쉬었다 가세요. 술이라도 한 컵 하면서.

(왼쪽부터)
1 피치 크러시 익선동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전에 밤’은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어른들을 위한 아이스크림 가게다. 술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 전체의 30퍼센트 정도이며, 해장하기 좋은 아이스크림도 갖추고 있다. 피치 크러시 칵테일의 맛이 그대로 얼어버린 이 새콤달콤한 아이스크림은 더운 날 낮술처럼 분방한 마음으로 퍼먹기 좋다.

2 스카치 위스키 흥미로운 식재료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외에도 강아지를 위한 아이스크림, 비건을 위한 아이스크림, 그리고 술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꾸준하게 판매해온 상수동 ‘펠앤콜’에는 스카치 위스키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있다. 달콤한 맛이 녹진한 블렌디드 위스키 조니워커 블랙에 커피를 섞어 고소하면서도 꽉 찬 맛을 조합했다.

3 아마레토 아마레토는 아몬드 맛이 나는 달콤한 리큐어다. 위스키와 아마레토를 섞으면 칵테일 갓파더가 된다. ‘녹기전에 밤’에서는 이 아마레토를 넣어서 만든 아이스크림 ‘아마레토 선라이즈’를 판매한다. 알코올 도수는 2도 정도라 취할 걱정 따위는 다 녹여버려도 좋다.

4 막걸리 세심하게 만든 요리 한 접시를 완성하듯, 좋은 식재료를 활용해 젤라토를 만드는 삼성동 ‘젠제로’에는 꾸준하게 막걸리 젤라토를 만들어왔다. 특히 샴페인 같은 탄산감으로 유명한 이화백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데, 한 입 뜨는 순간부터 막걸리 탄산이 터진 후 피어오르는 그 향이 코로 밀려 들어온다.

5 패션프루트 진토닉 서교동 라이즈 오토그래프 호텔의 루프톱바 ‘사이드 노트 클럽’에 가면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팝시클 썸머’라고 이름 붙인 이 칵테일은 진토닉 베이스에 팝시클 형태로 얼린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꽂아 맛과 향을 더했다. 패션프루트로 만든 팝시클이 녹아 진토닉과 합쳐지면 시트러스 향과 허브 향이 손뼉을 치듯 터지기 시작한다.

6 미도리사워 칵테일을 처음 접했던 과거로 기억을 되돌려본다면, 아마도 미도리사워가 기억 어딘가에 꼭 끼어 있을 테다. ‘녹기전에 밤’에서는 미도리사워의 형광 초록빛과 특유의 ‘메로나’풍 맛을 그대로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었다. 혀에 감기는 자극적인 신맛과 단맛 덕에 해장술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1 와인 홍대 앞 ‘몰리스팝스’에는 와인과 딸기를 함께 졸여서 만든 아이스크림이 있다. 2시간 정도 졸이기 때문에 알코올은 거의 날아가고, 딸기잼과 같은 맛이 남는다. 우유 베이스 아이스크림에 와인 향을 머금은 딸기잼이 그윽하게 스며들었다.

2 스트로베리 다이키리 스트로베리 다이키리는 휴양지에 가면 늘 떠오르는 럼 베이스 칵테일 중 하나인데, ‘펠앤콜’에선 이 술을 아이스크림 형태로 퍼먹을 수 있다. ‘딸기 대커리 산초’라는 아이스크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산초를 살짝 넣어 맛에 한 끗을 더했다.

3 맥주 생맥주를 양껏 잔에 따르고, 첫 입을 댔을 때 맥주 거품에서 느껴지는 그 향도 아이스크림에 담을 수 있다. ‘몰리스팝스’의 스테디셀러인 ‘에딩거 맥주’는 풍부한 거품과 부드러운 맛으로 팬을 거느리고 있는 밀맥주 에딩거를 사용한다. 은은하게 퍼지는 맥주 맛 덕에 햇빛이 정수리로 내리꽂힐 때마다 생각나는 아이스크림이다.

4 허니 플레이버드 위스키 술 마신 직후 유난히 단맛이 당기는 이들을 위한 술 아이스크림이 있다. 꿀 향이 강력한 잽을 날리는 테네시 위스키 ‘잭다니엘 허니’와 캐러멜을 넣어 만든 ‘잭 허니 캬라멜’이다. 단맛 위에 또 단맛을 얹었지만 위스키 풍미가 중심을 잡아줘 무한대로 퍼먹을 수 있다.

5 커피 리큐어 ‘몰리스팝스’에서 장수막걸리로 만든 아이스크림에 커피 리큐어인 칼루아를 더한 ‘칼루아 막걸리’가 있다. 칵테일 칼루아 밀크를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맛에 막걸리의 새콤함이 슬쩍 스친다.

6 키위 진토닉 ‘사이드 노트 클럽’의 ‘팝시클 썸머’는 아이스크림의 플레이버에 따라 바텐더가 어울리는 진을 골라 진토닉을 세심하게 만든다. 아이스크림을 모두 녹인 뒤 마셔도 좋지만, 진토닉 한 모금에 키위 씨가 알알이 박힌 아이스크림을 안주처럼 베어 먹어도 좋다.

7 칼바도스 재료의 품질과 원산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젠제로’가 프랑스 노르망디를 떠올리며 조합한 젤라토가 ‘까망베르’다. 노르망디의 특산물이자 사과로 만든 증류주인 칼바도스와 노르망디 카망베르 마을에서 만드는 치즈인 카망베르를 함께 넣어 만들었다. 카망베르 치즈의 달콤한 맛과 칼바도스의 개운한 맛도 제대로 버무려졌다.

    에디터
    프리랜스 에디터 / 손기은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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