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산업의 중심에서 막강한 힘을 휘두른 권력자들의 순위를 1위부터 25위까지 깐깐하게 매겼다.
1. 제이지와 비욘세
[현황] 음원의 디지털화로 인해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지만, 이 커플은 더 강해지고 있다. 제이 지는 삼성과 맺은 계약 덕분에 신보 을 정식 발매하기도 전에 1백만 장 이상 팔았다. 한편 비욘세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에서 놀라운 공연을 선보였다. HBO와 다큐멘터리도 찍었다. 당연히 ‘Mrs. Carter Show’란 이름의 세계 투어 공연은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주요 행보] 제이 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록 네이션은 이제 스포츠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NBA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의 케빈 듀란트, 최근 거액을 받고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한 메이저리그 스타 로빈슨 카노가 그의 고객이다.
[기타] 작년, 제이 지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리얼(캡 앤 크런치)과 자신의 천재성에 대해 장황하게 얘기했다. 비욘세는 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깨어나는 매 순간을 촬영하는 비디오 감독을 2005년부터 고용했다고 밝혔다.
2. 마이크 블룸버그
[현황] 2013년은 블룸버그 시장의 임기 마지막 해였다. 그의 임기간 업적에 대해서는 뉴욕 시민들의 찬반 여론이 갈리는 편이지만, 체계적으로 공공정책을 추진하는 모습 만큼은 꽤 괜찮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블룸버그 시장은 임기가 끝나도 자선활동을 통해 꾸준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세 차례나 뉴욕 시장을 지낸 블룸버그에게 그것만으론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는 다가오는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을 꾸준히 부인해왔지만, <뉴욕타임스>를 사들일 것이라는 얘기에 대해선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미디어계에선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이고, <뉴욕타임스>를 사들인다고 해서 그리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주요 행보] 블룸버그가 속한 ‘불법 총기에 반대하는 시장들’이란 단체는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난사 사태 이후 많은 지지를 받았다. 블룸버그는 그중에서도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가장 적극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올해 총기 규제 홍보 광고를 위해 1천2백만 달러(약 1백26억원)에 달하는 돈을 썼다.
[기타] 블룸버그는 골프 광이다. 그는 그의 소유인 버뮤다의 골프장에서 매주 골프를 친다.
3. 브라이언 로버츠 & 스티브 버크
[현황] 2013년 2월, 컴캐스트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는 G.E.로부터 NBC 유니버설의 나머지 지분 49퍼센트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총액은 1백67억 달러(약 17조 5천억원). 이 거래를 통해 그는 한때 지루한 케이블 채널을 화려하게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컴캐스트는 2011년부터 서서히 NBC 유니버설의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회사 가치도 16억 달러(약 1조 6천억원)나 급등했다. 케이블과 영화 사업에선 기대 이상의 이윤이 났다. 물론 불안요소도 있다. 회사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여전히 힘겹다. 한때 유망하던 뉴스 분야도 입지를 잃어가는 추세다.
[주요 행보] NBC 유니버설의 CEO 스티브 버크는 <투데이 쇼>의 앤 커리 하자 건을 미흡하게 처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더 투나잇 쇼>를 지미 펄론이 맡게 된다는 정보가 새나가면서 광고 대란을 겪기도 했다. 결국 버크는 직접 LA로 날아가 <더 투나잇 쇼>의 오랜 터줏대감 제이 레노와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기타] 지난 8월, 로버츠는 오바마 대통령과 영부인을 위해 고급 칵테일 파티를 열었다. 초대 명단에는 캐롤린 케네디, 칼리 시몬, 래리 데이비드 같은 명사들이 속해 있었다.
4. 밥 아이거
[현황] 아이거는 2012년 루카스필름을 40억 달러(약 4조 2천억원)에 사들였다. <스타워즈>의 프랜차이즈 사업과 J.J. 에이브럼스가 감독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에 대한 판권까지 포함된 거래였다. 이미 디즈니는 과 방송국, 그리고 픽사와 마블을 보유하고 있던 터였다. <스타워즈> 조지 루카스 감독은 아이거가 픽사와 마블을 인수할 때 보여준 뛰어난 업무수완을 보고 그의 사업을 팔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주요 행보] 8년 전 디즈니의 최고 경영자가 된 아이거는 디즈니의 시장 가치를 기존의 두 배인 1천억 달러 (약 1백5조원)로 끌어올렸다. 그의 임기는 2015년까지였지만, 디즈니의 주주들은 그의 계약을 2016년까지 연장시키는 데 합의했다.
[기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이거는 디즈니의 대주주였던 스티브 잡스와의 친밀한 관계를 공개했다. “정말 솔직하고 정직한 친구였어요.” 잡스는 토요일 아침마다 아이거에게 전화를 걸어 디즈니의 신작을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5. 루퍼드 머독
[현황] 그가 이끌던 뉴스코퍼레이션의 자회사에서 터진 전화 해킹 스캔들 이후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뉴스코퍼레이션은 21세기 폭스와 뉴 뉴스코프로 분리되었다. 머독은 위기를 잘 이겨냈고, 회사의 주가는 스캔들 당시에 비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21세기 폭스사엔 영화 스튜디오, FOX 네트워크, 케이블 채널이 포함되어 있으며 가치는 현재 7백50억 달러(약 78조 7천억원)에 이른다.
[주요 행보] 지난 6월, 머독은 그의 출판 사업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분할시켰다. 새롭게 시작하는 21세기 폭스에 적합한 변화였다. 하지만 머독이 애착을 보이는 신문사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기타] 아내인 웬디 뎅에게 이혼 소송을 건 머독은 이미 두 번의 이혼 이력이 있다. 웬디 뎅은 소송 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고, 지루한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6. 지미 아이오빈과 닥터 드레
[현황] 2012년 크리스마스 무렵, 비츠 바이 닥터 드레 헤드폰은 판매량 기준으로 전체 헤드폰 시장의 40퍼센트를 차지했다. 지미 아이오빈과 닥터 드레는 이윤만 5억 1천9백만 달러(약 5천5백억원)를 챙겼다. 둘 다 처음부터 영향력 있는 음악가는 아니었다. 아이오빈은 존 레논,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음반 엔지니어로 일하다 인터스코프 레코드를 차렸다. 닥터 드레는 힙합 그룹 N.W.A로 시작해 최고의 프로듀서가 되었다.
[주요 행보] 비츠 일렉트로닉스는 현재 렌 블라바트닉의 투자자 그룹으로부터 6천만 달러(약 6백30억원)의 벤처 자본을 후원 받아 스포티파이를 넘어설 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기타] 최근 아이오빈과 모델 리버티 로스가 같이 있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었다. 로스는 2012년, 남편의 외도 이후 이혼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다.
7. 데이비드 자슬라브
[현황]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의 CEO 자슬라브는<디스커버리>, <애니멀 플래닛>, 을 비롯한 많은 채널을 감독하고 있다. 올해 이윤은 5백만 달러(약 52억원)로 예측된다. 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무려 지난 12개월 동안 34퍼센트 성장했다. 자슬라브는 5천만 달러(약 5백25억원)의 보상금을 받았고, 퇴직금은 2억 2백50만 달러(약 2백62억원)에 이른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CEO다.
[주요 행보]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는 첫 방송 이후 2년간 적자를 냈다. 자슬라브는 제작자로 타일러 페리를 고용했고 시청률은 차츰 나아지기 시작했다. 2013년 7월엔 <디스커버리> 또한 흑자로 돌아섰다.
[기타] 자슬라브는 약 1년 전, 2천5백만 달러 (약 2백62억원)를 들여 광고계의 거물인 제리 델라 페미나의 8천5백 제곱미터가 넘는 광활한 비치 하우스를 사들였다. 자슬라브와 그의 아내는 그곳에서 유명 예인들을 초대해 광란의 파티를 벌였다.
8. 질 에이브람슨
[현황] <워싱턴 포스트>가 갑작스럽게 아마존으로 넘어가고, 뉴욕타임스 컴퍼니가 <더 보스턴 글로브>를 7천만 달러(약 7백35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이어졌을 때, <뉴욕타임스>의 다음 행보 역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아서 설츠버거 주니어 회장은 여전히 질 에이브람슨 편집국장을 신뢰한다. 에이브람슨 이후 회사의 주가는 40퍼센트나 상승했다. 한편 에이브람슨은 스타 블로거 네이트 실버를 에 빼앗겨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주요 행보] <폴리티코>가 에이브람슨을 공격하는 글을 썼을 때, 그녀는 별 대응을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엔 리더가 없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대신 얼마 지나지 않아 <폴리티코>의 스타 기자인 조나단 마틴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복수했다.
[기타] 에이브람슨은 미디어 컨설턴트인 남편 헨리 그릭스, 그녀가 키우는 애완견 스카우트와 시골집에서 주말을 보낸다. 스카우트는 에이브람슨이 2011년에 쓴 책 <퍼피 다이어리>에 등장하기도 했다.
9. 제나 라이언스
[현황] 중성적 말괄량이 같은 라이언스는 제이크루를 완전히바꿔놓았다. 지루한 캐주얼 브랜드 정도였던 제이크루는 요즘 하이패션을 대중화시킨 선도적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오른 이후 제이크루에 ‘아메리칸 클래식’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레이밴 같은 외부 브랜드를 끌어들인 것도 성공적이었다. 2013년 가을 카달로그를 핀터레스트에 공개한 이후, 그녀는 이제 거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주요 행보] 미셸 오바마와 그녀의 딸 말리아 오바마가 지난 취임식에 제이크루의 옷을 입고 등장하자, 라이언스는 대통령 가족에게 존경을 표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그들이 입은 옷의 판매를 중단시켰다.
[기타] 라이언스는 서점과 레고 가게에 자주 나타난다. 요즘엔 아들과 보드를 타는 것이 취미라고 밝혔다.
10. 하비 웨인스타인, 밥 웨인스타인
[현황] 웨인스타인 형제는 2013년 박스오피스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전 세계에서 무려 4억 2천5백만 달러(약 4천5백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역시 제니퍼 로렌스의 오스카상 수상에 힘입어 2억 3천6백만 달러(약 2천5백억원)의 이윤을 남겼다.
[주요 행보] 하비는 최근 디즈니와의 불화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녀들이 좋아하는 아르테미스 파울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했다.
[기타] 정치적 활동에 적극적인 하비는 최근 4천9백50 달러(약 5백만원)를 크리스틴 퀸의 뉴욕 시장 출마 자금으로 지원했다. 오바마에게 3만8천5백 달러 (약 4천만원)짜리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11. 존 스튜어트와 스티븐 콜베어
[현황] 2014년은 스튜어트가 <데일리 쇼>를 맡은 지 15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공고한 젊은 팬 층을 비롯해 시청자들은 여전히 그를 좋아한다. 올해 18세에서 49세를 대상으로 한 시청률 조사에서 <데일리 쇼>는 1위, 스티븐 콜베어의 자매 프로그램인 <콜베어 리포트>는 2위를 차지했다.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를 제쳤다.
[주요 행보] 이 두 남자는 데이비드 레터맨을 이을 유력한 후보다. 지난 3월, 토크쇼의 전설로 불리는 딕 카벳은 올해 말 계약이 끝나는 콜베어를 옹호하는 글을<뉴욕타임스>에 기고하기도 했다. 기사 제목은 “CBS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였다.
[기타] 지난여름, 스튜어트는 그의 첫 영화 <로즈워터>를 제작하기 위해 최고경영자 직함을 잠시 내려놓았다. 대본도 직접 썼다. 테헤란의 감옥에서 118일을 보낸 기자 마지아르 바하리에 관한 내용이다.
12. 로버트 톰슨
[현황] <월스트리트 저널>의 전 편집국장이자 루퍼트 머독의 오른팔인 톰슨은 요즘 새로운 도전에 맞서고 있다. 루퍼트 머독의 새로운 출판 사업을 도맡음으로써, 블록버스터 영화와 폭스 TV의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톰슨은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필두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운영을 약속했다.
[주요 행보] 지난 6월, 톰슨은 호주의 신문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뉴욕 포스트>의 베테랑 편집자 콜 알라를 파견했다. 그는 이제 자신의 신문이 <버즈피드>와 <허핑턴 포스트>의 인기 있는 가십 칼럼과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톰슨은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요즘 가장 잘나가는 상품은 가짜 타블로이드 저널리즘”이라며, “만약 그들만큼 못해낸다면, 우리가 생각보다 뒤떨어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타] 그는 옷깃이 좁은 수트와 흰 셔츠를 즐겨 입고, 폭이 좁은 타이를 맨다. 비틀스의 초창기 패션과 비교되기도 한다.
13. J.J. 에이브럼스
[현황] 공상과학 장르의 영화팬들은 까다롭다. 하지만 에이브럼스는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통해 그들의 욕구를 채웠다. 1억 9천만 달러(약 2천억원)를 들인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4억 6천만 달러(약 5천억원)가 넘는 이윤을 남겼다. TV에서도 흥행을 이어갔다. <프린지>는 성황리에 시즌을 마감했고, <레볼루션>은 두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주요 행보] 지난 1월, 루카스 필름을 40억 달러(약 4조 2천억원)에 인수한 디즈니는 에이브럼스에게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 제작을 의뢰했다. <스타워즈>의 일곱 번째 에피소드는 2014년 런던에서 제작을 시작한다.
[기타] 에이브럼스와 그의 아내는 정치적 기부에 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 기타
- 글/ 맥스 채프킨(Max Chafkin), 앨런 도이치먼(Alan Deutschman), 피터 카프카(Peter Kafka), 존 코브린(John Koblin), 비 샤피로(Bee Shapiro), 일러스트/ 팀 쉐퍼(Tim Sheaff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