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왕>은 보는 내내 목이 막힌다. 쇼트는 뭔가 ‘해내겠다’는 의도가 다분하고,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과잉 인식한다. 그건 과장 연기와는 다르다. 배우도 연출도 캐릭터의 ‘찌질함’을 잊지 말자며 독려하는 쪽일까? 그래서 불편하다. 말하자면 힘을 뺀다거나, 관조하는 태도는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숨기는 건 바보 같다”는 주인공 만섭의 말처럼, 좀 덜 세련된 채로, 좀 더 ‘오버’한 채로 일관되게 흐른다. 그리고 내내 청춘에 대해서 말한다. 말하자면 영화 그 자체가 청춘이다. 보는 내내 이 영화의 연출과 연기, 구성에 동의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이 <족구왕>이 전하는 ‘청춘’을 목격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영화 속 청춘엔 끝내 동의하게 되니까. 영화도 사람도 일관된 태도는 항상 상대방을 설득시킨다. 8월 21일 개봉.
- 에디터
- 양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