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가 나타났다. 크고 길고 웅자한 것들이.
겨울엔 역시 코트다. 지난겨울은 오리와 거위들의 대활약 탓에 살짝 밀리기도 했지만, 다시 돌아온 코트의 우아함에 마음은 봄눈처럼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게다가 이번엔 더 크고 길고 웅장하다. 미소니의 라이너스 블랭킷이나 기브스 앤 호크스의 조로 망토까지 합세하면, 오버사이즈 코트의 기세는 북풍한설도 우스울 뿐이다. 하이더 아커만이나 이타우츠처럼 코트를 어깨에 걸치는 괜한 허세도 이번엔 이해할 수 있다. 벨루티처럼 오리와 거위를 코트 속에 품는 위장도 기꺼이 환영한다. 하지만 오버사이즈 코트의 정점은 정신없이 휘날리는 코트 자락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지다. 바람에 맞서는 거대한 독수리처럼.
- 에디터
- 박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