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괜히 잠이 오지 않아 한산소곡주 반 병을 비우고 잤다. 보통 위스키 한 잔을 마시는데, 긴 겨울밤을 달래기엔 전통주의 주파수가 더 잘 맞는 듯 했다. 전통주에 재미를 붙이고 난 후 인사동에 갈 일이 있을 때나, 종각 근처에서 볼 일이 생기면 꼭 ‘전통주 갤러리’에 들른다. 작고 좁은 공간이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방앗간 같은 곳이랄까? 특히 요즘 전통주가 입에 착착 붙기 시작한 사람에겐 신나는 놀이터 같다. 전통주 갤러리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술을 한자리에서 소개하기 위한 마련한 작은 공간이다. 주로 중국인이나 일본인들이 자주 찾지만, 전통주가 궁금한 사람에게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다양한 전통주를 시음해볼 수 있고, 궁금한 건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다. 똘똘이 스머프 같은 신혜영 주임이 꼼꼼한 설명을 보탤 것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매달 몇 종의 전통주를 판매하기도 한다. GQ 2월호에 실린 전통주 시음 기사 ‘그 술이 알고 싶다’를 본 뒤 전통주가 궁금해졌다면 이곳을 향해본다.
- 에디터
- 손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