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 갤러리에 갈 때면 어느새 걸음을 정돈하게 된다. 그 동네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일이 벌어지니 갤러리로 가는 일이 새삼 가뿐하기도 하다. 2월 23일부터 뉴욕에서 활동하는 이상남의 개인전이 열린다. 전시 제목은 <4-Fold Landscape>. 2012년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이후 5년 만의 개인전이자, PKM 갤러리의 신관(PKM+))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는 전시다. 2012년 이후의 신작으로 본관을 구성하고 80~90년대의 초기작으로 신관을 구성해서 이상남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마주하는 장이 열린 셈이다. 이상남은 현대사회의 인공적인 이미지에 줄곧 주목해왔다. 그는 ‘이미지의 곱씹음’이라는 조형적 재해석을 통하면서 선과 원으로 이루어진 5백여 개의 독자적 아이콘을 그려냈는데, 그것들은 하나하나 극단적인 디테일로 치달으며 수십 겹의 물감이 층을 구성하는 정밀한 수작업을 동반한다. 거의 노동 집약적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친 후 다시 ‘샌딩아웃’ 작업을 통해 손길의 흔적이 사라진 익명의 평면만 남는다. 이 과정을 통해 이상남의 작품은 특유의 함축된 물성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만다.
4월 4일까지, 삼청동 PKM갤러리.
www.pkmgallery.com
- 에디터
- 장우철
- 사진
-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