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의 남성복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자신의 2017SS 컬렉션 중에서 남자 옷이지만 여자에게 입혀도 멋지겠다 싶은 룩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옷을 꼭 입히고 싶은 여자는 누구인가요?”
김서룡
1. 이 룩을 고른 이유는 뭔가요. 앤티크 문양의 컷트 원단을 사용한 수트여서 소재와 색감이 가볍고 시원해요. 만들 땐 생각 못 했는데, 어쩌면 여자에게 더 어울릴 것 같네요. 2. 이 룩을 입히고 싶은 여자가 있겠죠? 그녀는 누군가요? 샬롯 갱스부르. 3. 왜 그녀에게 이 옷을 입히고 싶죠? 어떤 옷이든 그녀가 입으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워 보이니까요. 특히 이 수트를 입고 머리를 요란하게 꾸민다면 그건 재앙일 것 같아요. 샬롯 갱스부르 같은 내추럴한 헤어스타일이면 딱 좋겠습니다. 4. 이 룩을 입을 때,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뭔가 하나를 더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액세서리여도 좋고 어떤 태도여도 좋습니다. 한 벌로 입기보다는 낡은 청바지, 목이 늘어진 헐렁한 흰색 티셔츠 위에 재킷만 입으면 멋지겠죠. 5. 이 룩에 어울릴 향수는 뭘까요? 향수보다는 시원한 향의 샴푸. 6. 눈 앞에 이 룩을 입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당신의 한 마디는? “샬롯 포에버!” 7. 이 룩에 어울릴 음악 한 곡, 영화 한 편, 술 한 잔을 골라주세요. 음악은 엘라 피츠제럴드의 ‘Cry Me a River’, 영화는 <아이 윌 씨 유 인 마이 드림스>, 그리고 보드카 한 잔. 8. 이렇게 입고 그녀는 어떤 장소에 가면 좋을까요? 그녀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 9. 이 여자와 어울릴 남자로, 지금 누가 떠오르나요? 매즈 미켈슨. 10. 이상적인 여성복이란 과연 뭘까요? 관습적인 여성의 아름다움보다는 개인의 취향과 이미지에 맞는 룩. 11. 2017년에도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구분이 꼭 필요할까요? 필요 없지 않나요? 어울리기만 한다면, 입어서 편하다면 어떤 룩이든 성별 상관 없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12. 남자 옷을 입는 여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한 단어로 말해주세요. 믿음. 13. 언젠가, 당신이 만든 남자 옷을 입기 위해 샀던 여자가 있었나요? 그런 기억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들려주세요. 내 옷을 좋아하는 몇 명의 신부가 웨딩드레스 대신 심플한 실크원피스 위에 아이보리 턱시도 재킷을 입고 신부 입장을 했어요.
한상혁
1. 이 룩을 고른 이유는 뭔가요. 여자에게 입혀도 멋지겠다 싶었습니다. 2. 이 룩을 입히고 싶은 여자가 있겠죠? 그녀는 누군가요? ‘포티쉐드’ 보컬인 베스 기븐스. 3. 왜 그녀에게 이 옷을 입히고 싶죠? 곧 어디론가 도망쳐 버릴 것만 같은 그녀의 태도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4. 이 룩을 입을 때,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뭔가 하나를 더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액세서리여도 좋고 어떤 태도여도 좋습니다.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 수줍은 목소리. 5. 이 룩에 어울릴 향수는 뭘까요? 톰 포드 블랙 오키드. 6. 눈 앞에 이 룩을 입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당신의 한 마디는? “잘 어울리네요!” 7. 이 룩에 어울릴 음악 한 곡, 영화 한 편, 술 한 잔을 골라주세요. 노래는 시아의 ‘Dressed In Black’, 영화는 <썸웨어>, 술은 라가불린 16년산. 8. 이렇게 입고 그녀는 어떤 장소에 가면 좋을까요? 아트 선재. 9. 이 여자와 어울릴 남자로, 지금 누가 떠오르나요? 코디 스밋 맥피. 10. 이상적인 여성복이란 과연 뭘까요? 부질없지만 그녀에게 우월감을 더해주는 것. 11. 2017년에도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구분이 꼭 필요할까요? 아니요. ‘에이치에스에이치’를 런칭한 2014년부터 남성복 카테고리와 시스템에 맞춰 브랜드를 진행했지만, 고객의 50% 이상은 여성분이었습니다. 답이 되지 않을까요? 12. 남자 옷을 입는 여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한 단어로 말해주세요. 여자 옷을 입는 남자도 멋지지 않을까? 음, 한 단어로는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미안합니다. 13. 언젠가, 당신이 만든 남자 옷을 입기 위해 샀던 여자가 있었나요? 그런 기억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들려주세요. 오랫동안 패션 MD일을 하던 여자분이 있었어요. 어떤 화보에서 키코가 입었던 더블 핀 스트라이프 코트를 너무 좋아해서 그 옷을 남편과 함께 같이 입겠다고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사실은 남편보다 자신이 더 많이 입는다고 하더라고요. 보이프렌드 재킷처럼 허즈번드 코트라고 부르라면서 함께 웃었어요.
송지오
1. 이 룩을 고른 이유는 뭔가요. 2017SS의 주제는 ‘OCEAN’이었습니다. 햇빛에 찬란히 빛나는 바다의 물결을 생각했어요. 직접 그린 유화 페인팅 프린트를 수트에 넣었는데 그 룩에 여성의 부드러운 아름다움이 더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남성 수트를 생각했지만, 조금 다르게 만들어서 여자 모델에게 입혔습니다. 2. 이 룩을 입히고 싶은 여자가 있겠죠? 그녀는 누군가요? 활동적이면서도 은은한 사랑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여성에게 입히고 싶습니다. 특정한 사람을 골라야 한다면 배우 루니 마라가 떠오르네요. 3. 왜 그녀에게 이 옷을 입히고 싶죠? 그녀에겐 여성스러운 매력과 남성적인 카리스마가 함께 있어요. 딱딱한 수트에 부드러운 매력을 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룩을 입을 때,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뭔가 하나를 더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액세서리여도 좋고 어떤 태도여도 좋습니다. 뜨거운 태양을 받아 반짝 빛나는 골드 프레임의 하이 브릿지 선글라스. 5. 이 룩에 어울릴 향수는 뭘까요? 바이레도 ‘Baudelaire’. 6. 눈 앞에 이 룩을 입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당신의 한 마디는? “환상적이네요!” 7. 이 룩에 어울릴 음악 한 곡, 영화 한 편, 술 한 잔을 골라주세요. 음악은 데이비드 보위의 ‘Be My Wife’, 영화는 <로슈포르의 연인들>, 술은 프렌치 75 한 잔. 8. 이렇게 입고 그녀는 어떤 장소에 가면 좋을까요? 니스 해변의 조용한 카페. 9. 이 여자와 어울릴 남자로, 지금 누가 떠오르나요? 그녀는 혼자 있고 싶어하네요. 10. 이상적인 여성복이란 과연 뭘까요? 자기 자신을 위해 고른, 자신만의 위트와 매력이 담긴 옷. 11. 2017년에도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구분이 꼭 필요할까요? 요즘은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선이 분명 흐려졌어요. 확실하죠. 하지만 여성의 멋과 남성의 멋은 각자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둘의 구분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중들의 선택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12. 남자 옷을 입는 여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한 단어로 말해주세요. 멋지다! 13. 언젠가, 당신이 만든 남자 옷을 입기 위해 샀던 여자가 있었나요? 그런 기억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들려주세요. 당당함과 우아함이 매력인 어떤 여성으로부터 십 수년 전에 산 송지오 클레릭 셔츠를 헤지도록 입었다는 말을 듣고 굉장히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이 생각나네요.
권문수
1. 이 룩을 고른 이유는 뭔가요. 60년대 히피 문화가 시작된 샌프란시스코를 주제로 했던 2017SS 컬렉션. 히피들의 반전 슬로건인 “MAKE LOVE NOT WAR”를 프린팅한 티셔츠, 광택 소재의 폴카도트 로브, 그리고 반바지. 여자가 입어도 멋진 리조트 룩 또는 락 페스티벌에 어울리는 오버사이즈 룩이 될 것 같아 골랐습니다. 2. 이 룩을 입히고 싶은 여자가 있겠죠? 그녀는 누군가요? 배우 서예지. 3. 왜 그녀에게 이 옷을 입히고 싶죠?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인 <아는 형님>을 보고 요즘 말로 ‘입덕’했어요. 가느다란 마른 몸에 딱 떨어지는 더블 브레스티드 화이트 수트를 입은 모습이 정말 멋있었거든요. 이 룩도 그녀답게 소화할 수 있을 게 분명해요. 4. 이 룩을 입을 때,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뭔가 하나를 더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액세서리여도 좋고 어떤 태도여도 좋습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긴 생머리 위에 꽃 화관을 쓰고 흰색 나이키 에어포스1을 신으면 귀여울 것 같네요. 5. 이 룩에 어울릴 향수는 뭘까요? 블루 드 샤넬. 6. 눈 앞에 이 룩을 입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당신의 한 마디는? “어! 우리 옷인데?” 7. 이 룩에 어울릴 음악 한 곡, 영화 한 편, 술 한 잔을 골라주세요. 음악은 토니 베넷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영화는 <테이킹 우드스탁>, 술은 물론 맥주. 8. 이렇게 입고 그녀는 어떤 장소에 가면 좋을까요? 락 페스티벌. 9. 이 여자와 어울릴 남자로, 지금 누가 떠오르나요? 접니다! 10.이상적인 여성복이란 과연 뭘까요? 여성복은 남성복과 달리 좀더 과장된 실루엣으로 여성의 선을 강조하기도 하고 프린트나 색깔을 화려하게 쓰기도 하죠. 과한 것보다 심플한 것을 좋아해서 스텔라 매카트니와 닐 바렛의 여성복을 좋아해요. 디테일을 지혜롭게 절제하는 여자 옷이라면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11. 2017년에도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구분이 꼭 필요할까요? 물론, 구분은 필요합니다. 최근에 다시 젠더리스 패션이 유행하면서, 여성스러운 디테일이 있는 남성복 또는 남성복의 핏을 차용한 여성복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이건 남성복과 여성복의 전형적인 틀을 깨는 요소로서 흥미로운 것일뿐,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구분을 없애는 건 분명 무리가 있습니다. 12. 남자 옷을 입는 여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한 단어로 말해주세요. 위풍당당! 13. 언젠가, 당신이 만든 남자 옷을 입기 위해 샀던 여자가 있었나요? 그런 기억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들려주세요. 가로수 길 한 편집 매장에 문수권이 입점해 있던 시절, 아이유씨가 남자 숄 카디건을 사서 오버사이즈로 멋지게 입었었죠. 그 옷을 딸기밭에서 입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렸던 것도 기억나네요. 참 예뻤는데.
한현민
1. 이 룩을 고른 이유는 뭔가요. 남자가 입으면 넉넉한 품에 각진 어깨가 특징인 네이비 더블 브레스티드 시어서커 블레이저. 여자가 입으면 실크 시어서커 소재의 부드러움과 유연함이 느껴져 또 다른 멋이 풍길 거예요. 2. 이 룩을 입히고 싶은 여자가 있겠죠? 그녀는 누군가요? 클로에 세비니. 3. 왜 그녀에게 이 옷을 입히고 싶죠? 옷을 공부하던 학생시절부터 클로에 세비니는 저의 뮤즈입니다. 다소 남성스러운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는 다양한 빈지티를 멋스럽게 스타일링하는데, 그 룩들이 제게도 많은 영감을 줬어요. 4. 이 룩을 입을 때,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뭔가 하나를 더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액세서리여도 좋고 어떤 태도여도 좋습니다. 여성스러운 실크셔츠. 바랜 듯한 색감의 실크 스트라이프 셔츠를 매치했을 것 같아요. 아, 와이드 팬츠도 잘 어울렸을 것 같네요. 5. 이 룩에 어울릴 향수는 뭘까요? 톰 포드 블랙오키드. 6. 눈 앞에 이 룩을 입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당신의 한 마디는? “와~ 섹시하다.” 7. 이 룩에 어울릴 음악 한 곡, 영화 한 편, 술 한 잔을 골라주세요. 2017SS 컬렉션 컨셉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것이기 때문에 영화 <아가씨>와, OST ‘임이 오는 소리’, 술은 향긋한 사케로 하겠습니다. 8. 이렇게 입고 그녀는 어떤 장소에 가면 좋을까요? 가벼운 핑거 푸드와 칵테일이 준비된 런칭 행사. 포토 월에 서도 될 만큼 충분히 드레스업된 스타일인 것 같아요. 9. 이 여자와 어울릴 남자로, 지금 누가 떠오르나요? 조시 하트넷, 에드워드 노튼. 10. 이상적인 여성복이란 과연 뭘까요? 스스로 만족하고 자신감이 생기는 옷이 이상적인 여성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몸매가 좋아 보이는 옷이나, 남자가 섹시하다고 느끼는 옷이 아니고요. 11. 2017년에도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구분이 꼭 필요할까요? 점점 필요 없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엔 제가 패션을 공부했던 과거처럼 알렉산더 맥퀸의 기가 막힌 테일러드와 드레이핑, 마르지엘라의 컨셉과 감도, 요지 야마모토의 진지한 패션에는 누구도 열광하지 않더군요. 더 쉽고 쿨한 옷, 남녀경계가 허물어진 옷, 너무 커서 몸에 맞지 않고 꿀렁꿀렁 남아 울지만 그게 멋지다고 느끼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패션뿐만 아니라, 건축, 음악, 영화, 회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는 방향성인 것 같아요. 12. 남자 옷을 입는 여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한 단어로 말해주세요. 멋스럽다. 섹시하다. 센스 있다. 13. 언젠가, 당신이 만든 남자 옷을 입기 위해 샀던 여자가 있었나요? 그런 기억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들려주세요. 제 옷 중에 베이지색 트렌치 코트는 여자들도 많이 샀어요. 반응이 좋아서 나중엔 여자 치수로 좀 작게도 만들었죠.
김원중, 박지운
1. 이 룩을 고른 이유는 뭔가요. 유려한 느낌이 유독 많이 드는 룩입니다. 가상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그려내는 2017SS 컬렉션 작업 중, 이 룩은 방문 판매원과 스토커를 합친 캐릭터였어요. 리바이스 엔지니어드 진으로부터 착안한 하이라이즈 부츠 컷 팬츠, 광택이 짙은 그린 계열의 실크 스카프는 성별의 모호함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2. 이 룩을 입히고 싶은 여자가 있겠죠? 그녀는 누군가요? 현재의 제인 버킨, 그리고 과거의 우리 엄마. 3. 왜 그녀에게 이 옷을 입히고 싶죠? 사실 누가 입어도 상관없는 옷입니다. 하지만 질문을 듣고 처음 생각 난 여성이 이 두 명이었습니다. 시점이 중요합니다. 현재와 과거. 4. 이 룩을 입을 때,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뭔가 하나를 더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액세서리여도 좋고 어떤 태도여도 좋습니다. 제인 버킨에게는 룩에 포함되어 있는 메일 백을 내려놓게 하고 싶네요. 그럼 버킨백을 들까요? 그녀의 가방이 아이코닉한 아이템이 된 건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거친 헤어를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스카프는 가방에 묶어주세요. 엄마에게 이 코트는 너무 길겠죠. 그리고 분명히 질질 끌린다고 싫어하실 것 같네요. 아들이 옷을 하는 사람이니, 원하는 길이로 줄여드려야겠습니다. 5. 이 룩에 어울릴 향수는 뭘까요? 프레시한 느낌의 향수만 아니면 좋을 것 같아요. 어딘가 모르게 무거우면 좋겠는데… 사실 제인 버킨도 엄마도, 자연스럽게 풍기는 그들 각자의 향이 제일 매력이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무거운’ 향을 풍기는 향수가 있다면 저도 한번 써보고 싶네요. 6. 눈 앞에 이 룩을 입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당신의 한 마디는? “음…” 또는 “엄마!” 7. 이 룩에 어울릴 음악 한 곡, 영화 한 편, 술 한 잔을 골라주세요. 노래는 김수희의 ‘남행열차’, 영화는 <아티스트> 같은 무성 영화면 좋겠는데 정확하게 맞는 게 떠오르지 않네요. 어떤 술이 들어있어도 상관 없는 간이용 술병인 플라스크를 가지고 다니면 좋겠어요. 8. 이렇게 입고 그녀는 어떤 장소에 가면 좋을까요? 뜨거운 낮 이후 선선한 밤이라면, 어디에 있던지 개의치 않을 것 같습니다. 9. 이 여자와 어울릴 남자로, 지금 누가 떠오르나요? 이런 행색을 하고 있는 여자의 옆에 과연 어떤 남자가 있을지, 저 또한 상상하기 어렵네요. 10. 이상적인 여성복이란 과연 뭘까요? ‘이상적’ 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려요.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그 단어에 맞는 적당한 의복을 못 찾겠어요. 11. 2017년에도 남자 옷과 여자 옷의 구분이 꼭 필요할까요? 네! 12. 남자 옷을 입는 여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한 단어로 말해주세요. “그래서 왜 입으시는 거에요?” 13. 언젠가, 당신이 만든 남자 옷을 입기 위해 샀던 여자가 있었나요? 그런 기억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들려주세요. 최근 지인을 통해서 어떤 유명한 여성분이 컬렉션 제품을 맞춤으로 사고 싶다고 하셨는데, 정중히 거절했어요. 왜 그랬는지,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에디터
- 강지영
- 어시스턴트
- 김찬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