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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보다 여사친이 더 많은 남자

2019.07.25GQ

남사친과 여사진 사이에는 다른 무엇보다 ‘정서적인 공유’가 중요하다.

 

스물 일곱살의 톰은 자신의 친구 관계가 여성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사실을 대학 시절에 처음 알았다. “여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편했고 동성들보다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최근에 그는 레슬링을 보기 위해 지인들을 초대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남성 지인들을 불렀고, 함께 사진을 찍은 후에 그의 룸메이트에게 사진을 전송했다. 그녀로부터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너한테 이렇게 많은 남자 친구들이 있는지 몰랐어!” 사진 속에는 네 명의 남성이 있었다. 탐은 그의 최근 문자메시지 목록을 스크롤하여 확인했다. 최근에 메시지를 주고 받았던 10명의 친구 중에 단 한 명 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성이었다.

여사친이 많아 의심 받는 남자

미혼의 남성과 여성 간의 우정 관계는 여전히 미심쩍은 눈초리를 받기 쉽다. 메릴랜드 대학교 사회복지 대학원의 교수 제프리 그리프 박사는 2008년에 집필한 그의 저서 ‘Buddy System: Understanding Male Friendships’에서 여성의 65%와 남성의 75%가 이성과의 우정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프 박사는 그의 저서가 출판했었던 2008년 이후, 여성과의 우정을 맺고 있는 남성들의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가 멜라니 햄릿은 동성친구가 없는 남성을 ‘정서적 성장이 저해당한 섬에 좌초된’ 상태라고 묘사했다. 즉, 남성과의 친밀감이 부족한 많은 남성들은 ‘정서에 메마른 상태’에 있기 때문에 아내와 다른 여성 친구들을 찾게 되는 것으로 추측했다. “남성들은 감정적이나 정서적인 것을 여성적인 것으로 배워왔다.” 햄릿은 이렇게 자라온 남성들의 환경 때문에 남자 친구들끼리는 감정이나 정서적인 공유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갖게 됐다고 설명한다. 반면 여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친구들이나 테라피스트에게 말하고 싶어 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또 남성들에게는 감정 공유의 중요성이 크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대상을 따로 찾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풀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기보다는 그 우정이 그들에게는 서로 공생할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는 관계에 있어서 남성들이 감정을 받아주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햄릿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남자들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어떻게 그리고 언제 좋은 조언을 해야 할지 안다. 그리고 그들은 여성들의 불평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받아준다. 하지만 스포츠나 맥주로만 친구를 형성하는 전형적인 타입의 남성들이 많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있다. 그들과의 감정의 공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남성의 모델이 문화적으로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여성 친구들이 많은 남자들은 의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걸스>의 2012년 에피소드에서 친구들이 모두 여자였던 아담 드라이버에 대해 오해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에 나는 남성 친구들이 거의 없는 남자와 데이트를 했었고, 여사친이 많은 남자에 대해 내가 느꼈던 편견에 왠지 모르게 창피함을 느꼈다.

여성 친구들과 주로 어울리는 남성들은 왠지 의심스럽게 보는 눈초리는 아직도 있다. 마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처럼 80년대의 이미지처럼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들을 여성들과 보내고 싶어 하는 남성들은 어떻게든 연애로 엮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 혹은 게이로 여겼다. 하지만 미투(#MeToo) 사건들 이후로는 완전히 달라졌다. 왠지 모르게 여자 친구들이 없는 남성을 꺼려하게 되었다. 그들의 책장에는 마치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책밖에 없을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여사친이 없어 오히려 의심되는 남자

그리프는 이성 간의 우정은 강한 방침이나 성희롱에 대한 교육이 필수인 직장 속에서 더욱더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한다. (나는 대학교에서 캠퍼스를 보다 여성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여성에게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주면서 시작했던 그들의 노력과 최근 들어 캠퍼스를 여성들에게 좀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려는 그들의 시도가 이성 간의 우정이 가능하게 된 토대라고 생각한다.) “같은 직장 내의 유일한 여성 동료의 일이 그저 남성 직원들에게 커피 타주는 일에 불과했던 아버지 세대의 직장과는 다르게, 오늘날의 직장 환경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권리는 평등하다. 그런 분위기는 여러 다른 종류의 관계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전 세대에서는 보지 못했던 이성 간의 정신적인 우정의 관계로 이어진다.”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우정은 오늘날에도 아직은 거의 드문 편이다. 미드 <매드맨>의 배경 시대에서는 직장 상사의 대부분이 남성들이고 여성 직원들은 부하직원들이었기 때문에 직장에서의 이성 간 우정은 더욱더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남성들이 여성 직장 동료들을 친구나 멘토로 여기는 경우도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사무실은 남성과 여성의 성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장소이지만, 일부 남성들에게 사무실은 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난 정신적인 우정을 기반으로 여성을 사귈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톰과 같은 성향의 여러 남성들은 그들의 여성 친구들과의 성적인 충동에 대해 압박감을 덜 느낀다. 그리프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소속 집단 안에서의 관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소속 집단’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에 싫증을 느끼기도 한다. 27세의 제이크는 남성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진부한 것들, 즉 술이나 스포츠 따위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여성들과 더 잘 맞는다고 고백했다. 그리프 박사가 진행했던 조사에 의하면 남성의 80%는 동성 친구들과 스포츠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답변했다. “여성들도 스포츠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어떤 남성들은 반대로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만약 남성이고, 동성의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스포츠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편이 쉬운 방법일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남성은 스포츠나 비디오 게임, 술집에서 여성들을 만나는 행위 등을 통해 돈독한 관계가 형성되며, ‘감정이나 정서를 나누는 행위’는 섹스 파트너를 위한 몫으로 남겨둔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한 남자

제이크는 12세 이후 만난 친구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주변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여성들은 함께 모여 자신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나의 여성 친구들과 남성 친구들의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여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대화를 통해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털어놓는다. 하지만, 남성들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술이 필요하다.”

그리프 박사는 남성들이 감정적인 공유에 있어서 여성들과 함께 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이유가 어린 시절부터 여성, 즉 어머니에 의해 사회화의 과정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5명 중 1명의 아이들이 싱글맘에 의해 키워지며, 그렇기 때문에 특히 그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여성들이 훨씬 편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톰도 이에 동의한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남자가 없는 집안에서 성장했다.” 그가 말한다. “어떤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면, 자연스럽게 늘 여성과의 대화를 찾게 된다. 사실 굳이 진지하지 않은 주제여도, 나는 늘 여성을 찾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파트너와 육아를 동등하게 담당하는 몇몇 소수의 아주 가정적인 아빠를 제외하고는, 어머니가 여전히 평균적으로 아버지의 2배에 해당하는 육아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최근 89%의 초등학교 선생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리포트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과 대화를 나눌 때 일반적으로 더욱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들이 어떤 여성에게 반했다거나 마음이 불안정할 때, 부드러운 톤으로 위로해줄 수 있는 여자친구 말이다.”

여성 친구들이 많은 25세의 남성은 이별의 아픔을 주로 여성 친구들과 나눴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별을 다른 남성과 이야기를 나누려고도 시도했었지만, 그들의 정서문해력이 자신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바로 알게 되었다. “당황스러웠다. 내가 그에게 나의 이별을 얘기했을 때 그의 대답은 이랬었다. ‘원래 인생이 그런 거지 뭐.’라고. 그런 말을 듣고 싶어서 그 주제를 꺼냈던 것이 아니었다. 여성 친구들과 그러한 대화를 공유할 때 훨씬 더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이다.”

그는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을 때, 여사친들과는 어떠한 로맨틱한 관계를 쌓지 않도록 스스로 장벽을 쌓아두었기 때문에, 오히려 여사친들과 우정을 쌓는 데에 더욱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여사친이 우정이 단순히 플라토닉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거라고 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한 번도 그것에 대해 서로 말해본 적은 없었다. “아무리 가깝더라도 초반에는 어느 정도의 거리는 두어야 한다. 우정이 분명하게 플라토닉으로 정의될 때까지는 말이다. ”

톰은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인다. 특히, 그가 여성들과 어떻게 해보려고 시도하는 사람처럼 보일까봐 걱정된다. 나는 그에게 이성 간의 우정을 유지하기 위한 선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물어보았다. “때로는 그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가 말한다. “오히려 ‘지금 그녀가 나와 뭔가 해보려고 하는걸까?’ 혹은 ‘내가 지금 그녀를 꼬시는걸까?’와 같은 걱정이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에디터
    글 / 로렌 라슨(Lauren L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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