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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록스 오픈 더블 입문 가이드, 직접 뛰어보고 알게 된 팁과 장비 추천

2026.05.18.조서형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인스타그램 피드가 온통 하이록스다. 대체 이 운동 뭐길래? 요즘 가장 뜨거운 피트니스 레이스, 입문자를 위한 팁부터 현장 분위기, 아이템 추천까지.

요즘 아웃도어 활동 중 트레일 런이 대세라면 인도어 스포츠 신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단어는 단연 하이록스다. 러너와 크로스핏터, 헬스 마니아와 기능성 의류 브랜드까지 한 공간으로 모아버린 이 레이스는 유행을 넘어 도시형 스포츠 문화가 되어가는 중이다. 지난 15일 금요일부터 17일 일요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레이스, 하이록스 인천의 오픈 더블 부문에 나도 한번 참가해봤다. 평소 회사 근처 팀버핏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긴 하지만, 평소 달리기를 싫어하고 체력도 좋은 편이 아닌 데다 장비에 익숙하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이록스는 몸 좋고 체력 좋은 사람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페이스 조절과 파트너와의 호흡, 멘탈 관리까지 다양한 능력이 필요한 경기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중독적이다.

미리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현장에 도착해 몸을 풀 수 있는 웜업 존에서 급하게 슬레드 푸시와 풀 동작을 연습했다. 하이록서들이 올린 릴스만 보고 익힌 동작을 실제로 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조금 여유가 생겨 주변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 10대부터 70대까지. 마른 체형과 통통한 체형, 임산부는 물론 장애를 가진 어댑티드 분야 출전 선수도 있다. 의상은 더욱 다양하다. 한 뼘 정도의 쇼츠만 입고 달리는 사람부터 운동복을 맞춰 입고 더블 레이스에 출전한 부자와 모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혼 부부도 있었다.

출동 직전의 소방관 유니폼과 교복을 입고 레이스를 수행한 선수들도 있었으니 이 대회는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크다.

하이록스가 뭔데?

입문 독자를 위해 설명하자면 하이록스는 러닝과 기능성 운동이 섞인 피트니스 레이스다. 하이록스는 단순하다. 1킬로미터 러닝 뒤 기능성 운동 스테이션 하나를 수행하는 구조를 총 8번 반복한다. 스키에르그, 슬레드 푸시, 슬레드 풀, 버피 브로드 점프, 로잉, 파머스 캐리, 샌드백 런지, 월볼까지 이어지는 구성이다. 하지만 실제로 뛰어보면 ‘단순하다’는 말은 곧바로 취소하게 된다. 러닝 실력만으로는 절대 버틸 수 없고, 웨이트 트레이닝만 해서는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 달리기와 근력, 심폐지구력과 회복 능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더블은 이 레이스를 둘이서, 싱글은 혼자서 해야 한다. 오픈과 프로는 기능성 운동을 위한 무게가 다르다. 물론 프로의 경우가 더 무겁다.

현장 분위기는 어떨까?

물론 현장은 긴장감이 감돈다. 앞서 달리던 그룹의 선수가 근육 경련에 주저앉기도 하고, 과호흡으로 경기를 중단하기도 한다.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도 사실이다. 일단 배경 음악이 크고 빠르다. 인천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K-POP 위주의 플레이리스트가 흥을 돋군다. 글로벌 행사인 만큼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익숙한 음악도 섞여있다. 레이스 도중에 춤을 추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독보적으로 1위를 하고 있는 선수나 유명인의 레이스는 MC가 생중계를 하고, 방금 피니시 라인에 들어선 선수 등과 짧은 인터뷰도 진행하니 현장 사운드가 빌 틈이 없다.

초심자라면 오픈 더블을 추천

오픈 더블은 두 명이 운동 구간을 나눠 수행할 수 있다. 단, 무작정 체력이 좋은 사람이 끌고 가는 방식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누가 어떤 구간에서 강한지 빠르게 파악하고,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도 서로 페이스를 맞춰야 한다. 파트너와 사전에 딱 한 번 만나 운동을 하면서 버피 브로드 점프와 월볼은 내가 많이, 스키에르그와 로잉은 파트너가 많이 하는 것으로 얘기를 나눴다.

가장 재밌었던 구간은 단연 버피 브로드 점프였다. 점프를 반복할수록 허벅지와 코어가 바짝 긴장했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펄쩍펄쩍 뛸 때마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고통스러웠던 구간은 슬레드 풀과 푸시. 슬레드 푸시 때는 자세를 바꿔가며 해도 들썩이기만 할 뿐 밀리지 않았다. 반대로 풀 때는 출산 후 늘어났던 오른쪽 손목 인대 탓인지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왼손으로 로프를 감아 쥐어 겨우 끌었지만, 파트너가 거의 다 해줬다.

준비물도 있을까?

이번 경기를 뛰며 가장 크게 느낀 건, 하이록스에서는 장비 선택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 특히 러닝화는 기록과 컨디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러닝 비중이 높다고 해서 지나치게 반발력이 강한 카본화만 고르면 오히려 슬레드 구간에서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 안정성과 접지력을 함께 갖춘 모델이 유리하다. 나이키 줌 플라이, 아디다스 아디오스 프로, 호카 마하 X, 온 클라우드몬스터 같은 모델들이 현장에서 특히 많이 보였다.

기능성 의류 역시 중요하다. 경기 내내 땀이 마를 틈 없이 반복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무게감 있는 면 소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신 통기성과 신축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많았다. 실제로 현장 분위기도 전통적인 헬스장보다 러닝 문화에 훨씬 가까웠다. 기록을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강했고, 브랜드 부스에서는 러닝 크루처럼 사진을 찍고 교류하는 참가자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스포츠 워치는 거의 필수에 가까웠다. 실제로 경기 도중 참가자들이 가장 자주 확인하는 것은 거리나 시간보다 심박수였다. 초반 분위기에 휩쓸려 오버페이스를 하면 후반 스테이션에서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민 포러너 시리즈나 코로스 페이스 프로 같은 러닝 워치 착용자가 특히 많았던 이유다. 실시간 심박 데이터를 확인하며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외로 인터넷에서 본 장갑과 물통은 필요하지 않았다.

첫 참가자라면 몇 가지는 꼭 기억하는 편이 좋다. 첫째, 경기 초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 것. 호흡이 올라오면 가라앉힐 기회가 별로 없다. 둘째, 슬레드 풀과 푸시는 꼭 연습하고 갈 것. 다시 생각해도 두 구간을 통과하려 애쓰던 시간이 악몽같다. 셋째, 더블은 체력보다 호흡이 중요하다. 빠른 사람이 혼자 끌고 가는 방식보다 서로 비슷한 리듬으로 움직이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다. 마지막으로, 경기 전후 회복 전략도 중요하다. 경기 전엔 조금씩 나눠가며 전해질 음료를 충분히 마시고 경기 중간에도 에너지 젤이나 물을 전략적으로 마셔야 한다. 마치고 나서는 꼭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몸을 풀어주며 충분히 영양소를 섭취할 것. 하이록스는 한번 경기하는 데 1000kcal 이상을 소모하게 된다.

경기를 마친 뒤 가장 의외였던 건 기록보다 분위기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벽 앞에 주저앉았고,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서로의 이름을 외치며 달렸다. 하이록스는 단순히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의 레이스가 아니었다. 러닝과 피트니스, 스타일과 커뮤니티 문화가 뒤섞인 새로운 도시형 스포츠에 가까웠다. 그리고 아마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토록 빠르게 하이록스에 빠져드는 걸지도 모르겠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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