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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 엉뚱한 사람과 섹스를 했다

2020.02.20GQ

평소에 눈 여겨 보던 주변인도, 좋아하는 연예인도 아닌데 왜 꿈에서 나랑 섹스를 할까? 엉뚱한 꿈의 이유는 나의 무의식만 아는 걸까? 깨고 나서 기분이 더 이상한 그 꿈에 대해 몇 명이 고백했다.

영화 <아바타>

직장 선배와 풀장 섹스 파티
나는 손바닥만한 비키니를 입고 버블 파티가 한창인 풀장을 거닐고 있다. 미드에서 많이 보던 그런 장소인데 한쪽에선 디제잉을 하며 춤을 추고, 수영장 물 속엔 이미 엉켜있는 남녀가 한 가득이다. 일단 물 속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어떤 손이 내 허리를 잡아 끌었다. 말도 없이 팬티 속을 거칠게 헤집는데, 이상하게 나쁘지 않았다. 눈을 감고 느끼다가 문득 ‘이제 본 게임인가’ 싶어 눈을 떴는데, 그때 뜨지 말 걸 그랬다. 매일 나를 쪼아대는 그 인간, 건너편 자리 직장 선배가 아닌가. 그러고보니 내 팬티에 들어간 손이 유난히 짧고 통통하긴 했다. 가장 짜증나는 건, 스킬이 좋았다는 거다. 진짜 알고 싶지 않다고!
LYJ, 30세, 직장인

죽마고우와 <브로크백 마운틴>
깜깜한 내 방에서 내가 정체 모를 사람과 키스를 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술 취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랑 키스 해본 적이 있긴한데, 느낌이 좀 달랐다. 뭔가 거칠거칠하다고 해야하나. 자연스럽게 상대방 등과 엉덩이를 쓰다듬다 손을 앞쪽으로 이동했는데, 또 뭔가 묵직한게 느껴지는 거다. 숨소리도 유난히 거친 것 같고, 아주 기분이 찜찜해서 입술을 떼고 어둠 속에서 상대를 바라봤는데, 조금 전까지 같이 맥주 마시고 떠들다 잠든 세상 둘도 없는 내 (동성) ‘베프’였다. 너무 놀라면 소리도 안 나오는데 숨을 꺽꺽 거리다가 다시 그 꿈에서 깼다. 이게 꿈이어서 너무 다행이다. 혹시나 해서 말인데 꿈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PYH, 28세, 자영업

오래 알고 지낸 여자 후배와 소파 섹스
거실 소파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옆에는 대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 후배가 앉아있다. 항상 차분하고 조용해서 다같이 만나는 모임에서 얼굴 보고 안부나 묻는 그 정도 사인데 우리 집까지 오다니 꿈에서도 그건 좀 이상했다. 그런데 후배가 속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내 티셔츠만 걸치고 있었다. 유두가 살짝 드러나 있는 상태에서 다리까지 살짝 벌리니까 너무 흥분되는거다. 일단 가슴이 너무 궁금해서 티셔츠를 벗기고나서, 그야 말로 질펀하게 섹스를 했다. 체위도 너무 다양했고, 미끈한 감촉과 신음소리까지, 완벽한 하모니였다. 꿈에서 깬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다음 모임에서 그 후배의 얼굴을 어떻게 볼 지 계속 걱정된다.
KJS, 32세, 개발자

은사님과 찍은 <은교>
대학 시절 교양으로 동양 철학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이 굉장히 멋쟁이셨다. 늘 소재 좋은 재킷에 치노 팬츠, 그리고 베레모를 비롯한 다양한 디자인의 모자를 즐겨 쓰셨다. 하얗게 샌 수염도, 도수가 높은 안경도 잘 어울리고. 어느 날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인문학 강의 같은 걸 짧게 하기실래 반갑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 날 밤, 꿈에 은사님의 연구실 책상에서 <은교>의 한 장면을 찍었다는 것. 실제로 벗은 모습을 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등에 검버섯이라던지 몸통에 비해 가느다란 팔다리가 인상적이었다. 일본 야동에서 본 노인과 젊은 여자 시리즈가 생각나서 더 야하긴 했다.
PEJ, 34세, 마케터

여자친구의 직장 상사와 탕비실 섹스
야근이 잦은 여자친구와 저녁을 함께 먹기 위해 종종 회사 근처로 찾아가는 편이다. 말로만 듣던 팀원들을 한꺼번에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늘 여자친구를 괴롭힌다는 여자 상사도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숏 단발의 레드립 쎈 언니가 아니라 생각보다 굉장히 푸근하고 웃는 인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얼마 뒤에 꿈에서 여자친구를 만나서 사무실 안까지 들어갔는데, 이 문 저 문 열다보니 탕비실까지 들어가게 됐다. 거기서 녹차 티백을 우리고 있던 푸근한 여자 상사와 난데없이 바지만 내리고 하는 급한 섹스를 했다. 여자친구가 나를 찾아 문을 열까봐 엄청 맘을 졸이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좋긴 좋았는데 왜 그랬을까?
JJS, 35세, 브랜드 매니저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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