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큰 잘못은 한 건 아닌데, 이상하게 대화할수록 피곤한 사람들이 있다.

답장은 느린데, 스토리는 실시간
분명 내 카톡은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는 방금 올린 사진이 떠 있다. 친구들과 놀러 간 사진, 맛집 인증샷, 심지어 ‘심심하다’는 글까지. 답장을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묘하게 서운하다. 바쁜 건 이해하지만, 선택적으로 바쁜 느낌이 들면 괜히 마음이 상한다. 읽씹보다 더 애매한 이 상황이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답장 강요형
반면 카톡을 보낸 지 10분도 안 됐는데 “왜 답 없어?”, “읽었잖아”, “삐졌냐?”가 연달아 오는 유형도 있다. 휴대폰을 잠깐 내려놓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관계의 가해자가 된다. 누구나 바로 답장할 수 없는 순간이 있는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점점 부담이 된다. 카톡은 소통 수단이지 출석 체크 시스템이 아니다.
할 말은 없고 “ㅋㅋ”만 남기는 사람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길게 상황 설명을 했는데 돌아오는 답장이 “ㅋㅋㅋㅋ” 하나라면 맥이 빠진다. 웃긴 건지, 위로의 방식인지, 아니면 그냥 더 이상 대화하기 귀찮다는 신호인지 알 수 없다. 특히 내가 공들여 보낸 장문일수록 허탈함은 커진다. 상대는 가볍게 보냈겠지만, 받는 사람은 꽤 오래 그 한 줄을 곱씹게 된다.
질문엔 답 안 하고 자기 얘기만 하는 타입
“오늘 뭐 했어?”라고 물었는데 대답은 없고 갑자기 본인 회사 이야기, 점심 메뉴, 운동한 얘기로 넘어간다. 물론 자기 이야기를 해주는 건 좋지만, 최소한 질문에 대한 답은 하고 넘어가야 대화가 이어진다. 이런 유형과 대화하다 보면 어느새 나는 친구가 아니라 진행자나 인터뷰어가 된 기분이다.

의미 없는 단답 장인
“ㅇㅇ”, “ㄱㄱ”, “ㄴㄴ”, “ㅇㅋ”. 물론 빠르고 편하다. 하지만 모든 대화가 이런 식이면 사람은 금방 지친다. 감정도 없고, 온도도 없고, 대화를 이어갈 여지도 없다. 특히 중요한 이야기일수록 단답은 상대를 더 무심하게 느끼게 만든다. 이쯤 되면 내가 친구와 대화하는 건지 고객센터 자동응답과 대화하는 건지 헷갈린다.
맞춤법보다 더 무서운 과한 오타
가벼운 오타는 귀엽다. “머해”, “머먹음” 정도는 오히려 친근하다. 하지만 해독이 필요한 수준의 오타는 이야기가 다르다. 문장을 읽는데 이해가 안 돼서 두 번, 세 번 다시 봐야 한다면 그건 대화가 아니라 퍼즐이다. 특히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오타가 너무 많으면 집중이 깨진다. 답장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번역부터 해야 한다.
끝나지 않는 음성 메시지
두 줄이면 끝날 이야기를 굳이 몇 초짜리 음성 메시지로 보내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출근길 지하철 안이나 회의 직전에. 이어폰을 찾아야 하고, 조용한 공간을 찾아야 하고, 듣는 동안은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 상대는 편할지 몰라도 받는 사람에게는 꽤 큰 노동이다. 특히“별거 아니고~”로 시작하는 음성 메시지가 가장 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