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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LivesMatter 흑인 감독이 만든 흑인의 영화

2020.06.12김윤정

미국 내 구조적인 차별을 고발하고 흑인의 다층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흑인 감독의 영화 5편.

미국 수정헌법 제13조
영화 <셀마>로 호평을 받은 에바 두버네이 감독에게 넷플릭스가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찍어보라고 했을 때, 그는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영화는 남북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 영화 <국가의 탄생>부터 레이건 정부의 강력한 법 집행 시대, 클린턴 정부의 삼진아웃제 종신형, 그리고 현재까지 미국의 역사를 짚어 내려오면서 어떻게 공권력이 이토록 많은 흑인을 합법적으로 감옥에 가두게 됐는지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면에서 답을 찾는다. 영화를 보고 나면 미국 수정헌법 제13조가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상영 넷플릭스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역사를 쓴 마틴 루터 킹, 말콤 엑스, 메드가 에버스에 관한 기록이다. 이들의 친구이자 20세기 위대한 작가였던 제임스 볼드윈은 자신이 만났던 흑인 인권운동가에 대한 에세이 <리멤버 디스 하우스>를 썼고, 감독 라울 펙이 글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배우 사무엘 L. 잭슨의 묵직한 내레이션과 제임스 볼드윈의 강연 영상,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의 과거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의 역사가 곧 흑인 역사임을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전달한다.
상영 왓챠, 네이버 영화

셀마
“우리에겐 꿈이 있다. 당신에게도 있는가?” 마틴 루터 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듬해, 엘라배마 주 셀마에서는 흑인 참정권 운동이 시작된다. 흑인 투표권에 대한 방해가 극심해져 가는 가운데 마틴 루터 킹은 린든 B. 존슨 대통령을 찾아가 자유로운 투표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한다. 에바 두버네이 감독은 마틴 루터 킹과 그의 가족, 동료를 중심으로 흑인들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600명의 시위대가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87km를 걸어간 ‘셀마 몽고메리 행진’을 조명한다.
상영 왓챠, 네이버 영화

4117_D025_13343_R_CROP Adam Driver stars as Flip Zimmerman and John David Washington as Ron Stallworth in Spike Lee’s BlacKkKLansman, a Focus Features release. Credit: David Lee / Focus Features

블랙클랜스맨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서 최초의 흑인 형사 론. 우연히 백일 우월주의 집단 KKK의 연락처를 얻게 된 론은 유대인 동료형사 플립을 앞세워 잠복 수사를 하기로 결심한다. 1978년 실제 KKK 잠복수사를 펼친 론 스툴워스가 발행한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인종차별이 극에 달하던 시절을 스파이크 리 감독의 시선으로 다룬다. 그는 영화 <똑바로 살아라>, <말콤 X>를 포함해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내 발생한 인종차별 문제를 고발해 왔다. <블랙클랜스맨>은 언뜻 형사코미디 영화처럼 보이지만 마냥 가볍진 않으며 매우 정치적이다.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2018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감독은 수상 소감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더 많이 쏟아낸 바 있다.
상영 넷플릭스, 네이버 영화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블랙 팬서>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데뷔작이다. 오스카 그랜트는 조지 플로이드 이전에 실제로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서 힘없이 희생된 이름이다. 감독은 2009년 오스카 그랜트가 사고를 당한 날, 그의 평범한 24시간을 담담하게 화면에 담는다. 특별할 것 없는 22살의 흑인 남자에게 신년맞이 불꽃 축제를 보러 가는 길에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은 지금도 미국에서 같은 일이 무수히 반복되고 있다는 걸 환기해준다. 2020년 지금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블랙 팬서>에서 킬몽거 역을 맡았던 마이클 B. 조던이 오스카 그랜트를 연기한다.
상영 넷플릭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