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 대통령 45명 가운데 40명이 즐겨 입었고, 링컨 전 대통령 역시 암살 당시 브룩스 브라더스의 제품을 입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식 당시 브룩스 브라더스 코트를 착용했다. 이 브랜드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202년 역사를 지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남성복 브랜드 중 하나인 브룩스 브라더스가 실적 감소와 채무 증가로 파산법 11조(Chapter 11)에 따라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브룩스 브라더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팔 걷어붙이고 다방면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을 펼쳐 왔으나 실적 급감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파산보호 신청이 곧 브랜드의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채무 경감과 변제 기간의 연장 등 매각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브룩스 브라더스 코리아는 한국 시장 내에서 정상적인 영업을 지속하며 새로운 매장 오픈도 계획대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미국 의류 브랜드 제이 크루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당시 대형 소매 업체로는 미국에서 최초의 사례였다.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되면 의사결정권이 기업이 아닌 채권단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정상적인 운영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제이 크루는 파산보호 기간에도 온라인 숍을 통해 판매를 지속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금융구조 조정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재오픈과 더불어 비즈니스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트루릴리전도 파산보호 신청을 피하지 못했다. 2010년대 초반 극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 유통업계 마켓 트렌드를 쫓지 못한 것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침체기가 겹쳐 악재를 이기지 못했다. 이어 캐나다발 구두 브랜드 알도 역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알도 그룹의 데이비드 벤사둔 CEO는 “바이러스 여파로 많이 부담된다”라고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전례 없는 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 5년간 아메리칸 어패럴과 퀵 실버, 짐보리 등이 파산보호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최근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럭키 브랜드와 지스타, 미국의 백화점 니만 마커스와 최대 규모 백화점 JC 페니도 나란히 파산보호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쇼핑을 기피하고 있다. 다수의 브랜드가 매장을 재오픈하기도 했으나, 시장분석기관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여전히 절반 이상의 소비자가 오프라인 쇼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약 80% 이상이 쇼핑과 레스토랑, 스포츠센터 등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공공장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앞으로도 미국 패션브랜드의 앞을 가로는 커다란 암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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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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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