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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글리치>로 돌아올 전여빈

2021.07.22전희란

이 맑고 알 수 없고 사랑스러운, 여빈.

 

핑크 드레스, 구찌. 데님 팬츠, 리던 at 10 꼬르소 꼬모.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대화하는 거 좋아해요?

YB  좋아해요. 듣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인터뷰에서는 제가 더 많은 이야길 해야 해서 조금 안타까워요. 배우 말고 또 멋있는 직업을 떠올릴 때 선망한 직업이 작가와 기자였거든요. 특히 기자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담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다 보면 시선의 폭이 넓어질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엄청난 피로감이 들 것 같기도 하지만.

GQ  그건 제가 생각하는 배우도 마찬가지예요. 대화할 때 주로 듣는 편이에요, 말하는 편이에요?

YB  반반? 사실 잘 모르겠어요. 배우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배역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할 경우가 많고 또 어떤 순간에는 리스너가 되기도 해요. 친구들 사이에서 저는 어느 쪽일까?

GQ  엄태구 배우가 이런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배우 통틀어 가장 많이 이야기한 사람은 전여빈이다.

YB  많은 상대 가운데 저를 떠올려주었다는 것이 감사해요. 엄태구라는 배우를 참 좋아하고 이야기 듣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결이나 색깔이 비슷한 부분이 있고요. 한편으로는 오빠가 선배로서 많은 마음을 주고 포용해준 건 아닐까, 생각해요.

GQ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 것이 궁금해요?

YB  대체로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요. 정해진 룰은 없어요. 사람마다 달라요. 가령 기자님은 저와 같은 성이니까 어디 전씨인지, 몇 년생인지, 전에는 어떤 배우를 인터뷰하셨는지 괜히 물어보고 싶어요. 헤헤. 통통 튀는 질문들요.

GQ  기자로서의 DNA도 있어 보이는데요?

YB  배우도 자기 캐릭터를 궁금해해야 하거든요. 이 사람의 생활 방식은 어떠하고, 이 사람은 누구를 만나고, 관계는 어떠하며, 어떤 부모님 밑에서 무엇을 배우고 자랐을까….

GQ  연기에 도움이 되나요?

YB  그럼요. 궁금증이 없으면 힘들지도 몰라요.

GQ  캐릭터에겐 어떤 질문을 던지나요? 답은 어떻게 돌아오고요?

YB  글 속에 이미 정답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장에도요. 연기라는 작업이 살아 있는 유기체 같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글을 읽다 보면 작가가 만들어놓은 세계관이 제게로 와요. 그 안에는 연결 고리들이 맞물려 있어요. 거기서 수많은 고민이 느껴지기도 해요. 감독님이나 주변의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질문의 답을 찾아갈 때도 있어요. 그 순간이야말로 선물 같아요. 제가 만나는 작가님, 감독님, 동료들이 누군지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는 변수거든요. 몹시 재미있어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답이고 길이라서.

 

베레모, 구찌. 블랙 재킷, 산쿠안즈 at 아데쿠베.

베레모, 구찌. 블랙 재킷, 산쿠안즈 at 아데쿠베.

 

GQ  여빈 씨 보면서 어떤 아이였을까, 궁금했어요.

YB  엄청난 장난꾸러기였어요. 인사성이 굉장히 밝았고요. 한번은 길 가다가 모르는 어른에게 인사했는데 “너 나 아니?” 그러시는 거예요. 충격이었어요. 내가 잘못한 건가? 어린 마음에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할머니에게 가서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하면 안 되냐고 물었죠. 할머니는 잘못한 게 아니다,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해도 된다고 독려해주셨어요.

GQ  지금 상상했는데 너무 귀여워요.

YB  제가 왼손잡이 기질이 강했는데 할머니가 글 만큼은 오른손으로 쓰라고 하셔서 일찍 학원에 다녔어요. 할머니가 가방에 챙겨주신 바닐라 맛 웨하스를 서랍 속에 숑 넣어놓고 수업 시간에 몰래하나씩 먹던 순간도 기억나요. 원장 선생님이 내색 않고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도요. “여빈이 입에 뭐가 많이 묻었네?” 흐흐흫.

GQ  삼 남매의 둘째죠? 어떤 동생이고 누나였어요?

YB  오빠에게는 말괄량이 동생이었고, 동생에게는 엄하고 다소 카리스마 있는 누나였어요.

GQ  본인은 장난꾸러기이면서?

YB  그러니까요.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나 봐요. 참 형제라는 게 이상해요. 어릴 땐 투닥투닥했는데 커서는 이상하게 짠하고 오랜만에 만나면 저릿한 순간이 있어요. 그쵸?

GQ  여빈 씨가 배우한다고 했을 때 유일하게 응원해준 사람이 오빠였다면서요? 오빠가 사진한다고 했을 때 여빈 씨도 마찬가지였고요.

YB  맞아요. 입시할 때의 저는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 같았어요. 스스로를 혹독하게 몰아붙이면서 많이 약해져 있었어요. 그때 유일하게 마음을 기댄 몇 가지 중 하나가 영화였어요. 처음엔 논술을 잘 치르고 싶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좋은 영화들이 제 마음에 메아리처럼 남아서 저를 달래주었어요. 그러다 문득 나도 이런 걸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오빠, 나 연기라는 걸 해보면 안 될까? 둥그스름하게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부끄러워서 배우라고는 바로 이야기하지 못했고요. 당시만 해도 배우는 즉 연예인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외모가 굉장히 출중하거나 엄청난 끼가 분출되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겼으니까요. 그런데 오빠가 제 고민을 듣고는 선뜻 알겠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그 즈음 오빠 꿈에 제가 나와서 독백 대사를 읊고 있었대요. 아주 자유로운 모습으로.

 

셔츠, 이어링, 모두 발렌시아가.

베레모, 구찌. 블랙 재킷, 산쿠안즈 at 아데쿠베. 팬츠, 르메르. 슈즈, 토즈. 이어커프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연기를 해보니 어땠어요?

YB  너무 재미있었어요.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너의 에너지가 바뀌었어. 눈빛이 살아 있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GQ  가장 가까운 사람의 믿음 만큼 값진 것이 없죠.

YB  맞아요. 제가 원한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관계도 아니고요. 저희 가족 개개인은 소소하지만 자기 삶에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에요. 자주 반성하고, 다시 좋은 내일을 희망해요. 살고 싶어 하는 의지가 굳건하죠. 노력을 함께할 수 있는 너그러운 존재들이 곁에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GQ  오빠의 인스타그램에 잊히지 않는 말이 있었어요. “내가 1을 사유하고 감각한다면 그(여빈을 가리켜)는 100을 사유하고 감각한다. 그가 쓴 글을 4년이 지나서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YB  그게 무슨 글이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그것이 오빠에게는 강렬한, 큰 모먼트였나 봐요. “여빈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는 훨씬 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 이따금 이야기를 해요. 우리는 동생이란 존재를 으레 나보다 연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저도 동생에게 그렇고요. 물가에 내놓은 것 같은 동생이 사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사유할 때도 있죠. 오빠는 그것을 인지해주는 것 같아요.

 

블랙 재킷, 벨트, 이어링, 링, 모두 보테가 베네타. 데님 팬츠, 리던 at 10 꼬르소 꼬모.

니트 톱, 카이트 at matchesfashion. 팬츠, 슈즈, 모두 보테가 베네타. 이어커프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셔츠, 데님 팬츠, 슈즈, 이어링 모두 발렌시아가.

 

GQ  평소 생각이 많고 자주 골몰하는 편인가요?

YB 모든 사람이 각자 생각이 많지 않을까요?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이니까. 제가 특별히 고민이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20대 때 훨씬 더 생각이나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은 때때로 굉장히 단순해져요.

GQ  생각을 덜어내려고 노력한 건가요?

YB  연기를 하다 보면 전여빈으로서 가진 고민들이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캐릭터에 온전히 집중해 이 인물의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시간만큼은 분리되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작업량이 늘면서 인물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어요. 그래서 전여빈으로서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 같아요.

GQ  여빈 씨의 연기에 제 마음이 움직인 순간들을 떠올려봤어요. 감정의 층위가 한 방향으로만 쌓이는 게 아니라 모순적인 감정 표현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종 슬픔 속에서 환희가, 즐거움 가운데 환난이 보였거든요.

YB  인생 자체가 늘 모순이니까요. 한편으로는 인생의 모순을 사랑해요. 굉장히 아끼던 사람을 순간에 잃게 된다 하더라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내 인생은 계속 나아가야 하니까요. 그 슬픔에만 함몰되지 않고, 나는 오늘의 기쁨에 감사하는 것처럼…. (잠시 침묵) 가령 캄캄한 곳에 제가 있는데 천장에 작은 균열이 생겨요. 그전까지는 캄캄한 어둠이 나를 보호해주는 안락한 성인 줄만 알았는데, 균열이 생기면서 위기감이 몰려오죠. 곧 무너질 거야. 좌절하는 순간 그 틈 사이로 빛이 스며요. 예기치 못한 빛을 봄으로써 새로운 세상이 다시 시작되는 거예요.

GQ  멋진 비유네요.

YB  모순에 대해서는 많은 예를 들 수 있지만 아픈 것들을 많이 꺼내놓아야 할 것 같아서 여기까지. 그리고 제 연기가 풍부하게 보였다면 좋은 글과 캐릭터, 동료, 스태프를 만난 덕분이에요. 진부한가요? 하지만 진심이에요. 좋은 환경을 만날 수 있음은 기적이고, 그 기적 같은 환경을 근 3년 동안 계속 만났어요. 10을 완성한다고 할 때 제가 준비하는 건 3 정도예요. 7은 주변에서 만들어주시는 거고요. 운칠기삼. 그 말이 딱 맞네요. 물론 그 운을 잘 받을 수 있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요. 내일이 없어도 좋다 싶을 정도로. 결코 대충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베레모, 구찌. 톱, 더오픈 프로덕트. 팬츠, 이자벨마랑. 슈즈, 토즈.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운이 와도 그걸 운으로 볼 수 있는 눈은 귀해요.

YB  맞아요. 저는 때때로 무척 예민한 사람이에요. 주변 상황에 궁금증이 많고, 상황을 보고 흡수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캐치가 빨라요. 한때는 고민이었던 예민함이 연기에 있어 감정 표현을 돕는다는 걸 깨닫곤 너그럽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부정적으로 마구 달리는 힘을 역으로 사용할 수 있는 힘도 커요. 응축된 에너지를 좋은 쪽으로 뒤집는 힘. 역으로 돌아올 땐 힘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흔히 긍정의 힘이라고 하죠? 그 키워드는 너무 뻔하니까 사고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해둘게요. 도면의 앞뒤처럼 상황을 다시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는 힘이 제가 가진 기질이자 원동력이에요. 어쩌면 이것이 삶의 모순을 받아들이는 저의 태도인 것 같아요. 이 이야기하면서 저는 또 뭔가 찾아낸 기분이 들어요.

GQ  여빈 씨에 대해 알 만한 사람에게 물어볼 때마다 반응이 한결같았어요. ‘좋은 사람’. 그럴수록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아닌 경우도 많죠. 스스로를 돌볼 줄도 아는 사람인가요?

YB  많이 돌보는 편이에요. 저는 착한 사람이란 말은 싫어요. 착하다는 단어 안에는 다소 폭력적인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어주지 않으면 얼마든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죠. 좋은 사람은 또 다르지만. 저는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쁜 사람도, 그렇다고 해서 착한 사람도 되고 싶지 않아요. 평범한 사람, 보통의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다만 함께 나누는 시간 동안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만약 함께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면 저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거예요. 나쁜 사람에게 저는 불편한 티를 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저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 분은 그분들이 좋은 분이기 때문일 거예요. 제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게끔 만들어주는 존재. 모든 관계는 늘 상대적이니까요. 저 자신에게도 좋은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타인에게 노력하는 만큼 저에게도 노력하고 싶어요. 100미터 달리기, 혹은 장거리 달리기할 때만큼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리고, 경기장 밖으로 나왔을 때는 충분히 쉬어주는 것. 이것이 저를 잘 돌보는 방법이에요.

 

핑크 드레스, 구찌.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멜로가 체질>에서 연인을 잃은 은정이 친구들에게 “나 힘들어, 안아줘”라는 말을 꺼내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죠. 전여빈은 삶에서 그런 말도 잘하는 사람이에요?

YB  힘들 때는 힘들다, 지칠 때는 지친다, 얘기하려고 해요. 그거 참아서 뭐 하나 싶어서.

GQ  연기하기 전에도 그랬어요?

YB  아니요. 전에는 보호 본능과 방어 기질이 강했어요. 강한 사람이고 싶었고 그렇게 보이려 했어요. 그런데 의지와는 상관없이 실패도 하고, 통제를 벗어나는 바깥 환경을 마주하면서 조금씩 달라졌어요. 연기를 하면서 감정이나 상태 표현에 익숙해졌고요. 다만 연기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에요. 학창 시절에 들은 동양 철학 수업에서 만난 논어의 가르침, 철학, 성경, 인문학…. 이왕 사는 거 인생이 뭔지, 사람이 뭔지 물음표를 갖게 되는 수업에 기웃거렸어요. 음악, 예술, 영화, 책, 어떤 사람의 인터뷰들도 제 안에 쌓여 조금씩 저를 확장시켰고요. 무쇠처럼 단단하려는 강박을 내려놓고, 내가 연약한 인간이란 걸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연약하지만 노력하는 인간. 표현에 야박해지지 않으려고 하는 건 그 때문이에요.

GQ  어떤 방식의 위로를 좋아해요?

YB  뭐니 뭐니 해도 “너를 믿는다”란 말이 가장 힘이 되죠. 어떤 때는 직설적인 코멘트가 위로가 되기도 하고, 뾰족한 정답 없이 서로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 나갈 때 힘을 받기도 해요. “그래, 이게 살아 있는 거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우리 한번 해보자.” 함께 귀결 지을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는 자체가 모두 위로 같아요.

GQ  이야기하면서 제가 위로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요즘 <글리치> 촬영으로 한창이죠? 캐릭터의 어떤 면에 마음이 움직이던가요?

YB  홍지효라는 인물은 어느 날 갑자기 행방불명된 남자친구를 찾아 모험을 감행해요. UFO 소행이라고 믿고요. 모험의 의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홍지효는 도통 종잡을 수 없는 친구라 저도 더 지켜보고 탐구해봐야 할 것 같아요.

GQ  끝없는 궁금증. 그것이 어떤 방아쇠가 되나요?

YB  퀘스천이 생긴다는 것은 저에게 굉장히 좋은 신호예요. 말했듯이 저는 사람에 대해 궁금증이 굉장히 많은 사람인데, 제게 궁금증을 계속 던지는 친구라면 끌리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GQ  많은 물음표는 결국 지혜의 방향으로 이끄나요?

YB  저도 방황하는 중생이라…. 하하. 제 인생에도 정답이 없어요. 늘 굳게 마음먹고도 난관 앞에서 흔들리는 갈대인걸요. 그럼에도 지혜로운 사람이고 싶어요. 노력할 거예요.

GQ  지혜로운 사람이란 뭘까요?

YB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아니요, 정의내리지 않을래요. 우리는 너무 많은 찰나를 살아가고 있어요. 사람의 마음은 계속 변해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진단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인생 앞에서 오만한 태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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