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인류의 마지막 흔적을 담을 ‘지구 블랙박스’가 설치된다

2021.12.28GQ

말 그대로 전 지구적 기후 위기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저장하는 블랙박스 역할을 맡게 된다.

호주 태즈매니아대 연구진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 클레멘스 BBDO가 전 세계가 지구의 미래에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인류의 대처법을 기록하는 ‘지구 블랙박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만약 인류가 기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질 때를 대비해 객관적인 정보를 남기는 것에 목적을 둔다.

외신에 따르면 지구 블랙박스는 항공기의 비행기록 장치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으며, 어떠한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는 파괴 불가능한 저장 장치다. 가로 4미터, 높이 10미터의 강철 구조물로 태양과 열에너지에 의해 가동되며, 인터넷을 통해 육지와 바다의 온도, 멸종 상황,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농도, 에너지 소비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500가지 항목의 데이터를 수시로 수집하고 각국에서 발표한 연구도 실시간으로 저장된다. 프로젝트팀은 성명을 통해 지구 블랙박스는 기후변화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전 세계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축적된 정보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지게 하고 미래 세대에 교훈을 남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 블랙박스는 당면한 기후 재앙에 대처하거나 또는 회피하기 위해 인류가 취하는 모든 조치를 기록할 구조물 겸 장치인 셈이다.

짐 커티스 클레멘스 BBDO 디렉터는 “인류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기후 위기 내용과 인류의 대응이 담긴 이 블랙박스는 남아 있을 것”이라며 “추후 이를 발견한 미래의 누군가가 우리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구 블랙박스는 내년 중 지리적·정치적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오스트레일리아 남동쪽 태즈매니아섬의 서쪽 화강암 지대 위에 세워진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Earth’s Black 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