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서울 근교 맥주 양조장 6 | 지큐 코리아 (GQ Korea)

가장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서울 근교 맥주 양조장 6

2022-07-04T01:49:31+00:00 |drink, EDITOR’S PICK, travel|

떠나자, 맥주 마시러.

일산플레이그라운드 @playground_brewery
북쪽으로 자유로를 쌩쌩 달리다 보면 오른편에 ‘PLAY GROUND’라는 알록달록한 간판이 나타난다. 키즈 카페? 미안하지만, 이곳은 어른들의 놀이터다. “우리의 맥주 한 모금이 순수한 어린 시절로 데려다주는 티켓이 되길 바랐어요”. 창립자는 그렇게 말한다. 자유로 바로 옆길에 위치한 이유도 누군가의 한 페이지에 즐거운 추억으로 남고 싶어서라고. 빠르게 스칠 때는 몰랐지만 이곳의 주소를 목적지로 입력하고 향하면, 양조장 주변이 그야말로 허허벌판임을 알게 된다. 이런 곳에서 맥주를? 양조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뜻밖에 층고가 굉장히 높은 탭 하우스를 마주하는데, 이곳이 플레이그라운드의 가장 신선하고 다양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다. 타코, 치즈 플레이트 등 해외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볼 법한 본격적인 맥주 친구들도 진진하다. 이 계절에 방문한다면 시즈널 맥주 ‘플랜츠’를 꼭 도전해보길. 식물의 씨앗과 잎, 고수씨, 마조람 잎, 유자 원액을 세종 Saison에 녹인 맥주인데, 강력한 상큼함이 잠시 선풍기 바람처럼 느껴진다.

ADDㅣ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이산포길 246-11
TIMEㅣ화~일요일 12:00~22:00
TRAVEL TIPSㅣ자전거 라이더들도 자주 찾는 참새 방앗간이다. 파주 헤이리에서 출판단지를 거쳐 행주산성까지 라이딩하는 길에 들르면 좋은 곳. 힘껏 달리다 잠시 쉬고 싶을 때 들러 신선한 캔 맥주를 4캔 만원으로 살 수도 있다. 물론, 취중 라이딩은 금물. 탭 하우스는 네이버 예약이 가장 빠르고, 전화 예약도 가능하다.

 

가평ㅣ크래머리 브루어리
독일 양조기술을 바탕으로 유럽 스타일 맥주를 만드는 크래머리 브루어리. 평창올림픽 독일 대통령 참석 행사 만찬주로도, 독일 대사관과 미군 부대 등 맥주 애호가 행사에도 수시로 오르는 맥주. 크래머리 브루어리의 진수를 맛보려면 가평 양조장으로 가야 한다. 650평 규모 대지 위에 세운 230평 규모의 브루 펍에서는 맥주와 음식 페어링을 경험하는 브루어리 투어부터 로컬 굿즈 등 크래프트 문화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방문한다면, 작년 6월 출시 후 올해 재출시한 사우어가이스트 에이프리컷에 주목한다. 양조장 외부 가든에 놓인 캠핑 의자에 앉아 생각을 텅 비우고 한 잔 마시면, 가장 값싼 여름휴가가 바로 여기에. 크래머리 브루어리는 고도수 맥주 잘 만들기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여러 맥주를 테이스팅한다면 저도수부터 차차 고도수로 도수를 올리며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가평 브루펍 방문자를 위한 12캔 박스 공장가 제공 이벤트도 놓치지 말 것.

ADDㅣ경기도 가평군 상면 청군로 429
TIMEㅣ11:00~22:00(15:00~17:00 브레이크 타임에는 음식 주문 불가)
TRAVEL TIPSㅣ양조장 인근에 전국 최대 잣나무숲인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이 있다. 숲이 온몸을 바쳐 청량함을 뿜어내는 지역의 히든 플레이스. 자라섬이나 아침고요수목원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한산해서 느긋하게 즐기기 좋다. 입장료도 저렴한 편.

 

광주ㅣ서울집시 @seoulgypsy
삶을 유랑하며 실험적인 맥주를 만드는 낭만적인 독립 브루어리, 서울집시. 다른 양조장의 설비를 빌려 양조하는 ‘집시 브루잉’으로 시작해 서울집시라고 이름 붙였는데, 작년 여름 드디어 광주에 양조장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생소하던 사워 맥주를 비롯해 양조사의 집 뒷산에서 채취한 효모로 만든 ‘뒷동산 에일’ 등 실험적인 시도를 거듭한 서울집시는 비어긱 사이에서 이미 정평이 난 지 오래인 브루어리다. 작년 양조장을 설립한 뒤로는 클래식하면서도 높은 테크닉을 요구하는 ‘라거’나 오랜 숙성이 필요한 숙성 맥주를 추가로 시도하고 있다. 고수 씨앗과 오렌지 껍질을 넣어 화사하고 부드러운 이어 라운드 밀맥주 ‘서울몽’, 서울집시의 베이스 맥주인 씨앗 맥주에 다양한 제철 과일을 더한 숙성 병맥주 ‘씨앗’ 등이 대표적. 맥주를 더 입체적으로 맛보려면 ‘월간집시’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맥주에 진심인 양조사가 기록하는 맥주 너머의 이야기가 알던 맥주 맛도 새롭게 해준다. 서울집시 양조장은 ‘오픈 브루어리’ 이벤트가 있을 때만 비정기적으로 오픈한다. 대신 새로운 맥주가 출시되는 날에는 서울집시의 종로 매장에서 ‘릴리즈’ 란 이름의 이벤트로 캔 혹은 병맥주를 판매한다. 판매 당일 빠른 속도로 솔드아웃되니 공식 계정을 미리 팔로우해두면 좋다. 7월 말에는 서울집시 한남점 오픈 예정이다.

ADDㅣ개별 문의
TIMEㅣ양조장 투어 비정기 운영
TRAVEL TIPSㅣ양조장에 방문했다면 근처 곤지암 도자공원에 들러본다. 조선시대 도자기를 빚던 관요(관청에서 필요로 하는 사기 제작을 위한 제조장)가 운영된 곳으로 이곳에서 발굴된 옛 도자기, 거대한 장작 가마를 구경할 수 있다. 드넓은 조각공원에 조각 작품들이 자연을 캔버스로 곳곳에 있고 산책길로도 훌륭하다.

 

인천ㅣ인천맥주 @incheon_brewery
인천에 왔다면, 인천맥주. ‘칼리가리박사의 밀실’이란 수제맥주 펍으로 시작된 크래프트 맥주 컴퍼니는 로컬 맥주로서의 포부를 담아 2020년 ‘인천맥주’로 개명했다. 지역 대표의 책임감은 개항로 라거, 사브작IPA 등의 시그너처 맥주를 맛보면 더 쉽게 느껴진다. 인천맥주 양조장 앞에는 야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맥주를 맛보면 사이다, 자장면 옆에 인천의 수식어 하나를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양조장 내부 2층 통유리창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로 가득한데, 여기에 흔적을 남기는 것도 양조장 투어의 재미 중 하나. 인천맥주는 매주 인스타그램에 맥주 병입 날짜를 공지하는데, 날짜를 확인하고 가면 당일에 갓 뽑은 가장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이번 시즌에도 인천 지역성을 띤 새로운 컨셉 맥주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ADDㅣ인천시 중구 신포로15번길 41
TIMEㅣ화~일요일 13:00~21:00
TRAVEL TIPSㅣ양조장 근처에는 매일 다른 계절이 풍경처럼 걸리는 자유공원이 있다. 여기서 인천 앞바다가 퍽 낭만적으로 보인다. 취기가 채 멎기 전에 얼른 달려가 볼 것.

 

이천ㅣ더홋 브루어리 @thewhot_brewery
홋. 농부가 밀짚모자를 쓴 모습을 한글로 그린 글자. 더홋의 대표는 식품 공학을 전공한 귀농 2년 차 청년 농부다. 직접 홉 농사를 짓고, 맥주에 넣는 재료 대부분을 국산으로 만들겠다는 청년 농부의 야심 찬 포부로 이천 백사리에서 시작된 브루어리가 더홋 브루어리다. 맛 좋기로 소문난 이천 쌀의 우아한 풍미와 쌉싸래한 홉 맛이 청량한 시그너처 맥주 ‘스노이’를 비롯해, 이천 흑미를 넣은 흑맥주 ‘블랙스노이’, 생 홉을 넣어 만들어 홉의 진수를 보여주는 ‘자릿골에일’ 등이 대표주자. 현재 공식적으로 양조장 투어는 진행하지 않지만, 양조장에서 15분 떨어진 브루펍에 가면 시그너처 맥주 스노이를 좀 더 독특하게 즐길 수 있다. 맥주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쌀가루를 전용 유리잔에 묻혀 내어주는 것. 오호, 쌀 맥주와 쌀가루의 만남이라. 스노이라는 이름처럼 목젓부터 잠시 눈이 내리는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서프왁스 브랜드 토왁스와의 협업으로 여름에 딱 어울리는 맥주 ‘행텐’을 출시한다. 참, 홋을 ‘훗’과 혼동하면 곤란하다.

ADDㅣ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청백리로474번길 410-24
TIMEㅣ월~토요일 18:00~25:00
TRAVEL TIPSㅣ양조장 근처 이천 백사면에는 산수유마을이 있다. 봄에 찾으면 가장 예쁜 산수유꽃을 볼 수 있고, 도자기 마을 예스파크도 볼거리. 예스파크에서 운행하는 미니 기차를 타고 한 바퀴 돌고, 도자기 체험하면 유쾌한 하루다.

 

양주ㅣ히든트랙브루잉 @hiddentrackbrewing
덕업일치가 빚은 결과. 히든트랙브루잉의 유래는 이러하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세 친구가 주말마다 집에서 맥주를 빚다가 2014년 주세법 개정을 계기로 소규모 양조장을 만들었다. 음악, 맥주를 좋아하는 셋은 ‘히든트랙’이라는 이름을 짓고, CD에서 숨겨놓은 히든트랙을 발견할 때의 기쁨처럼 아주 적은 사람이라도, 그 맥주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부 투자 없이 100퍼센트 독립자본으로 2018년 이곳 양주로 확장 이전했다. 말하자면, 성덕. ‘엘리제’는 시그너처인 페일에일인데, 압도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자랑한다. 엘리제가 타이틀곡이라면 멕시칸 라거 ‘피에스타’는 숨어 듣는 명곡이라고나 할까. 멕시코에서 데킬라, 메즈칼에 라임과 솔트를 곁들이는 것에서 착안해 만든 맥주다. 양조장의 탭 룸, 양조 시설에서 가까운 곳에서 테이스팅 세션으로 경험하는 게 가장 맛 좋다.

ADDㅣ경기도 양주시 화합로 1754
TIMEㅣ월~금요일 11:00~19:00
TRAVEL TIPSㅣ양조장 바로 건너편에는 양주시의 자랑 회암사지, 회암사지 박물관이 있다. 고려 말 전국 최대 규모의 사찰 중 하나였는데,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선정됐다. 박물관 앞 넓은 잔디 광장에 앉아 그 뒤로 걸린 천보산 풍경을 한참 바라보면 취기가 더욱 아름답게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