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마냥 귀여웠다. 그저 가지고 싶었고, 자랑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솔직히 좀 무서울 지경이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포켓몬 카드(TCG) 얘기다.

미리 고백하자면 나는 아주 정석적인 ‘포켓몬 키드’다. 90년대 중반생이고 초등학생 시절 아빠가 용산 전자상가에서 사준 게임보이 콘솔로 ‘포켓몬스터 골드’를 열심히 플레이했다. 애니메이션도 보았고, 띠부띠부씰도 모았다. 그 시절 추억을 발판 삼아 지난해 5월, 잠실에서 열린 포켓몬 행사에 갔다. 사진도 찍고 갓챠도 뽑고, 40분 줄 서서 무료로 나눠주는 한정판 메타몽 카드까지 알차게 받아왔다.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서랍에 넣어둔 그 카드는 1년이 지난 현재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약 6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포켓몬 카드, 돈 많이 된다
어릴 적 500원짜리 모아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 맞아가며 사던 포켓몬 카드, 이제 당당하게 사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포켓몬 카드의 지난 20년간 누적수익률은 무려 3,82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S&P 500 지수의 누적수익률(483%)을 약 3,000% 웃도는 결과며, 상장 직후 ‘메타’의 수익률보다도 2배가량 높았다. 여기에 최근 영국에서 한 남성이 20년 만에 다락방에서 찾은 희귀 리자몽 카드를 경매에 부쳐 5천만 원가량의 결혼 자금을 마련했다고 하니. 단순 추억의 영역은 아득히 넘어선 셈이다.
입문자라면 ‘최신 미개봉 박스’ 추천
재테크 목적으로 카드를 처음 구매할 때는 딱 하나만 기억하자. 최신 미개봉 박스. 카드를 박스째로 구매해 아예 손도 대지 않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당 박스가 절판되면서 그 자체의 가치가 크고 작은 폭으로 상승하는데, 적절한 시점에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처분하면 된다. 주식으로 치면 일단 사고 묻어두는 장기 투자에 해당하는 방식. 카드는 포켓몬 스토어 온라인,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용산 아이파크몰의 포켓몬 카드숍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인기 포켓몬, 한정판에 집중!

다시 주식 얘기. ‘잘 모르면 우량주를 사라’. 여기도 똑같다. 뭘 살지 모르겠다면, 탑티어 인기 포켓몬이 포함된 박스를 사는 것이 안정적이다. 시리즈 상징과도 같은 피카츄와 리자몽을 필두로 이브이 진화체(특히 블래키와 님피아), 뮤츠, 뮤, 루기아, 레쿠쟈, 망나뇽, 팬텀 등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메이저로 꼽힌다. 또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특정 행사에서 한정판으로 배포하는 카드도 그 희소성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것’ 제대로 안 하면 가치 뚝 떨어진다
보관, 보관, 보관! 10번 강조해도 모자란다. 카드의 모서리 마모·긁힘·뒤틀림은 가치와 가격을 급락시키는 원인이다. 조상신의 가호로 희귀 카드 뽑아놓고 나중에 피눈물 흘리지 않으려면, 개봉 즉시 전용 슬리브와 케이스에 넣고 신줏단지처럼 모시길 추천한다. 또 카드가 종이 재질이기 때문에 박스 상태로 장기 보관 시에도 실리카겔, 습도 조절제 등을 사용해 습도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단품 카드는 ‘그레이딩’ 필수
우연히 희귀 카드를 손에 넣었다. 몇 년간 관리도 잘했고, 가격도 충분히 올라왔다. 수익 실현을 하고 싶다. 무턱대고 중고장터에 ‘상태 좋음’이라는 문구를 넣어 올리기 전,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바로 ‘그레이딩’이다. 그레이딩은 공인 기관이 카드의 보존 상태와 진품 여부 등을 판단, 플라스틱 케이스 밀봉해 영구 보존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 여부에 따라 가격이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PSA, BGS가 세계적 인지도가 높으며 환금성이 좋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국내 거래를 목표로 한다면 접근성 좋은 BRG로도 충분하다. 단, 그레이딩은 높은 레어도의 카드 단품을 판매하려 할 경우 요구되는 절차로 박스 판매 시에는 불필요한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