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냄새 나는 카톡 대화 유형 5

2023.02.16주현욱

멀쩡하게 카톡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착각. 살짝만 봐도 얼마나 마셨는지 그림이 그려지는 카톡 유형.

💭오타형
핸드폰을 잃어버리지 않고 카톡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일지도 모른다. 혀가 꼬인 만큼 손가락도 꼬인 걸까. 보내는 카톡마다 도대체 제대로 된 철자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짧은 문장에도 여러 개의 오타가 나는 모습을 보면 틀림없이 만취 상태인 것이 분명하다. 정작 보내는 당사자는 제대로 쳤다고 생각하겠지만, 채팅창에 올라오는 카톡들은 하나같이 외계어 남발에 오타 천지다.

💭감정표현형
보통 연인 사이에 많이 발견할 수 있는 모습으로 애정을 표현하거나 속상했던 마음을 이야기할 때 둘 중 하나로 좁혀지는 유형이다. 이들은 평소 감추고 있던 감정들을 술로 인해 봇물 터지듯 쏟아내는 게 특징이다. 카톡을 받는 입장에서도 모 아니면 도. 급격히 애교가 많아진 상대방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거나,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다시 되돌릴 수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도돌이표형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실제로 만나서 하는 주사였다면 그러려니 하고 택시를 태워서 보냈을 텐데, 방금 보낸 카톡도 인지하지 못하고 똑같은 말을 계속해서 보낸다. 이런 경우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고 말하고는 더 이상 답장하지 않는 것, 보고도 못 본 채 하는 ‘안읽씹’만이 이 도돌이표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속마음형
알딸딸하게 술기운도 올라왔으니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말을 하기 시작한다. 보낼 때는 그렇다 쳐도 다음날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줄줄 이야기하는지. 때에 따라서는 서운한 마음을 표현해 진심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평소에는 입 밖에도 꺼내지 않았던 말들이 쏟아져 나와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술의 힘은 역시나 강력하다.

💭연락두절형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감감무소식으로 연락이 되지 않는 유형이다. 특히 밤늦은 시간까지 지속되는 술자리의 특성상, 위험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집에 들어갈 때 연락하겠다던 말은 까맣게 잊고 막상 도착했을 때 연락보다 기절이 먼저다. 심할 경우 핸드폰을 잃어버려 다음날 아침까지 연락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기다리는 사람만 밤새 애가 탄다.

주현욱

주현욱

프리랜스 에디터

주현욱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고, 문장으로 본질을 풀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2015년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GQ KOREA'를 중심으로 'VOGUE KOREA', 'Noblesse' 등 주요 매체에서 컨트리뷰팅 에디터를 겸했으며, 네이버·신세계·한섬 등 기업 브랜디드 프로젝트에서 배우부터 작가까지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와 화보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기 직전의 적막을 사랑하며, 희귀 영화 포스터를 수집하고 필름 스코어를 탐닉합니다. 모든 관람작에 예리한 평점과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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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