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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생각나게 만드는 설레는 시계 6

2023.03.08김성지

2시 2분, 당신은 무얼 하고 있나요?

BVLGARI

옥토 피니씨모 S 1천6백70만원, 불가리. 오방색 산가지 가격 미정, 전통문예원.

양태오태오양 스튜디오 대표
라이프스타일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관리하는 편이다. 그래야 일과 휴식 사이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 평소의 2시 2분 도시가 잠든 자정 이후의 고요한 시간을 좋아한다. 비로소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랄까? 기억하고 싶은 것,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차분하게 기록하다가 시계를 보면 어느새 2시 2분이다. 특별한 2시 2분 서른 살이 되던 1월 1일, 잠을 못 잔 기억이 있다. 30대에 이루고 싶은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빼곡하게 노트에 적다 보니 2시가 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풋풋했다. 22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순간 강의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항상 아쉬움이 뒤따른다. 그럴 때마다 22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의 시계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과 얇은 두께가 마음에 들어 자주 착용한다. 모든 시간, 장소, 상황에 부담 없이 잘 어울린다. 내가 좋아하는 차분한 새벽 시간과도 닮았고. 스물두 살의 시계 쇼메의 클래스 원. 본인을 시간으로 비유하면 하루 중 가장 바쁘게 보내는 오후 5시 같다. 가끔은 바쁘게 지내는 게 부담스럽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삶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한다.

OMEGA

드 빌 프레스티지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1밀리미터 1천7백만원대, 오메가. 위스키 가격 미정, 달모어. 라이터 35만원, 엘리 블르 at 시가 스토리. 트레이 47만원, 프로메테우스 at 시가 스토리.

김병건바인하우스 오너 & 바텐더
라이프스타일 마흔 살이 넘은 후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고 있다. 낮에는 양복점을 운영하는 테일러로, 밤에는 내가 운영하는 바에서 바텐더로. 가장 좋아하는 시간 테일러 숍에서 바로 출근하는 시간. 두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삶이 두 배로 재밌다. 하하. 오늘의 2시 2분 오후 2시 2분에는 손님의 수트를 재단했고, 새벽 2시 2분에는 마지막 칵테일을 만들었다. 특별한 2시 2분 매일매일의 새벽 2시 2분이 특별하다. 조용한 클래식 바의 라스트 오더를 받고, 하루의 끝을 알리는 칵테일을 만드는 시간. 열심히 살았단 느낌을 받는다. 오늘의 시계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아버지께서 선물해주셨다. 매일 수트를 입는 직업이다 보니, 드 빌 같은 드레스 워치를 선호하는 편이다. 스물두 살의 시계 아버지께서 이 시계를 선물해주셨을 때가 딱 스물두 살이었다. 참 정이 많이 든 시계다. 22년 후의 2시 2분 그때도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의 봄 올봄에 새로운 바를 오픈할 예정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다. 22년 후의 <지큐> 그때도 지금처럼 시대를 관통하는 매거진으로 남아 있길!

CARTIER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워치 9백만원대, 까르띠에.

서환헤아 바버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 퇴근 후 샤워하고 나서 시원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켜는 저녁 9시. 평소의 2시 2분 오후 시간에 손님이 가장 많다.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대라 정확히는 2시 2분에 시계를 들여다본 적이 없다.오늘의 시계 오랜 단골손님이 나한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추천한 시계다. 가격대가 조금 높아 구매 리스트에만 올려두고 있었는데, 그 손님이 본인의 시계를 선물해 줬다. 가죽 스트랩으로 교체 후 매일 차는 중이다. 스물두 살의 시계 군복무 시절의 카시오 전자시계. 22년 후 2시 2분 하와이 해변가에서 시원한 버드와이저, 시가 한 대와 함께 솜사탕 같은 단잠을 청하고 싶다. 그러고 나서 눈을 떴을 땐 4시 2분 정도 되겠지. 올해의 봄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게 됐다. 새로운 경험이라 긴장도 많이 되지만, 설렌다. 그때 입을 옷차림을 생각했는데, 셔츠 단추는 한두 개쯤 풀고, 소매를 걷은 후 까르띠에를 찰거다. 22년 후의 <지큐> 군 시절부터 봐온 잡지다. 특히 새 옷을 사고 싶을 때와 헤어스타일을 공부할 때는 꼭 봤다. 22년 후에도 나처럼 누군가 <지큐>를 추억해줬으면 좋겠다.

SWATCH

3시 방향에 날짜와 요일 창이 위치한 린스 리피트 블랙 9만8천원, 스와치.<패션 아이 라고스> 사진집 7만1천원, 루이 비통.

김원중모델 & 디자이너
좋아하는 시간 일주일에 서너 번 개인 운동 수업을 받고 끝나는 시간인 오후 6시. 운동만큼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이 없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평소의 2시 2분 사무실에서 분주하게 일을 하다 보면 가장 뜨거운 복사열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보통 머리를 식힐 겸 짧게나마 산책을 다녀온다. 특히 지금과 같은 계절의 2시 2분쯤은 가장 온화한 시간대니까. 오늘의 시계 평소 시계를 좋아해서 여러 브랜드의 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많이 차는 시계는 이 시계다. 비싸지 않고, 가벼우며 디자인도 예뻐 어느 옷차림에나 두루 어울린다. 아마 평생 차지 않을까? 본인을 시간으로 비유하면 20대가 지나 30대가 되면 청춘이 가는 줄 알았고, 30대 중반을 넘으면 농익는 줄 알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더라. 아직 배워야 할 건 많고, 인생은 길다. 그렇다고 아주 젊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니 12시 3분이 어떨까? 22년 후 2시 2분 가족들과 점심을 먹은 후 설거지를 하고 있을 것 같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안온한 삶. 22년 후의 <지큐> 그럼 44주년인가? 그때도 분명 <지큐>는 멋있을 거다. 4시 4분에 뭐 하는지 또 물어봐주길 바란다.

ROLEX

옐로 골드 케이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데이-데이트 40 4천9백46만원, 롤렉스.

휘민프로듀서
라이프스타일 프로듀서로서 그리고 한 회사의 대표로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는 삶이다. 특별한 약속이 없을 때는 스튜디오에서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좋아하는 시간 새벽을 좋아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평소에는 대부분 새벽에 작업한다. 새벽에 집중이 더 잘되는 걸 보면 확실히 올빼미형 인간이다. 오늘의 2시 2분 앳 에어리어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했다. 곧 발매할 새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 새우잠 자며 매진 중. 기대해도 좋다. 오늘의 시계 롤렉스는 나이키 올백 포스처럼 힙합 문화를 상징하는 시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힙합 음악만 만드는 프로듀서는 아니지만, 힙합과 랩에 대한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이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나는 롤렉스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2년 후 2시 2분 왠지 22년 후에도 지금처럼 치열하게 음악을 만들면서 살고 있지 않을까? 강한 촉이 온다. 올해의 봄 앳 에어리어 소속 아티스트들과 파리에서 함께 공연을 한다. 힙합 공연인 만큼 이 시계를 차고 갈 생각인데, 제대로 놀고 올 거다.

JAEGER – LECOULTRE

리베르소 투르비옹 가격 미정, 예거 르쿨트르.

이상문페니워치 시계 컨설턴트
오늘의 2시 2분 토요일 근력 운동을 마치고 올해 처음으로 중랑천에서 몰튼 자전거를 탔다. 올해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니 상쾌하더라. 평소의 2시 2분 새벽 2시 2분엔 99.9퍼센트 자고 있다. 오후 2시 2분에는 시계 관련 칼럼을 쓰거나, 시계 사진을 찍거나, 시계 관련 미팅을 한다. 내가 봐도 난 정말 시계를 좋아한다. 오늘의 시계 예거 르쿨르트의 리베르소. 전면 다이얼은 깔끔한데, 후면에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가 있어 매우 복잡하고 화려하다. 이런 반전 있는 시계를 좋아한다. 스물두 살의 시계 지샥 프로그맨과 라이즈맨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는 나름 지샥 컬렉터였다. 본인을 시간으로 비유하면 오후 1시 50분. 오전 일과를 마치고 점심도 먹었는데 오후 일과가 남아 있는 시점이다. 마음을 새롭게 잡은 후 계획하던 일을 향해 나아가기 좋은 시간이다. 22년 후 2시 2분 아내와 햇빛 잘 드는 거실 에서 나는 시계 관련 책을 보고 아내는 뜨게질을 하는 보통의 삶. 22년 후의 <지큐> 아름다움과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시계에 대한 이야기는 22년 후에도 꼭 다루면 좋겠다.

패션 에디터
김성지
포토그래퍼
김래영
어시스턴트
조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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