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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까지 완벽한 최신 전기차 5

2023.11.19신기호

전기차의 미래는 밝다.

메르세데스-벤츠 비전 원 일레븐 콘셉트

브레이크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픽셀 이미지를 달리 프로그래밍할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원 일레븐을 포르쉐 미션 X와 비교하지 말자. 이번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자인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려주는 표지석 역할을 하고 있으니. 갈매기 날개 모양의 문과 날렵한 측면 라인, 여기에 미래 지향적 디자인까지 고루 갖춘 1969년 모델, C111의 정신과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영국 기업, YASA(현재 메르세데스 소유)의 전기 모터를 갖춰 일반 모터보다 최대 4배 강력하지만, 무게와 부피는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배터리의 존재가 으뜸이다. mercedes-benz.com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V12 엔진은 뒤편에 있지만, 앞 축은 2개의 전기 모터에서 동력을 얻는다.

람보르기니의 첫 번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배기가스 배출량을 3분의 1로 줄였다. 그럼 속도는? 안심하시길. 여전히 빠르니까. 1천1마력의 막강한 엔진은 시속 약 3백50킬로미터까지 속도계를 다그친다. 6.5리터, V12 엔진은 3개의 전기 모터로 구성돼 있다. 2개는 앞 차축에, 세 번째 모터는 완전히 새로운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담당한다. 소형 3.8킬로와트시 리튬이온 배터리 팩은 7킬로와트의 전력으로 3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는 단 2.5초가 걸린다. lamborghini.com

포르쉐 미션 X

운전자를 스캔해 좌석을 완벽하게 조절해준다. 배치된 다양한 디스플레이는 차량 데이터를 선명한 화질로 척척 띄워낸다.

포르쉐의 새로운 EV는 아직 생산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콘셉트 카로 두기엔 아까울 정도로 인상적인 디테일이 여럿 보인다. 실제 포르쉐는 이 차량이 “뉘르부르크링 Nürburgring에서 도로 주행이 가능한 가장 빠른 자동차”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무게 대비 출력 비율은 킬로그램당 약 1마력으로, 현재 911 GT3 RS보다 훨씬 뛰어난 다운포스를 지녔으며, 탑재된 9백 볼트 시스템 덕분에 타이칸 터보S와 견줄 만큼 빠르다. 르망 스타일의 도어는 길이 4.5미터, 너비 2미터의 차체 위로 열리는 구조고, 운전석에는 촬영을 돕는 여러 대의 카메라도 내장돼 있다. 미션 X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라이트 시그니처가 있다. 이 헤드라이트의 수직 형태는 포르쉐 906과 908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LED 모듈을 사용했으며, 주간 주행등과 지시등은 좁은 면적에서도 밝게 빛난다. porsche.com

롤스로이스 스펙터

스테인리스 스틸 베인이 적용된 판테온 Pantheon 그릴은 롤스로이스에 장착된 것 중 가장 넓다.

롤스로이스 스펙터는 자동차 신에서 상징적 모델이자, 전기차로의 전환에 있어 그 여정을 시작하는 이정표와도 같은 존재다.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와 1백6킬로와트시 사양의 배터리를 장착한 스펙터는 최고출력 5백77마력을 자랑하고, 최대 주행 거리는 약 5백15킬로미터까지 가능하다. 운전석 천장과 문을 가로질러 배치한 4천2백96개의 LED는 마치 별자리를 올려다보는 것 같은 근사한 장면을 선사한다. 무게는 3톤 미만이지만, 무려 4.5초 만에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 도달할 수 있다. 물론 모두가 이 모델이 가진 괴물 같은 성능에 관심을 쏟겠지만, 종종 간과되는 것은 모든 표면을 정밀하게 다듬어놓은 롤스로이스의 노력이다. 롤스로이스는 5천 킬로그램짜리 1:1 비율의 마스터 카피를 자체 제작해 견고한 알루미늄을 오차 범위 0.2밀리미터의 정확도로 차체를 디자인했다. “프루프큐브”라고 부르는 이 마스터 카피는 모든 생산 패널, 라인, 부품의 정확한 형태와 치수를 안내한다. 20년 전, 모그룹인 BMW가 처음 개발한 ‘프루프큐브’는 차량 개발 중 조립된 부분의 품질을 검증하는 데 사용했는데. 이는 엔지니어가 제작 가능성과 심미성을 점검할 수 있는 확실한 시스템이자,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프루프큐빙 공정은 인테리어, 조립, 엔지니어링과 물류에 이르기까지 최대 5주에 걸쳐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에는 제작이 시작되기 전, 최대치의 정확한 데이터로 자동차가 조립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이 세팅된다.(구동계는 제외.) 프루프큐빙의 가치에 대한 증거는 무엇이냐는 의문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완벽하지 않은 현대식 롤스로이스를 마지막으로 접했을 때는 과연 언제인가?

시트로엥 올리

휠의 무게도 절약했다. 내부에는 강철을 사용하고 외부에는 스마트 합금 테두리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시트로엥의 최신 EV 콘셉트 카는 디자인도 인상적이지만, 전기 자동차의 근본적인 문제인 무게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대부분의 EV 모델은 배터리 삽입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무게가 월등히 무거운데, 무게는 곧 주행 거리부터 핸들링, 제동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쳐 제조사들의 기술적 숙제와도 같은 부분이었다. 따라서 이번 시트로엥의 콘셉트 카는 EV 모델의 경량화에 대한 연구라고도 볼 수 있겠다. 여기에 재활용한 메시 매트는 일반 자동차보다 80퍼센트 적은 부품을 사용하고, 오디오는 탈착식 블루투스 스피커로 구성됐다. 가장 놀라운 건, 차체 패널에 판지를 사용했다는 점. 독일의 화학 기업 바스프 BASF와 함께 개발한 이 벌집형 패널은 강철 무게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뛰어난 경량성을 갖는다. “전체 지붕의 무게는 6킬로그램입니다. 그런데 그 위에 3명의 성인이 서있었는데도 매우 견고했죠”라고 시트로엥 미래 제품 부사장 앤 랄리론 Ann Laliron은 말했다. 차량의 전체 무게는 단 1천 킬로그램, 최대시속은 약 1백 킬로미터이며, 1킬로와트시당 6.2마일의 놀라운 속도를 자랑한다. 배터리 용량은 단 40킬로와트시에 불과하지만, 한 번의 충전으로 약 4백 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는 넉넉한 성능을 갖췄다. 바스프의 수석 전문 디자인 컨설턴트인 알렉스 호리스버거 Alex Horisberger는 이 벌집형 패널의 단단한 내구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픽업 트럭의 적재 갑판에 사용하는 코팅을 했기 때문에 내구성이 뛰어나며, 쉽게 긁히지 않습니다. 종이, 폴리우레탄, 유리 섬유로 제작했기 때문에 재활용이 쉽진 않지만 자동차가 근본적으로 갖춰야 할 내구성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핌프 처리한 종이 소재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바스프 글로벌 계정 이사인 로랑 보세나 Laurent Vaucenat는 이렇게 말했다. “벌집 모양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아주 약간만 구부릴 수밖에 없죠. 따라서 지붕의 곡선을 디자인하는 건 매우 제한적인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트로엥은 이 소재를 미래의 자동차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랄리론은 “앞으로 나올 모든 자동차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올리 모델’을 통해 확인한다”고 슬쩍 언급하며 단발성 콘셉트 카가 아닌, 그야말로 지속적인 실험용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itroen.co.uk

에디터
JEREMY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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