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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용의 해’에 차고 싶은 시계

2023.12.04김창규

2024년 갑진년은 ‘푸른 용의 해’다. 가장 존엄하고 고귀한 존재인 청룡의 기운을 한껏 내뿜는 시계를 한자리에 모았다.

1️⃣ 자케 드로
드래곤 오토마통 사파이어 라피스 라줄리

이미지만 보면 그저 공예적 요소를 최대치로 담아낸 하이엔드 워치로 보인다. 그러나 이 시계가 작동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자. ‘공예적 요소의 최대치’라는 표현을 ‘기계적 정밀함의 최대치’로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계는 오토마통이다. 오토마통이란 일종의 로봇 기능을 말한다. 그렇다. 이 시계의 용 조각은 움직인다. 그것도 아주 세밀하게. 입을 벌리고, 혀가 튀어나오고, 비늘이 움직이는 데다, 꼬리와 팔을 흔들며 여의주까지 회전한다. 뭐 하러 이렇게까지 움직이냐고? 이 기능의 목적은 아름다움뿐이다. 청금석으로 재현한 깊고 푸른 하늘을 초현실적 오브제가 완벽한 기계식으로 날아오른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손목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케이스는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소재이며 방수까지 된다.

2️⃣ 바쉐론 콘스탄틴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차이니즈 조디악 – 용의 해’

전설에 따르면 도를 깨우친 용은 비늘의 색이 푸르게 변한다고. 그렇게 변한 청룡은 파란색과 녹색을 모두 포함한다. 여기 워치메이킹으로 득도의 경지에 오른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의 푸른 용이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특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메티아 다르는 가장 높은 수준의 공예적 기법으로 시계의 기능적 면에서 벗어나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승천한 컬렉션이다. 마스터 인그레이버가 플래티넘 소재를 용으로 조각하고 에나멜 장인은 데쿠파주 기법으로 푸른 배경을 완성했다. 시, 분, 요일, 날짜 기능을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하는 이 시계는 제네바 홀마크를 받은 오토매틱 칼리버 2460 G4로 작동한다.

3️⃣ 에르메스 
아쏘 레흐 드 라 룬

앞의 두 시계와 달리 이 시계에는 용이 없다. 대신 깊은 밤, 둥근 보름달이 비치는 뭉게구름 너머로 청룡이 푸른 번개를 발산하며 날아오르는 모습을 포착한 것 같은 신비로운 다이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실적으로 묘사한 달 너머의 하늘은 푸른 자개 소재로 만들었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시간 다이얼과 날짜 다이얼은 달 주위를 59일 주기로 1회전한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달 모습을 하나의 시계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4️⃣ IWC
파일럿 워치 43

전투기 파일럿은 현실 세계의 드래곤 라이더다. IWC는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밀스펙을 충족하는 파일럿 워치를 가장 많이 납품한 이력을 지닌 시계 회사다. 어찌나 신뢰성이 높았는지 양측에서 모두 IWC의 시계를 원했다. 그중에서도 파일럿이 두꺼운 방한 장갑을 낀 채 크라운을 조작할 수 있는 데다 극도로 시인성이 높았던 빅 파일럿 워치는 현재까지도 그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은 모델이다. 몇 개의 컬러 베리에이션이 있지만, 청룡의 해에 블루 선레이 다이얼의 시계를 구입하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맞이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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