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리가 그리는 봄의 새로운 얼굴.
다니엘 리가 버버리의 수장으로 부임한 지 어느덧 2년째. 서른여덟 살의 젊고 유능한 영국인은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브랜드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그는 버버리 하우스의 명맥은 유지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를테면 단종된 이퀘스트리언 나이트 로고를 다시금 꺼내 들거나, 버버리 체크에 다채로운 컬러를 부여한 것. 이러한 변화는 컬렉션의 머리부터 발 끝을 넘어 스니커즈 하나에까지 유효했다. 다니엘 리는 봄을 맞아 ‘박스’라 명명한 희고 고운 스니커즈에 각별한 디테일을 더했다. 고급스러운 송아지 가죽에 이퀘스트리언 나이트를 음각으로 연출했고, 우동 면발처럼 도톰한 신발 끈에는 사뭇 대조적인 단단한 금속 와이어를 달아 포인트를 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무 아웃솔에는 이제는 대표 컬러로 자리매김한 나이트 블루를 입힌 로고를 대담하게 넣었다. 봄을 맞아 폭포처럼 쏟아지는 스니커즈 속에서 다니엘 리의 재치를 더한 스니커즈가 사랑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