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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가 베네타의 컬렉션에서라면 밤도, 불꽃도, 선인장도 모두 ‘텐더’

2024.03.26신혜지

선인장은 부드럽다.

2024 보테가 베네타 겨울 컬렉션은 마티유 블라지의 어떤 기억으로부터 출발했다.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에서 본 선인장, 불타고 메마른 황무지에서도 피어나는 신비로운 재생. 그 단순함과 진실함에 매료된 그는 우선 쇼 공간부터 구상했다. 수작업으로 그으름을 만든 바닥 위에 일본 전통 기법으로 목재를 그을려 마감한 르코르뷔지에의 LC 14 카바농 스툴을 두었다. 이로써 무엇도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땅을 완성하고, 여기에 무라노 글라스로 만든 선인장을 세웠다. 선인장의 꽃은 희망과 회복, 빛과 에너지를 상징한다. 컬렉션은 브랜드의 뿌리에서 영감을 받은 최소한의 장식으로 시각적 단순함은 강조하고 고급스럽고 우아한 촉감은 극도로 살리는 방법을 택했다. 부드럽고 둥근 실루엣, 울 부클레, 캐시미어, 코튼 캘리코처럼 유연하고 천진한 소재, 셔츠와 니트, 코트와 수트 등의 익숙한 아이템. 여기에 할머니의 악어가죽 백, 엄마의 클러치, 아빠의 옥스퍼드 구두 같은 오래된 가치를 지닌 가족의 유산을 더했다. 색깔은 카본 블랙, 번트 오렌지, 버건디, 폰단트, 다크 탠, 애시 그레이 등 불과 밤을 연상시키는 팔레트. 이번 쇼의 본론은 마티유 블라지의 말로 대신한다. “우리는 계속 같은 뉴스들을 듣고 있고, 이 시점에서 기뻐하거나 축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부활이란 개념은 아름다워요. 불타버린 땅에서도 꽃들이 피어나면 희망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꽃들은 이전보다 더 강하게 자라나겠죠.”

이렇게 우리 둘이

보테가 베네타 2024 겨울 쇼를 찾은 유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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