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로 작동하는 시계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종종 저평가되지만, 지큐의 칼럼니스트 양이 고는 쿼츠 시계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이 놀라운 기술은 훨씬 더 많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

양이 고는 지구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록밴드 블링크-182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이베이에서 멋진 아이템을 찾아내는 능력자다. 매번 그는 꼭 글로 쓰고 싶은 시계 에피소드를 건네온다.
나는 딱 세 개의 시계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데일리 워치, 1969년산 세이코 6139-6010 “브루스 리” 신뢰할 수 있고 멋진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다. 풍부한 역사적 배경도 가지고 있다. 다른 하나는 드레스 워치, 960년대의 얇은 수동 태엽식 유니버셜 제네브 시계로, 멋을 부리고 싶은 날 착용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쿼츠식 타이맥스 MK1 필드 워치, 브루클린의 남성복 브랜드 애드섬과의 협업 제품이다. 이건 자주 잊고 있다가 몇 달 만에 서랍에서 발견할 때마다 놀라움을 주는 시계다.
이 타이맥스가 나를 가장 놀라게 하는 점은 오랫동안 착용하지 않고 잊고 지내다가 꺼내도 여전히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몇 주는 물론, 반년까지 방치해도 여전히 정확한 시간을 가리킨다. 3년 정도 이 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한 번도 배터리를 교체한 적이 없다. 내 세이코 오토매틱은 하루나 이틀만 안 차도 멈추고, 내 유니버설 제네브는 착용 전마다 직접 태엽을 감아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타이맥스가 아무 손도 안 대도 꾸준히 작동한다는 건 늘 경이롭다.
사실을 말해볼까? 쿼츠 시계는 진짜 기적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마땅한 존경을 돌려야 할 때다.
나는 ‘진짜 시계 수집가’가 보기에 시계 수집가는 아니지만, 이 칼럼을 오랫동안 편집해 오며 왜 시계 매니아들이 배터리 시계를 깎아내리는지는 잘 안다. 1970~80년대 저렴하게 대량 생산된 쿼츠 기술이 스위스 시계 산업을 거의 붕괴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시기를 쿼츠 위기라고 부르는데, 솔직히 이름만 보면 DC 코믹스 크로스오버 이벤트 같다.
게다가 쿼츠 시계의 내부 구조도 자주 언급된다. 회로기판으로 가득한 그 ‘못생긴’ 모습은 수공예 장인들이 손으로 조립한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예술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어가 맞물리고 로터가 회전하는 기계식 시계의 섬세한 아름다움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들은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첫째, ‘쿼츠 위기’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고급 기계식 시계 시장은 다시 호황을 맞이했다. 최근에는 연간 매출 10억 달러를 넘는 브랜드가 여덟 개나 된다. 즉, 기계식 시계는 이미 승리했다. 이제 더 이상 경쟁자를 비난할 필요가 없다.
둘째, ‘쿼츠’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알고 있는가? 그건 진짜 석영(quartz) 수정결정의 진동을 이용해 작동하기 때문이다. 즉, 라이트세이버가 작동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기계식처럼 복잡하진 않지만, 이것 또한 놀라운 과학 기술이다. 그리고 잊지 말자. 쿼츠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진짜 혁신으로 여겨졌고, 오히려 ‘사치스러운 기술’이었다. 그래서 1970~80년대의 피아제 폴로 같은 명품 시계들도 다이얼에 “Quartz”라고 당당히 새겨넣었던 것이다.
셋째, 이제 진짜 적은 쿼츠가 아니라 스마트폰이다. 2025년의 지금, 시계는 그냥 시계일 뿐이다. 무브먼트 방식으로 서로를 깎아내리는 태도는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요즘 젊은 세대가 문스와치나 노아 x 타이맥스 탱크 같은 저렴하고 멋진 시계를 차는 건 오히려 시계 문화의 지속과 발전을 위한 좋은 신호다.

애드섬 x 타이맥스MK1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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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세이코를 가장 자주 차겠지만, 때로는 내 믿음직한 애드섬 타이맥스를 차고 나서는 날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시계가 오랫동안 서랍 속에 방치돼도 여전히 꾸준히 작동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안심한다. 그것이 바로 쿼츠의 힘이고, 우리가 기적이라 불러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