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향한 현실적이고도 따뜻한 나침반을 쥐어본다. 세바시 15주년 특별 강연회에서 얻은 다섯 가지 통찰.

우리는 종종 비만을 단순히 개인의 나태함이나 의지 부족, 혹은 미용의 문제로만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비만은 우리 몸과 뇌를 서서히 무너뜨리는 정식 ‘질환’이며, 그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귀 기울이지 못한 몸과 마음의 복잡한 신호들이 얽혀 있다. 세바시 15주년 특별 강연회가 비만 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과 손을 잡고 “뇌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내 몸은 운동할 준비가 되었는가”와 같은 화두를 던진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당신의 WHY가 내일의 건강한 WAY가 됩니다>라는 제목 아래 펼쳐진 이번 특별 강연회는 단순히 건강 정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을 지탱하는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시간이었다. “당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을 다시 사랑하게 될 다섯 개의 시선을 만나보세요”라는 메시지는 건강에 대한 매너리즘을 깨웠다. 행동의 근본적인 이유(WHY)를 집요하게 추적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내일의 건강한 삶을 향한 길(WAY)을 찾게 된다. 그 거대한 전환점을 완성하기 위해 모인 다섯 명의 석학과 전문가들이 제시한, 날카롭고 따뜻한 통찰을 만나보자.
정세희 교수 “뇌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매일 환자들의 뇌 MRI를 들여다보며 치료하는 재활의학과 의사이자 4년 차 러너, 정세희 서울대 의대 교수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뇌가 곧 인간의 삶 자체라고 선언했다. 실제 사례라며 제시한 두 장의 뇌 MRI 사진은 객관적이고 잔인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50대 환자로, 5년간 하루에 술 서너 병과 담배 서너 갑을 달고 살며 매일 앉아서 일해온 분이었다. 당뇨, 고혈압, 지방간은 물론 신부전으로 투석을 받고 실명 위험에까지 처해 있다는 그의 MRI 사진에는, 70대의 뇌처럼 혈관이 막힌 무증상 뇌졸중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두 번째 환자도 50대였는데, 그의 뇌는 두개골 안을 가득 채우지 못하고 80대의 뇌처럼 쪼그라들어 있었다. 35년간 매일 담배 두 갑을 즐기고 술도 격일로 마셨다. 당화혈색소 관리도 손 놓은 채 운동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고,이후 여러 차례 뇌경색을 겪었다. “뇌 MRI를 보면 이 사람이 몸을 어떻게 돌보며 살아왔는지가 보입니다. 내가 살아온 방식이 그대로 나의 뇌에 새겨집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 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운동은 이토록 하기 싫은 걸까. 정 교수는 여기서 자책을 멈추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인류의 본능이라 말했다. 수천 년 전까지 인간은 매일 10~15킬로미터를 걸으며 무거운 수확물이나 짐승 사체를 짊어지고는 하루 2시간 이상 중고강도 운동을 해내던 수렵 채집인이었고, 식량을 구하러 다닐 때 외에는 최대한 에너지를 쓰지 않고 쉬도록 진화했다. 쉬는 것이 곧 생존을 위한 본능이었으며, 대가가 주어질 때만 움직이도록 설계된 것이다.
문제는 우리 몸에 남아 있는 본능과 달리 현대 사회는 몸을 쓰지 않아도 아주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에스컬레이터, 자동차, 배달 앱 하나면 충분해진 결과 현대인은 비만, 당뇨, 고혈압, 뇌졸중, 치매라는 질병을 앓게 됐다. 특히 비만은 체중의 문제를 넘어 몸속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뇌를 서서히 늙게 만든다. 그리고 뇌 건강이 무너지면 성격이 변하고 고집이 세지며 의사결정 능력이 흐려지는 등 ‘나 자신’이라는 존재의 고유성이 흔들리게 된다. 정 교수는 말한다. “운동은 단지 근육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내 뇌를 계속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하는 것이고, 그건 결국 나라는 사람을 오래오래 좋은 모습으로 살다 가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는 의대 학생 300여 명에게 ‘최소 3킬로미터 달리기’ 과제를 낸 일화도 들려주었다. 대부분의 학생이 정확히 3.00킬로미터에서 멈춘 기록을 보여주면서 그는 웃으며 말했다. “인간이 원래 이렇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의 소감문이 달랐다. 수능을 준비하며 오랫동안 머리만 비대해지는 기분으로 살았는데, 달리는 순간 너무 힘들었지만 처음으로 몸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그것이 단순히 3킬로미터를 완주한 경험이 아니라, 뇌에 건강한 길을 하나 새로 낸 것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뇌의 가소성은 낮아지고, 새로운 길을 내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 내가 달린 것도, 오늘 내가 외면한 것도 모두 뇌에 기록된다. 결국 우리의 뇌는 우리가 어떤C사람으로 살아왔는지를 증명하는 가장 정직한 역사다.
홍정기 교수 “내 몸은 운동할 준비가 되었는가?”

SNS와 미디어가 쏟아내는 완벽한 몸과 주도적인 삶의 루틴을 보며 사람들은 끊임없이 상대적 박탈감과 결핍을 느낀다. ‘나도 저렇게 운동해야 하는데’라는 부채감은 되레 매일 밤 냉장고 문을 열어젖히는 죄책감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홍정기 차 의과대학 교수는 이러한 ‘운동 강박’의 민낯을 파고들며, 현대 운동 과학이 숨겨온 다소 불편한 진실을 꺼냈다.
운동을 지속하는 사람은 10명 중 단 2명에 불과하며, 무려 50센트가 한 달 이내에 포기한다. 결정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효과가 없거나, 혹은 몸을 다치거나 하는 경우다. 실제로 운동 과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혹은 신체적 요인으로 인해 어떤 운동을 처방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논리스폰더(Non-responder)’가 10명 중 3명꼴로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 중 과반 이상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으며, 특히 러닝의 경우 대중적인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30~75퍼센트가 부상을 입는다. 여성 부상률은 더욱 높으며 이는 좋은 러닝화를 고른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홍 교수는 기성용 선수의 재활을 위해 영국 뉴캐슬로 날아갔던 경험, 윤성빈 선수 등 수많은 국가대표의 신체를 관리했던 현장 경험을 공유했다. 그 경험에서 나온 핵심 지표가 ‘심박 변이도(HRV)’다. 심장이 한 번 뛰고 다음 박동까지의 미세한 시간 간격 변화를 측정하는 이 수치는, 전 세계 엘리트 스포츠 팀들이 부상 방지와 훈련 효율을 위해 가장 집중하는 척도다. 흔히 심장이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뛰어야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심박 간격이 로봇처럼 똑같이 유지된다는 것은 신체가 이미 거대한 스트레스 상태에 직면해 있다는 신호다. 자율신경계가 경직되어 외부 상황에 유연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 선수들은 매일 아침 이 수치를 확인하고, 수치가 낮으면 그날의 고강도 훈련에서 완전히 제외된다고 한다. 대신 가벼운 호흡 운동이나 고정식 자전거로 몸이 회복될 때까지 영리하게 기다린다.
홍 교수는 신체가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계가 무너진 상태에서 억지로 운동하면 오히려 살이 찌는 비극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 그렐린의 분비 패턴이 교란되고,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온종일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어 교감신경을 과각성시키기 때문이다. 밤에는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잠을 설치게 되고, 세포 수명을 결정짓는 텔로미어는 빠르게 짧아진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무겁고 안정 시 심박수가 90~100회에 달한다면, 그날은 과감히 쉬거나 저강도 움직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 1분간의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세포는 깨어난다.
무모한 운동 마니아가 되려는 강박을 버릴 때다. 홍 교수가 진짜 권하는 것은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회복 마니아’가 되는 일이다.
김아랑 선수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웃는 사람.”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 선수는 대중에게 ‘미소 천사’로 불렸다. 그러나 엘리트 운동선수로서 속내에는 더 강하고 무서워 보이는 별명을 향한 욕심이 있었다. 자신의 미소가 나약함의 방증처럼 느껴져 동료 선수들의 ‘람보르길리’ 같은 압도적인 별명을 부러워한 날들도 있었다.
그런데 은퇴 후 얼음 위에서 보낸 시간을 돌이켜봤을 때, 그녀의 가슴속에 남은 가장 큰 단어는 ‘대단했다’가 아니라 ‘잘 버텼다’였다. 가장 고통스럽고 흔들리는 순간마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떠올렸던 미소는 사실 그녀를 다시 링크장으로 돌아가게 만든 세상에서 가장 독하고 단단한 무기였다.
그 ‘버티는 힘’의 시작은 전주의 한 새벽 링크장이었다. 맞벌이 부모님 대신 친오빠를 졸졸 따라다니다 여덟 살부터 쇼트트랙을 시작했고, 어린 나이에 새벽 첫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 했던 고된 나날이었다. 매일 “오늘 진짜 그만둔다”며 울면서도 스케이트 끈을 묶던 아이는, 끝까지 훈련을 마치는 모습을 눈여겨본 코치의 권유로 열네 살에 홀로 서울 하숙집으로 향한다. 하루 만에 몸무게가 3킬로그램씩 빠지고 밤마다 다리가 저려 5분에 한 번씩 잠에서 깨면서도 남들보다 한 바퀴를 더 돌았던 집념은 소치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 선발전을 두 달 앞두고 큰 사고가 찾아왔다. 경기 중 스케이트 날에 눈 아래 뺨을 베여 광대뼈가 보일 정도로 깊은 부상을 당한 것. 이후 누군가를 추월하려 할 때마다 공포가 밀려오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때 그가 선택한 돌파구는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을 그대로 안고 달리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맨 앞에서 달리는 전략을 세우고,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체력 훈련을 두 배로 견뎌냈다. 자신의 장기인 ‘조금 더 버티는 힘’으로 트라우마를 정면 돌파한 그녀는 결국 평창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섰다.
김아랑 선수를 일으켜 세운 것은 강인함만이 아니었다. 국제 대회 3등으로 들어오며 환하게 웃는 딸의 사진을 휴대 전화 배경 화면으로 해둔 아버지는 “멀리서도 네 웃는 표정이 보여서 그저 좋았다”라고 말했다. 1등이라는 결과만 좇던 그녀에게 이 말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후 부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모든 것이 끝난 것만 같았던 순간에도 부모님은 담담하게 꽃구경을 제안했다. 흐드러지게 핀 봄날의 벚꽃을 걸으며 그는 내가 무너졌다고 해서 세상이 멈추는 것은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아랑은 넘어지지 않는 초인이 아니었다. 매 순간 흔들리고 두려워하면서도 어떻게든 다시 웃어보려 했던 그 마음이 가장 강력한 회복 탄력성이었다. 스스로 부끄러워했던 별명 ‘미소 천사’도 돌이켜보면 팬들이 먼저 알아본 진짜 정체성이었다고 회고한다. 넘어져도 다시 웃을 수 있는 사람, 그것이 그녀가 증명해낸 가장 단단한 삶의 방식이다.
이호선 교수 “불행의 봉우리 사이, 미처 찾지 못한 꽃밭.”

많은 이가 불행이 반복된다고 느끼며 ‘내 인생은 왜 이럴까’ 한탄한다. 이호선 교수는 이를 인간의 본능이라며,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과거 힘들었던 기억을 오래 붙들어야 유사한 위험이 닥쳤을 때 덜 넘어지고 자신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태생적으로 부정적으로 태어난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심리 법칙 ‘피크 앤드 룰(Peak-End Rule)’까지 작용하면 생의 서사는 왜곡되기 쉽다. 인간은 어떤 경험을 평가할 때 전체 기간의 평균이 아니라, 가장 강렬했던 순간(Peak)과 가장 최근 결말(End)의 감정만을 결합해 전체를 재단한다. 신혼여행 7박 8일 중 4일이 행복했어도, 마지막 이틀의 다툼에 “결혼을 잘못했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처럼.
이 교수는 불행의 봉우리들을 부정하지 않는다. 8년 사이 암으로 남편을, 교통사고로 두 아들을 동시에 잃고 죽음을 갈망하던 한 여성 환자를 1년 반에 걸쳐 상담한 사례를 들려주었다. 피크 앤드 룰을 역으로 이용해 불행의 봉우리들 사이, 고통에 가려 보이지 않던 순간들을 하나씩 발굴해낸 것이다. 극심한 가난 속에서 매를 대신 맞아준 언니, 방황하던 젊은 시절 마음을 잡아준 스님, 무시당하던 결혼 생활의 구원이 되어준 큰아이의 탄생,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곁에 남아준 막내딸의 존재. 상담의 주제는 깊은 애도에서 희망으로 서서히 달라졌다.
이 교수가 짚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지점은 불행은 반드시 몸으로 먼저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마음의 아픔을 억누르면 안색이 변하고 걸음이 느려지며 허리가 굽는 ‘신체화 증상(Somatization)’이 찾아온다. 극심한 감정적 충격으로 실제 심근경색과 똑같은 통증을 느끼는 ‘상한 심장 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 자신도 모르게 감정 표현 능력을 잃어버리는 ‘알렉시티미아(Alexithymia)’ 역시 현대인에게 점점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한 실천으로 이 교수는 기분, 통증, 식사의 질을 매일 1점에서 10점으로 기록하는 ‘건강 일기’를 권했다. 어느 환자는 매일의 행복한 감정을 수치화하고, 문장 끝마다 “그래도 이래서 참 다행이었다”라는 말을 반복해 적었더니 불과 한 달 반 만에 주관적 행복 점수가 평균 1.8점 상승했다고 한다.
과거의 역사는 바꿀 수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해석은 얼마든지 편집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불행의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꽃밭과 봄바람의 순간들을 다시 발굴해낼 때 서사는 달라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살아 움직이는 역사 그 자체이며, 그 서사를 어떻게 편집할지는 오직 우리 자신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응원과 함께.
김경일 교수 “의지를 믿지 말고 상황을 만들어라.”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해 자책하는 현대인들에게 인지심리학의 관점에서 예상치 못한 위로를 건넸다. 굳은 의지와 결심만 있으면 나쁜 습관을 제어할 수 있다는 믿음은 틀린 가설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가 오랜 기간 대기업과 대학 면접 현장을 연구한 사례는 흥미롭다. 육체적으로 지치고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오후 3시 이후의 면접자들을 관찰한 결과, 10명 중 3명은 입실하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았고, 10명 중 2명은 턱을 치켜들었으며, 심지어 10명 중 1명은 퇴실하며 고사장의 불을 끄고 나갔다. 이들은 면접이 끝난 후 자신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라 평소의 자동화된 습관이 여과 없이 발현됐을 뿐이다. 결국 스트레스가 이미 몸에 배어 있는 기존 습관을 끄집어내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인지심리학은 언제나 “성격보다 상황, 기질보다 상황”이라는 명제를 따른다. 1990년대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의 고정관념 상황 유발 실험이 증명하듯, 동일한 능력을 갖춘 학생이라도 시험 직전 어떤 상황적 단서와 정체성 자극을 받느냐에 따라 점수는 크게 달라진다. 창의적 인재라는 개념 또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창의적으로 만드는 최적의 상황을 설계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인지심리학의 해석이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는 나쁜 습관과 싸우지 말고, 자신이 가진 좋은 습관이 무엇인지 찾아내 그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환경으로 자신을 밀어넣어야 합니다.”
한편 김 교수는 새로운 좋은 습관을 뇌에 이식하기 위해 ‘If/Then-When’ 법칙, 즉 육하원칙에 입각한 구체적인 조건문 설계를 추천한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If-When), 8시 알람이 울리면 영양제를 먹는다(Then)”처럼 명확한 행동 조건을 뇌에 입력하는 것이다. 우리 뇌는 이처럼 조건화된 환경 정보를 마주할 때 비로소 이를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고 장기 기억으로 굳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좋은 습관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는 ‘살짝 기분이 가라앉은 날’이다. 인간은 극도로 행복한 상태에서는 현재를 깨뜨리기 싫어 본능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거부한다. 반면 약간 안 좋은 날은 변화의 필요를 느끼면서도 뇌가 과부하 상태에 있지 않아, 새로운 시도의 첫 단추를 꿰기에 가장 적합한 순간이 된다.
습관 형성에 실패했을 때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며 무너지지 말자. 대신 관찰자의 시선으로 ‘내가 아직 나에게 맞는 상황적 단서를 찾지 못한 것은 아닐까’라고 지혜롭게 질문해야 한다. 실패한 경험조차 환경을 수정하기 위한 훌륭한 데이터가 된다. 위대한 결과는 거대한 의지력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작은 상황을 꾸준히 설계해온 사람에게서 만들어진다.
세바시 15주년 특별 강연회가 남긴 울림
다섯 개의 시선이 향하는 종착지는 단 하나, 비만이라는 질환 앞에서 자책하기보다 바로 나에 대한 온전한 긍정과 정직한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다. 건강한 삶이란 타인의 시선을 좇아 억지로 몸을 혹사하는 고행이 아니며, 내 의지의 나약함을 가혹하게 자책하는 과정도 아니다. 그것은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찬찬히 귀를 기울이고, 내 마음의 상처 입은 서사를 다정하게 재해석하며, 내가 바라는 변화를 위해 영리하게 주변 상황을 설계해 나가는 고도의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정이다. 비만 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과 세바시가 던진 ‘WHY’라는 질문은 내일을 바꿀 가장 견고하고 품격 있는 생활 양식, 즉 ‘WAY’가 되어 흐르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한 번뿐인 고유한 삶을 가장 뜨겁고 영리하게 다시 사랑하게 만들 다섯 개의 거대한 나침반이 지금, 당신의 손바닥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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