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하객룩의 정석, 모든 여름 행사에 꺼내 입을 수 있다

2026.06.11.조서형, Olive Pometsey

자신의 결혼식을 위해 팔레르모를 찾은 배우 칼럼 터너, 루이 비통 수트로 여유로운 테일러링의 정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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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터너는 모든 걸 쉽게 해내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는 깊이 고민해서 제대로 선택한 사람에게만 풍기는 분위기다. 결혼식에 입을 수트만큼 남자가 진득하게 고민할 일은 살면서 드물다. 세상 남자들은 결혼할 때 뭘 입을지 지나치게 고민하거나, 아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학창 시절 졸업 파티 때 입었던 옷을 그대로 꺼내 입고 오는 사람도 있으니까.

결혼식은 옷차림 하나로도 성패가 갈릴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실수할 방법도 무수히 많다. 진실은 의외로 간단하다. 모두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얘기가 너무 복잡하다면 칼럼 터너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는 애초에 여름 테일러링 무드를 누구보다 먼저 경험했다. 자신의 결혼식이 시칠리아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터너와 두아 리파는 런던 시청에서 법적 혼인 절차를 마친 뒤, 주말 내내 팔레르모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즐겼다. 말하자면 유명인들을 위한 대규모 휴가 같은 분위기였다. 샤를리 XCX, 엘턴 존, 마크 론슨 같은 스타들과 그 주변 인물들이 한데 모였다.

공식 결혼식에서는 터너가 페라가모의 블랙 수트를 선택했다. 흠잡을 데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열린 웰컴 드링크 행사에서는 훨씬 편안한 방향으로 스타일링했다. 이 룩이 훌륭했던 이유는 오히려 심플했기 때문이다. 그는 루이 비통의 샌드 컬러 투피스 수트에 셔츠 단추를 자연스럽게 몇 개 풀어 흰색 티셔츠가 살짝 보이도록 연출했다. 여기에 자크 마리 마주의 블랙 선글라스를 더했다. 넥타이도 없고, 과한 장식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패할 가능성도 없다.

너무 차려입은 것처럼 보일까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클래식하면서도, 일반적인 결혼식 하객 스타일에서는 살짝 의외의 선택이기도 하다. 검정색과 네이비 수트로 가득한 연회장 한가운데서도 눈에 띌 수 있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이 수트가 성공하는 이유는 편안함과 격식을 절묘하게 오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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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수트는 보통 면이나 리넨 소재로 만들어진다. 아무리 최고 수준의 테일러가 제작했더라도 자연스러운 통기성과 여유가 생긴다. 터너의 수트가 살짝 흐르는 듯한 실루엣을 보여주는 것도 의도된 결과다. 중요한 것은 그 여유로운 분위기에 맞춰 스타일링하는 것이다.

신발은 길들여진 로퍼면 충분하다. 셔츠 단추는 적어도 세 개 정도는 풀어두자. 어깨선은 부드러워야 하고, 바지는 몸의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그리고 손에는 언제나 마티니 한 잔이 들려 있어야 한다. 결혼식 당일 조금 더 날카롭고 정제된 스타일을 원한다면 물론 그렇게 해도 좋다. 터너가 런던 시청 결혼식에서 입었던 페라가모 수트를 참고해도 된다.

하지만 유니클로 양말 코너 앞에서도 선택 장애가 오는 사람이라면 베이지색 여름 수트야말로 과소평가된 최고의 선택이다. 촌스러워 보이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반복해서 꺼내 입을 수 있다. “내가 가진 유일한 수트”처럼 보이기보다는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더 가까운 분위기를 낸다. 결혼식 당일에도 입고, 신혼여행에서도 입고, 5년 뒤 친구 결혼식에서도 입고, 어쩌면 미래에 태어날 아이의 첫 돌잔치에서도 입을 수 있다. 이 수트는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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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ive Pometsey
    출처
    www.gq-magazine.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