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줄줄 새는 지출 내역 7

2025.06.05.주현욱

헛돈 나가는 푼돈 지출이 일상 속에 이렇게나 많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이 위안이 될 뿐.

비 오는 날 우산

일기예보 체크를 깜빡했을 때, 또는 일기예보를 체크했는데도 예보가 틀려 예상치 못하게 비를 맞게 될 때는 우산을 사지 않을 수 없다. 근처 편의점에서 저렴한 비닐우산을 팔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비닐우산이 다 팔리고 없을 때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우산을 사야 할 때도 있다. 게다가 큰맘 먹고 우산을 샀는데 비가 금방 그치면 돈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지각 택시비

아침에 늦게 일어나 급하게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도 영 시간이 모자라 택시를 타야 할 때, 잠시 그 비용 때문에 늦어도 그냥 대중교통을 타고 갈지, 늦지 않기 위해 택시를 타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일찍만 일어났어도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 하는 택시비를 아꼈을 텐데, 한 번 늦게 일어난 것에 비해 그 정도의 지출을 하는 것은 너무 큰 비용이 아닌가 싶다.

ATM 수수료​

급하게 현금을 찾아야 하는데 근처에 은행은 없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 있는 ATM 기기를 찾게 된다. ATM 기기는 수수료가 또 왜 그렇게 비싼지. 은행을 이용했다면 나갈 일 없는 몇 천 원이 수수료로 떼어 나가는 걸 보면 다른 때보다도 그 몇 천 원이 무척 아깝게 느껴진다. 여기서 아직 많은 이들이 모르는 것이 있는데,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 이용자라면 ‘스마트출금’ 기능으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찾을 수 있다.

세일 전날 산 물건

고민을 거듭하다 큰맘 먹고 물품을 구매했는데, 그다음날 빅 이벤트로 세일 행사가 열린다면? 상상만 해도 머리를 싸매게 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그 누구도 탓할 일이 아니지만 영 기분이 좋지 않고, 환불 요청까지 잠시 고민하게 될 정도다. 나는 정가에 샀는데, 오늘부터는 사람들이 이 물건을 훨씬 싸게 살 거라는 생각에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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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구독료

과거엔 구독이라고 하면 신문만을 떠올렸다. 요즘은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서비스와 유튜브를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음원 서비스 등으로 구독의 범위가 넓어졌다. 각각의 서비스 이용료는 큰 부담이 없지만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면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게다가 매달 꼬박꼬박 구독료를 내면서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돈을 그냥 버리는 것과 똑같다. 게다가 한번 카드를 등록하면 구독을 취소하기도 쉽지 않다. 어떤 서비스도 구독 취소 요령을 눈에 띄게 알리지 않고 있어 미로를 찾듯 구독 취소 버튼을 찾아 헤매야 한다.

스마트폰 교체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사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이 잘 나와 몇 년간 써도 큰 문제가 없고, 새로 나온 스마트폰에 장착된 기능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인생을 바꿀만한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또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려면 매달 기기값에 대한 할부금이 들어가고, 할부 없이 단번에 구매하더라도 최소 1백만 원 이상의 큰돈이 필요하다. 따라서 스마트폰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면 우선 수리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수리할 수 없거나 수리비가 너무 비쌀 때만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충동구매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그 순간 즉흥적으로 지갑을 열어 돈을 쓴다면 모두 충동구매다. 집에 휴지를 쌓아두고도 마트에서 할인행사를 하면 지금 사는 것이 크게 절약하는 것인 양 휴지를 집어 드는 것도 충동구매다. 아무리 싸도 돈을 쓰는 것이고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다면 집안의 공간만 차지할 뿐이다. 비싼 물건에 대한 충동구매는 더 위험하다. 특히 명품은 비싼 가격에 재판매할 수 있어 명품을 사는 것이 충동구매가 아니라 오히려 투자라며 스스로를 납득시키기도 한다. 정말 투자를 위해서일까? 구매의 목적이 불분명하다면 이 역시 충동구매일 뿐이다.

주현욱

주현욱

프리랜스 에디터

주현욱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고, 문장으로 본질을 풀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2015년 패션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GQ KOREA'를 중심으로 'VOGUE KOREA', 'Noblesse' 등 주요 매체에서 컨트리뷰팅 에디터를 겸했으며, 네이버·신세계·한섬 등 기업 브랜디드 프로젝트에서 배우부터 작가까지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와 화보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기 직전의 적막을 사랑하며, 희귀 영화 포스터를 수집하고 필름 스코어를 탐닉합니다. 모든 관람작에 예리한 평점과 리뷰를 남기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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