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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분위기의 스니커즈, 해외 팬의 선택은? 에어 맥스 95 ‘코리아’

2026.03.25.조서형, Adam Cheung

본격적인 개막은 6월로 아직 몇 달 남았지만, 패션과 스니커즈 시장은 늘 부지런한 편. 이미 게임이 시작됐다. 몇 대 몇?

2026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대단히 체감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이슈가 축구와 연결되기 시작한다. 축구 팬이 아니어도 느껴질 정도다. 나 역시 축구 자체보다는 그 주변에서 나오는 결과물에 관심이 간다. 특히 한정판 스니커즈.

이런 대형 토너먼트가 열릴 때면 브랜드들은 더 이상 안전하게 가지 않는다. 적어도 그렇게 보이려고 한다. ‘정체성’, ‘국가’, ‘자부심’ 같은 서사를 적극적으로 끌어온다. 스니커 세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6월 11일 개막을 앞두고, 주요 브랜드들은 이미 이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나이키 에어 맥스 95 '잉글랜드'
나이키 에어 맥스 95 '코리아'

먼저 나이키 에어 맥스 95 ‘잉글랜드’. 솔직히 잘못 만들면 촌스러워지기 쉬운 디자인이다. 국기 색만 덕지덕지 넣으면 끝나버리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많이 참고 절제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베이스에 레드 포인트를 아일렛과 에어 유닛에만 넣고, 실버 톤을 더해 균형을 잡았다. 혀 부분에는 잉글랜드 엠블럼이 조용히 자리한다. 이 신발은 ‘잉글랜드스럽다’는 느낌이지, 억지로 잉글랜드를 강조하지 않는다. 문화적으로도 납득이 간다. 에어 맥스 95는 영국에서 이미 여러 서브컬처를 거치며 자리 잡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한때는 반항과 내부자 감각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신는 일상적인 신발이 됐다. 그런 점에서 가장 ‘영국적인’ 에어 맥스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버전은 또 다르다. 개인적으로 계속 눈이 가는 건 이쪽이다. 올블랙 베이스에 반사 패널, 곳곳에 들어간 골드 디테일, 아웃솔에 녹아든 한글까지. 훨씬 디테일하고, 훨씬 구체적이다. 논쟁의 여지는 있겠지만, 한눈에 더 멋있다.

나이키 에어 맥스 플러스 ‘프랑스’

프랑스는 에어 맥스 플러스가 나왔다. 파리에 가보면 알겠지만 이 모델은 이미 일종의 ‘유니폼’이다. 블랙과 블루 톤, 메탈릭 디테일, 갈릭 루스터 엠블럼까지. 문화와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놀라운 선택은 아니지만, 완성도는 높다. 리셀 시장에서도 금방 가격이 오를 게 뻔하다.

에어 포스 1도 빠질 수 없다. 미국 버전은 깔끔하다. 화이트 베이스에 네이비 스우시, 레드 포인트. 잘 팔릴 디자인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 반면 멕시코 버전은 다르다. 루차 리브레 마스크에서 영감을 받은 불꽃 스티치, 그린과 레드 포인트, 살짝 바랜 듯한 베이스 컬러. 단순한 국기 표현이 아니라 문화적 레퍼런스를 담고 있다. 인솔에는 “love that never faes 사라지지 않는 사랑”이라는 문구까지 들어간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 중 하나다.

나이키 에어 포스 1 'USA'
나이키 에어 포스 1 '멕시코'

아디다스는 역시 전통을 택했다. 가젤 ‘페더레이션 팩’은 각국 유니폼을 그대로 스니커로 옮긴 느낌이다. 직관적이고, 약간은 직설적이지만 그래서 더 명확하다. 아르헨티나는 스트라이프, 콜롬비아는 나비 패턴, 멕시코는 90년대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았다. 핸드볼 스페지알 컬렉션도 공개됐는데, 이건 월드컵 느낌은 덜하다. 오히려 대회가 끝난 뒤에도 꾸준히 신을 수 있는 데일리 모델에 가깝다. 아식스도 참여했다. 공식 협업은 아니지만 젤 카야노 12.1을 브라질과 미국 컬러로 풀어냈다. 평소엔 차분한 컬러가 많던 모델이라 이번에는 더 눈에 띈다.

아디다스 가젤 '아르헨티나'
아디다스 가젤 '컬럼비아'
아식스 젤 카야노 12.1 '브라질'
아식스 젤 카야노 12.1 'USA'

지금 기준으로는 나이키가 앞서 있다. 서사가 잘 잡혀 있고, 모델 선택도 적절하다. 특히 잉글랜드 에어 맥스 95나 멕시코 에어 포스 1처럼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아직 월드컵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더 많은 모델이 나올 것이고, 더 많은 브랜드가 뛰어들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진짜 중요한 건 승자가 아니라, 이 과정에서 우리가 즐기는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

    Adam Cheung
    출처
    www.gq-magazine.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