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서울의 콘크리트 위에서, 코스의 첫 한국 쇼

2026.03.31.박지윤

코스가 이야기하는 2026년의 봄 여름.

코스가 한국에서 첫 패션쇼를 열었다. 무대는 예상 밖의 공간이었다. 화려한 런웨이가 아닌, 서울 외곽의 사용되지 않던 수영장. 브루탈리즘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이 공간은 콘크리트 구조와 반복되는 기둥, 넓게 비워진 수면 위 플랫폼으로 구성되며 초현실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이번 쇼는 코스가 선보인 2026 봄 여름 컬렉션을 위한 자리였다. 도시적이고 시네마틱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장인정신과 정교한 테일러링을 통해 80년대와 90년대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과장된 장식 대신 구조적인 실루엣과 절제된 볼륨이 강조됐고,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드레이핑이 컬렉션 전반을 관통했다. 사운드 역시 공간과 긴밀하게 밀접해 있다. 서울 지하철에서 채집한 도시의 소리가 런웨이를 채우며, 모델들은 구조적인 기둥 사이를 따라 넓은 수영장을 가로질러 등장했다. 은은한 안개가 깔린 공간 속에서 이어진 워킹은 도시의 리듬과 옷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총 40개의 룩은 슬레이트 그레이, 웜 브라운, 크림, 화이트 등 절제된 컬러 팔레트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블루와 옥스블러드 레드가 더해지며 컬렉션에 깊이를 더했다. 코스가 고집하는 차분하고 균형 잡힌 색감은 이번 시즌에서도 이어졌으며, 단순한 색 구성 속에서도 입체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소재 또한 컬렉션의 중요한 요소였다. 미묘한 광택의 가죽과 기능성 소재는 구조적인 드레이프를 강조했고, 종이 같은 질감의 텍스처와 린넨 멜란지는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더했다. 투명한 소재는 움직임에 따라 실루엣을 은은하게 드러내며, 이번 시즌의 유연한 미니멀리즘을 완성했다.

서울에서 열린 첫 쇼인 만큼 글로벌 셀럽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엠마 로버츠, 디에고 칼바가 참석했으며, 국내에서는 이동욱, 최수영, 박규영, 신혜선, 김소현, 홍경 등이 프런트 로를 채웠다. 또한 승관, 아이린, 마일 팍품, 성소 등 아시아 셀럽들과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하며 서울에서 열린 첫 쇼에 의미를 더했다.

서울이라는 도시 위에서 코스는 다시 한번 자신들의 디자인 언어를 확장했다. 절제된 실루엣, 건축적인 공간, 그리고 도시의 움직임. 화려함 대신 구조와 균형으로 완성된 이번 쇼는 코스가 지향하는 미니멀리즘의 현재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미지
    COS